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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가까이 전쟁이 이어지면서 이란에서 쏜 미사일·드론이 두바이 한복판으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빠르게 확산하면서다. 이틀 전인 17일에도 UAE 서부 사막의 바라카 원전 외곽 발전기에 화재까지 났다. 전쟁 초기엔 이란발 미사일·드론 일부가 호텔·콘도에 떨어지기도 했다.
일부 국가는 부호들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영국 정부가 UAE에 거주하던 자국민들의 이탈을 인재 회귀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하며, 약 24만명의 UAE 거주 영국인 가운데 3만명이 개전 후 짐을 쌌다고 보도했다.
이주 컨설팅 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의 도미닉 볼레크는 “최근 몇 주 사이 UAE 거주자의 타국 이민·체류 제도 문의 건수가 4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글로벌 이민 전문 법무법인 하비로그룹의 장 프랑수아 하비 변호사는 “지금 35개국 이상이 부유층과 기업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인기 있는 행선지로는 이탈리아 밀라노가 꼽힌다. 글로벌 부동산기업 소더비즈 인터내셔널 리얼티의 디레타 조르골로는 “걸프 지역에서 이탈리아에 대한 관심이 1년 전에 비해 급증했다”며 “단기 임대 문의에서 점차 장기 거주·투자 계획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헤지펀드 밀레니엄매니지먼트 등이 자사 고소득 임직원을 위해 밀라노 거점을 마련한 점도 매력 요인이다. 이탈리아는 고소득 외국인의 해외 소득 전체에 대해 연 30만유로(약 5억 2600만원)의 정액세만 매긴다.
아시아 부호들 사이에선 싱가포르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화려함과 느슨한 규제, 부동산 기회를 좇아 두바이로 향했던 인도·중국 본토 거물들이 잇따라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는 양상이다. 싱가포르 OCBC 등 대형 은행에는 두바이발 자산 유입이 늘고 있고, UAE에서 들여온 금괴 수입량은 올해 1월 대비 4배로 뛰었다.
이외에도 FT는 지난달 두바이 부호들이 스위스 추크(Zug)로 몰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구 13만 5000명의 작은 칸톤(주·州)인 추크는 스위스 내에서 법인세·소득세가 가장 낮은 축에 속하고, 글렌코어 등 글로벌 원자재 거래기업 본사와 가상자산 기업들이 대거 자리잡은 ‘크립토 밸리’로 통한다. 두바이에서 원자재·금융·가상자산 업계에 종사하던 부호들에게 생태계가 이미 갖춰진 셈이다. 다만 임대 매물이 극도로 부족해 인근 루가노 등 다른 칸톤으로도 수요가 번지고 있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밀라노·싱가포르가 두바이의 완벽한 대체재가 되긴 어렵다고 봤다. 이탈리아는 러시아 부호에 우호적이지 않고, 내년 총선에서 새 정부가 외국인 정액세 제도를 폐지할 가능성도 있다.
싱가포르는 24%의 소득세를 부과하고 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고율 부가세를 매긴다. 2023년 30억달러 규모 자금세탁 사건 이후 검증도 깐깐해졌다. 한 싱가포르 프라이빗뱅커는 “일부 투자자는 UAE가 캐묻지 않아 좋아했다”며 “싱가포르로 자산을 옮기는 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기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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