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그냥 덮지 마세요…더 큰 범죄로 돌아옵니다"[경찰人]

우종완 피해자 전담경찰 인터뷰
스토킹 대응·회복 등 피해 지원
접근 금지 무시한 가해자 구속
  • 등록 2025-08-13 오전 11:01:38

    수정 2025-08-13 오후 7:07:25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김현재 수습기자] 40대 여성 A씨는 지난 6월 부랴부랴 짐을 챙겨 집을 나섰다. 과거 연인이던 이모씨의 스토킹은 올해 봄부터 시작됐다. 이씨는 “이혼하고 함께 살자”, “남편에게 말하겠다”며 끈질기게 전화했다. 그는 불법촬영물을 빌미로 A씨를 불러내 폭행하고, 그의 남편에게 연락해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협박했다. “너를 때렸으니까 그냥 신고하라”는 가해자의 당당한 태도에 A씨는 움츠러들었다. 결국 A씨가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 이모씨는 이 같은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구로경찰서 소속 우종완 피해자 전담 경찰관(사진=이영민 기자)
13일 이데일리와 만난 A씨는 서울 구로경찰서를 찾았던 날을 회상하며 “덕분에 살아갈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맡은 피해자 전담 경찰관 우종완 경사는 스토킹 정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A씨에게 스토킹 신고를 다시 하도록 설득하고, 법원에서 잠정조치 4호(유치장·구치소 구금)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지낼 수 있는 임시숙소를 소개했다. 이후에는 A씨에게 민간 경호를 지원하면서 가해자 대면 시 대처법을 안내했다.

우 경사는 “이미 폭행이 있었기 때문에 보복 범죄의 위험이 크다고 판단해 스마트워치 지급과 집중 순찰, 지능형 CCTV 설치 등 받을 수 있는 지원 정보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며 “이 상황에서는 피해자가 스스로 신고해도 상황을 회피하거나 위험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서울경찰청 ‘위기개입상담사’의 심리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씨는 잠정조치가 인용돼 A씨와 분리됐고, 지난달 31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로경찰서는 이후에도 장기간 스토킹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워진 A씨가 외부기관으로부터 생계비와 이사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범죄 피해자가 되면 굉장히 막막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이럴 때 경찰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정말 찾아가서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토킹을 당하고 있어도 신고를 주저하는 피해자는 여전히 많다.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전 연인에 의해 살해된 30대 여성도 사건 발생 한 달 전 피의자를 교제폭력으로 신고했다가 경찰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는 당시에 연인뿐 아니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까지 폭행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 지급 등을 안내했지만 피해자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 경사는 “가족, 친구들이 사건을 조용히 덮자고 하는 경우도 많은데 사건의 대부분은 덮기 때문에 커진다”며 “폭행, 협박과 같은 문제 신호가 관찰되면 꼭 사법체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계성 범죄의 피해자들을 향해 “피해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꼭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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