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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동양철관은 매수호가가 1027원이었고, 매도호가는 1028원에 형성돼 있었다. 중간가 호가는 1027.5원이었다. 이때 1원 미만의 소수점 단위가 빠지면서 동양철관의 중간가 호가는 1027원이 됐다. 이에 따라 두 호가가 동일해졌고, 자전거래방지 조건(거래 ID가 동일한 경우 상호체결을 방지하는 장치)과 충돌하면서 매매 지연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동양철관이 포함된 코스피 주식 군 전체의 거래가 멈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전산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100% 완벽함을 추구해야 한다. 이번 거래 정지 사태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뉴스는 아니다”라며 “탄핵 등 대내외적인 요소가 국내 증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가운데 이번 거래 오류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대외 신인도나 이미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국내 증시를 팔아치우고 있는 와중에 ‘시스템 오류’ 우려가 더해진 셈이다. 전날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은 국내 증시를 누적 기준 약 7조 1536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 6조 1624억원, 코스닥에서 9912억원을 팔아치웠다. 8개월 연속 순매도다.
또 다른 홍콩계 투자회사 관계자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해외 증시에서도 이런 일은 가끔 일어나고, 게다가 거래가 멈춘 시간대는 외국인이나 기관이 대규모로 움직이지 않는 시간대라 투자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시스템 장애로 인한 거래가 셧다운이 됐다는 레코드가 한국 증시에 쌓인 셈이고, 이는 긴 관점에서 외국인들이 투자하는데 부정적인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