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지난달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로봇 관련 종목들이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최측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주요 빅테크들이 앞다퉈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를 인수한 삼성전자도 나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언급하면서 로봇주 전반에 기대감이 반영되는 분위기다.
 | (사진=픽사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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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간 코스닥 시장 주가 등락률 상위 종목 1~10위를 모두 로봇 관련주들이 석권했다. 하이젠알앤엠(160190)은 이 기간 196% 넘게 올랐고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112.11%), 에스피시스템스(317830)(106.02%), 고영(098460)(102.85%), 로보티즈(108490)(87.39%), 와이팜(332570)(80.57%), 필옵틱스(161580)(70.49%), 케이엔알시스템(199430)(70.30%), 듀오백(073190)(66.15%), 큐렉소(060280)(64.96%) 등이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의 행보가 시장의 기대감을 더욱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로봇 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행보를 예고한 바 있다. 이후 올해 1월 컨퍼런스콜에서 지능형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계획을 언급하며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주요 협력사로 부각됐다. 이에 따라 로봇 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월 들어서도 로봇주 강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현재까지 3거래일간(3~5일) 코스닥 시장에서는 로봇 대장주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무려 23% 이상 급등했다. 같은 기간 클로봇(466100)과 해성에어로보틱스(059270)도 각각 28.0%, 24.79%씩 상승했다. 싸이맥스(160980)(19.28%), 에브리봇(270660)(9.53%), 케이엔알시스템(199430)(9.43%), 삼현(437730)(5.58%) 역시 코스닥 수익률(0.37%)을 훌쩍 웃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로봇 산업이 단기적 테마주를 넘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갖춘 분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한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자동화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산업적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젠슨황 엔비디아 CEO도 지난달 CES2025 기조연설에서 AI를 탑재한 로봇, 이른바 ‘피지컬 AI’의 시대가 개화했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상반기 중 휴머노이드 로봇용 소형 컴퓨터의 최신 버전 ‘젯슨 토르’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로봇 관련주들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실적 대비 기대감이 과도할 경우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어서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휴먼노이드 로봇 역시 시장에서의 폭발적 수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단순히 기대감에 집중하기보다는 로봇 분야에서 AI 도입으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