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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여간 전세계는 미국의 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 일명 ‘매크니피센트7’(M7)이 증시를 주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첨단기술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 기술주의 추격이 만만찮다.
19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술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는 5672.24로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26.9% 오른 수준이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 19일 종가(3253.09)대비 74.4% 급등했다.
최근 중국 증시에서는 이른바 ‘중국판 M7’ 또는 ‘테리픽10’(terrific10) 등 기술주가 관심받고 있다. 중국판 M7은 미국의 M7에 빗대 텐센트·알리바바·샤오미·비야디(BYD)·메이투안·SMIC·레노보 등 7개 기술주를 통칭하는 말이다.
엄청난(terrific) 10개 종목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되는 테리픽텐은 미국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주식 부문 대표인 제프 웨니거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언급했다. 그는 X를 통해 “중국의 ‘테리픽10’이 매그니피센트7을 무너뜨렸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며 “이는 반년 전에 시작됐지만 거의 눈치채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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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투자은행(IB)들이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출현, 시 주석과 기술 분야 리더들간 만남에 주목하면서 중국 주식, 특히 기술주를 매수해야 할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수개월 또는 수년간 방관하는 자세를 유지했던 대규모 외국인 투자자의 사고 방식과 자금 흐름에 상당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술 개발 주력하는 中 기업들, 지원책 마련
시 주석이 17일 기술기업 리더들을 만난 것은 중국 당국이 앞으로 민간 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강한 신호로 읽히고 있다. 시 주석은 이날 마윈을 비롯해 화웨이(런정페이), 샤오미(레이쥔), BYD(왕찬푸), CATL(쩡위친), 웨이얼반도체(위런룽), 유니트리(왕싱싱), 딥시크(량원펑) 등 중국 주요 기술기업의 대표들을 한번에 만났다.
시 주석은 2018년을 마지막으로 기술기업 리더를 직접 만나지 않았다. 중국 최고 기술기업으로 성자했던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2020년 10월 중국 고위급 당국자들이 참석한 포럼에서 금융당국 규제를 비판한 것이 변곡점이었단 분석도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좌담회에서 민영 경제에 대한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면서 자금 조달 어려움과 높은 비용 문제, 채무 체납 문제와 함께 부당한 벌금·검사 등을 집중 정비해 법적 권익을 보호할 것을 주문했다. 사실상 기술기업에 대한 족쇄 해제를 천명한 것이다.
좌담회에 참석한 대표들도 적극적인 기술 개발 의지를 내비쳤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좌담회 후 중국 관영 중국중앙TV(CCTV)와 인터뷰에서 “샤오미는 휴대폰, 자동차, 스마트 홈 등 제조에 주력했으며 향후 다양한 단말기 제품에 최신 AI 기술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싱싱 유니트리 창업자는 “AI 기반 로봇은 매일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더 나은 AI 컴퓨팅 파워로 로봇을 훈련해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경우 시 주석 좌담회 이튿날인 18일 말레이시아에서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진출 행사를 열기도 했다.
중국은 기술기업 등 민간 성장을 위해 민간경제진흥법 제정이라는 법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현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초안을 검토 중으로 다음달 열릴 양회 때 제정안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기업연구의 리진 수석연구원은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일련의 정책 지원 조치는 민간 경제의 고품질 발전을 효과적으로 촉진한다”며 “민간경제진흥법 제정은 민간 기업에 시장 경쟁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