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자기이름으로”…중견기업 전용 회사채 시장 열렸다

금융위·산은·신보, ‘QIB 방식 중견기업 회사채’ 첫 발행
로젠·디케이씨 1000억원 조달…비용 저렴하고 인지도 제고
“새 자금조달 수단 열려…‘중견기업 회사채 시장’ 조성 첫걸음”
  • 등록 2025-04-30 오후 4:30:00

    수정 2025-04-30 오후 7:04:41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중견기업이 자기 이름으로 처음부터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QIB(적격기관투자자 전용) 방식 회사채 프로그램’이 공식 출범했다. 정책금융기관과 민간투자자 간 협업을 통해, 담보 없이도 중견기업이 자금조달 시장에 직접 데뷔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는 30일 한국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함께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IR센터에서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 최초 발행 기념식’을 열고, 로젠과 디케이씨가 참여한 첫 발행 결과를 공개했다. 두 기업은 각각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QIB 제도는 일정 자격을 갖춘 기관투자자 간에만 유통되는 채권을 의미하고, 2012년부터 국내에 도입됐다. 일반 공모채보다 공시 의무와 유통 제한이 완화돼 국내 대기업의 해외채(KP) 발행 등에 주로 활용돼 왔다.

이번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은 이 제도를 국내 중견기업에 특화해 도입한 것이다. 기존에는 공모채 시장에 진입하려면 상당한 신용등급이나 과거 발행 실적이 필요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중견기업도 비교적 낮은 문턱으로 첫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기존 유동화(P-CBO) 방식은 다양한 중소·중견기업 채권을 모아 특수목적회사(SPC) 명의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구조였던 반면, 이번에는 기업이 자기 명의로 직접 회사채를 찍고 투자자와 거래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중견기업 QIB 회사채는 발행 구조 자체가 단순하고 정책금융기관의 개입으로 신용보강이 이루어진다. 회사채의 80%는 신보가 원리금 전액을 보증해 최고등급(AAA)으로 시장에 공급되고, 나머지 20%는 산은이 인수한다. 결과적으로 발행사는 무보증 상태로도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

이 구조는 기업의 금리 부담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QIB 프로그램을 활용할 경우 기존 P-CBO 구조 대비 평균 130bp(1.3%포인트)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는 유동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수료와 기업이 인수해야 하는 후순위채 비용이 없기 때문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날 기념식의 모두발언에서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은 국가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 전용프로그램으로, 여전히 담보대출 중심인 기업금융이 직접금융 중심으로 전환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여러 중견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디딤돌로서, 중견기업 공모 회사채 시장 조성의 시작점이라는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도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은 정책금융기관이 자본시장과 함께 우량 중견기업을 지원하는 금융수단으로, 발행 기업의 성장 및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재원 마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목 신보 이사장은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은 맞춤형 성장사다리 보증 프로그램, P-CBO 직접발행에 이은 신보의 중견기업 지원 3종세트”라고 말했다.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은 “중견기업 전용프로그램을 마련해주신 금융위원회와 산은, 신보에 감사드린다”며 “QIB가 새로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생소한 측면이 있지만, 적합한 중견기업들을 적극 추천해 프로그램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권대영 사무처장은 행사를 마무리하며 “오늘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의 출범이 중견기업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투자자들에게는 더 많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융위도 관심을 갖고 관계기관과 함께 QIB 프로그램의 안착과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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