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단일화해도 시너지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준석 후보 지지자 10명 중 3명은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응답하는 등 상당한 이탈표가 발생할 전망이다. 대선을 약 20일 앞두고 김-이 단일화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지는 모양새다.
14일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단일화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3%로 ‘좋다’(38%)는 응답과 비교해 5%포인트나 높았다.
특히 이 후보가 속한 개혁신당 지지층은 단일화 반감이 커 절반이 넘는 54%가 단일화에 반대했다. 이는 김문수 후보 지지층의 10명 중 7명이 넘는 76%가 김-이 단일화에 찬성한 것과 큰 차이다.
 |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 안양암에 도착해 계단을 오르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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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의 단일화 기대효과는 중도층 외연확장이지만, 정작 중도층 반응도 좋지 않았다. 중도층에서는 50%가 이들의 단일화에 반대했고, 31%만 찬성했다. 보수층에서도 단일화 찬성한다는 응답이 63%로, 압도적인 수치는 아니었다.
특히 이준석 후보 지지층은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되면 이탈이 매우 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지지층은 김 후보로 단일화 시 55%만 김문수 후보로 이동하겠다고 답했고, 김 후보가 아닌 이재명 후보를 찍겠다는 이들이 30%에 달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이 후보로 단일화되더라도 63%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로의 이탈은 10%로, 이 후보 지지자 이탈(30%) 대비 20%포인트나 낮다.
결국 이들이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1+1의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이 후보 지지층의 10명 중 3명이 이재명 후보를 표를 던져 민주당이 반사이익만 얻게 될 가능성이 크다.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8.9%.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지지자 흐름을 인지한 이 후보 측은 공식 선거전이 시작되자마자 김문수 후보를 맹공하며 단일화 가능성을 원천차단하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보수심장인 대구 유세에서 “김 후보가 나와 단일화나 빅텐트 같은 것을 더 언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김문수 후보를 찍는 표는 사표지만, 이준석은 1등 할지 3등 할지 모른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4일 오전 경남 진주시 진주대로 광미사거리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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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단일화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라디오 방송에서 “저희(국민의힘)가 이긴다는 확신이 그쪽(개혁신당)에서 든다면, 여러 가지 논의를 하자고 먼저 제안하거나 논의의 장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측은 “김 위원장이 궁예의 관심법 정치까지 꺼내드는 모습을 보니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며 “김문수 후보로는 안된다는 민심을 애써 외면하지 말고 단일화 망상에서 그만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준석 후보는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내란죄로 처벌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데, 정반대인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가 가능할 리 없다”며 “정치 인생이 많이 남은 이 후보가 자신의 지지세력을 버리면서 김 후보와 단일화를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