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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김문수·한동훈 후보를 3차 경선 진출자로 발표했다. 함께 2차 경선을 치렀던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고, 홍 후보는 탈락이 확정된 직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날 후보자 득표율의 별도 공개 없이 후보자 이름만 가나다 순으로 발표됐다.
김문수 후보는 “대한민국이 다시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민이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최종결선 진출 소감을 밝혔다. 한동훈 후보는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문수 후보를 경쟁자가 아니라 동반자로 생각하고 이재명과 싸우는 한 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경선은 국민여론조사만 100% 반영했던 1차 경선과 달리, 당원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를 반영했다. 보수진영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및 친윤(親윤석열)계 지지세가 여전히 적지 않은 만큼, 강력한 찬탄파인 한 후보가 당원투표 비중이 50%나 되는 2차 경선을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예측도 있었으나 빗나갔다.
실제 에너지경제 의뢰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23~25일까지 전국 유권자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ARS)해 28일 발표한 국민의힘 후보 적합도에 따르면, 김문수 후보가 19.7%로 1위였고 이어 한동훈 17.4%, 홍준표 15.1%, 안철수 후보 11.8% 순으로 나타났다. (모든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후보가 당원투표에서 상당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면 최종결선 진출이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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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한동훈 후보는 2차 경선에 진출한 4명의 후보 중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의견이 가장 대척점에 있다. 윤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김 후보는 가장 선명한 반탄파고, 반면 비상계엄 당시 당대표로 계엄해제를 주도한 한 후보는 가장 뚜렷한 찬탄파다. 누가 최종 후보가 되느냐가 당내 주류 여론이 찬탄인지 반탄인지 결정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두 후보는 맞수토론 등에서도 계엄·탄핵을 두고 치열하게 맞붙었다. 지난 24일 맞수토론에서 김 후보는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해야 하는 모든 책임과 시작이 한 후보에게 있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당시 한 후보를 윤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배신자’로 표현했다. 반면 한 후보는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후폭풍을 감수하고 막았다”며 “잘못을 바로잡으려 할 때 김 후보를 비롯해 다른 분들이 제 옆에서 잘못을 막으려 노력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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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한덕수 대행과의 단일화에 부정적이었던 안철수·홍준표 후보가 모두 탈락하면서 관련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안철수 후보는 한 대행을 겨냥해 “탄핵 당한 윤석열 정부의 유일한 국무총리”라며 “국정 실패·계엄·탄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하며 출마를 반대했다. 마지막까지도 한 대행의 빅텐트 합류는 가능하다고 했지만 출마에는 반대했다. 홍 후보는 최초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강하게 반대하다가 다소 선회하는 듯 했으나 마지막까지 갈팡질팡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반면 김문수·한동훈 후보는 한 대행과의 단일화에 긍정적이다. 특히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가장 먼저 단일화 입장을 밝혔다.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문수+덕수가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쓰기도 했다. 한 후보는 지난 25일 토론회에서 한 대행이 출마 시 단일화하겠느냐는 질문에 ‘O’ 팻말을 들었다.
두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층 내 단일화 여론이 큰 만큼 최종결선에서 당원득표를 위해서도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83%가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