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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IB 제도는 일정 자격을 갖춘 기관투자자 간에만 유통되는 채권을 의미하고, 2012년부터 국내에 도입됐다. 일반 공모채보다 공시 의무와 유통 제한이 완화돼 국내 대기업의 해외채(KP) 발행 등에 주로 활용돼 왔다.
이번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은 이 제도를 국내 중견기업에 특화해 도입한 것이다. 기존에는 공모채 시장에 진입하려면 상당한 신용등급이나 과거 발행 실적이 필요했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중견기업도 비교적 낮은 문턱으로 첫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중견기업 QIB 회사채는 발행 구조 자체가 단순하고 정책금융기관의 개입으로 신용보강이 이루어진다. 회사채의 80%는 신보가 원리금 전액을 보증해 최고등급(AAA)으로 시장에 공급되고, 나머지 20%는 산은이 인수한다. 결과적으로 발행사는 무보증 상태로도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
이 구조는 기업의 금리 부담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QIB 프로그램을 활용할 경우 기존 P-CBO 구조 대비 평균 130bp(1.3%포인트)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는 유동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수수료와 기업이 인수해야 하는 후순위채 비용이 없기 때문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날 기념식의 모두발언에서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은 국가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 전용프로그램으로, 여전히 담보대출 중심인 기업금융이 직접금융 중심으로 전환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여러 중견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디딤돌로서, 중견기업 공모 회사채 시장 조성의 시작점이라는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은 “중견기업 전용프로그램을 마련해주신 금융위원회와 산은, 신보에 감사드린다”며 “QIB가 새로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생소한 측면이 있지만, 적합한 중견기업들을 적극 추천해 프로그램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권대영 사무처장은 행사를 마무리하며 “오늘 중견기업 QIB 회사채 프로그램의 출범이 중견기업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를, 투자자들에게는 더 많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금융위도 관심을 갖고 관계기관과 함께 QIB 프로그램의 안착과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