[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가 임박했다는 정치권 관측과 함께 국민의힘에서 한 대행과 후보 단일화 추진설이 언급되고 있는 것과 관련 “국민의힘이 한 대행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꺾을 ‘메시아’(구세주)로 보는 건 허상”이라며 “이해가 안 간다. 불가피하게 떠밀려 나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사진자료=연합뉴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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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행과 경기중고 동기동창으로 64년된 친구 사이인 유 전 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덕수 대행이 이번 대선에 출마하면 지금 나온 김문수·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보다도 오히려 경쟁력이 더 없을 것이라고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 대행은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훨씬 쉬운 상대가 될 것”이라면서 “한 대행은 옛날 고건 전 국무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정도이고, 그것도 다 사실은 허상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계엄 이후의 행적만 가지고도 보면 오히려 한동훈 후보가 더 선명했다”며 “당원들이 정신 차리면 한동훈 후보를, 정신 못 차리고 허상에 끌려가면 김문수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전 총장은 한 대행을 내세우려고 하는 국민의힘의 행보에 대해서도 비판적 목소리를 내놨다. 그는 “국민의힘이 한 대행을 이재명을 꺾는 구세주, 메시아로 보고 있다”며 “그 당은 항상 그래왔다. 당내에서 커 온, 검증되고 경륜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맨날 초짜들한테 허상을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교안 전 국무총리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면 다 잘 될 걸로 알고, 또 이번에는 한덕수 대행을 부추긴다”고 일침했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영국 시사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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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행이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 3인의 임명을 보류했던 것을 두곤 “상식적으로 헌법재판관 임명은 한 대행이 당연히 할 줄 알았다“며 ”원래 그러던 친구가 아닌데, 윤석열정부 가서 총리를 하더니 회까닥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람이 저렇게 바뀐 데에는 ‘윤석열의 그림자’가 있을 것”이라고 의구심을 내비쳤다.
유 전 총장은 이재명 후보 대선 캠프 합류에 대해선 “제가 지금 나이가 몇인데 애들 노는 데 가냐”며 선을 그었다. 다만 “이 후보 쪽에서 한번 보자고 그래서 보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 대행 측은 전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캠프가 대선 경선 때 사용한 여의도 사무실로 입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행의 출마 선언에 앞서 실무진이 사전 준비에 나선 것으로, 향후 이 사무실이 한 대행 측 대선캠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행은 빠르면 다음달 1일 공직에서 물러나고, 2일 무소속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행이 사퇴하면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다시 대통령직을 대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