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방 맹그러줘 고맙소잉" 고향사랑기부 시민의 감동 편지[따전소]

고향사랑기부 수혜 받은 할머니 편지 화제
곡성군, 지난해부터 직접 수혜자 손편지 발송
"기부자 대부분 청년세대...도시-지역 소통에 감사"
  • 등록 2025-03-06 오후 4:41:30

    수정 2025-03-06 오후 4:46:29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내가 곡성으로 시집올 때만 혀도 시어머니가 형님네 애들 오줌싸개 이불 빨래를 시켜서 마을 빨래터에 가서 힘들어가꼬 몇 번을 울었는지 모르오. (중략) 우리 마을에 이불빨래방 맹그러 줘서 참말로 고맙소잉. 다들 복 많이 받을 것이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전남 곡성에 기부를 한 시민이 받은 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곡성군에서는 지정기부를 통해 어르신들을 위한 마을 빨래방을 만드는 사업을 진행 중인데, 군은 지난해 기부를 한 시민들에게 이 사업에 혜택을 받는 지역 주민이 쓴 편지를 발송했다.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에서는 곡성군의 마을 빨래방 사업에 지정 기부를 한 시민이 공개한 편지가 화제가 되고 있다. 전날 게시된 이 편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조회수 52만회를 훌쩍 넘겼다.

이 편지의 발신인은 전남 곡성군 입면의 흑석마을에 거주하는 ‘담양댁’ 할머니다. 담양댁은 “지금에야 시상(세상)이 좋아져서 세탁기가 있어 글지만 나도 인자 나이가 80이 넘어강께 무릎이랑 허리가 아퍼서 집에서는 이불빨래를 아예 못혀요”라며 “일 년에 한 번 마을 빨래차가 오면 거기가서 헌디(하는데) 일 년에 한 번 온께 이불을 장롱에다 넣어놓고 아예 꺼내질 않혀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근디 우리 마을 이장이 우리 마을에 이불 빨래 하는 곳이 생긴다고 합디다. 얼마나 고마운 지 모르요. 자식들 명절에 올 때도 맘 놓고 이불 꺼내놓고 쓰라 하고 가면 빨고 내 이불도 때되면 빨고 말이오”라며 “우리 마을에 이불 빨래방 맹그러줘서 참말로 고맙소잉. 다들 복 많이 받을 것이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나도 여러분님들 덕택에 얼마 안 남았지만 편히 살다가 가겠소. 징하게 감사허요”라고 덧붙였다. 편지는 지난해 8월 작성됐다.

이에 대해 김하나 곡성군 행정과(고향사랑) 팀장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고향사랑기부제로 직접 수혜를 받는 분들이 기부자들에게 편지를 보내보자는 아이디어로 시작됐다”며 “마을빨래방 사업 외에도 소아과 진료를 위한 사업에는 아이 부모가, 유기동물보호센터는 자원봉사자들이 편지를 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편지를 쓰신 할머니는 한글공부 사업으로 열심히 글쓰기를 공부하신 분이 쓰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대도시의 젊은 분들은 고령화지역의 어려움을 모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어르신들이 이불빨래를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며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지역과 도심의 소통을 위해 추진한 사업이 소득을 얻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밝혔다. 기부자들은 대부분 청년세대라고 한다.

한편, 지난해 7월 시작된 곡성 마을빨래방 지정기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9756만 4000원이 기부돼 목표 금액(1억 8860만원)의 절반을 채웠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기부를 하고, 기부자는 세액공제와 지역특산품 등 답례품을 제공받는 제도다. 고향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주민등록상 거주지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에 기부가 가능하다. 기부를 받은 지자체는 기부금을 활용해 지역 복지사업을 추진하고, ‘지정기부’를 통해 지자체의 특정 사업을 지정해 기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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