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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ID 감사관실은 전날 6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USAID에 대한 자금 동결과 감원 조치로 82억달러의 미사용 원조 자금이 폭력적인 극단주의 단체의 손에 넘어가거나 분쟁지역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감독 기능이 현재 거의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USAID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으로 항구, 선박, 창고에 보관 중인 5억달러 상당의 원조 식량이 상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USAID는 세계 100여 개국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기관으로, 미국 농민들로부터 밀, 대두, 수수, 완두콩 등을 구매해 해외로 보내왔다. 미 의회 조사국에 따르면 미국의 지원은 국제 식량 지원의 약 40%를 담당했다.
감사관실은 “현재 489억달러 상당의 식량이 항구, 운송 중인 선박, 창고 등에 보관되어 있으며 부패, 예상치 못한 보관 비용 증가, 식량 도난 등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추가로 50만미터톤 규모의 식량이 선박에 실려 있거나 해외로 운송할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식량 구조단체 스푼풀스의 애슐리 스탠리 최고경영자(CEO) CBS뉴스와 인터뷰에서 “음식이 필요한 곳으로 가지 못하면 결국 쓰레기 매립지로 가게 된다. 이는 엄청난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마틴 감사관의 해고 사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비판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낸 게 주된 원인인 것으로 미 언론들은 보고 있다. 법적으로 행정부는 감사관 해임에 앞서 30일 전에 의회에 통지하고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2주 전에도 국무부, 에너지부, 국방부, 재향군인회(VA) 등에서 근무하던 감사관을 최소 17명 이상 해고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성부(DOGE) 수장은 연방 정부 규모를 축소하려는 계획의 하나로 USAID 폐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 당일 미국의 대외 개발 원조를 90일 동안 동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 역시 “수리가 불가능한 범죄 조직”이라며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USAID는 1961년 존 F.케네디의 ‘해외 원조법’을 통해 설립한 기관으로 빈곤 퇴치, 민주주의 강화, 인권 보호, 글로벌 보건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이번 행정부 결정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