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역 '홍역의 역습'…33년래 최다 확진에 근절 선언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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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 등 38개주 확진 사례 보고
보건부 장관도 “백신 접종이 최선” 입장 선회
  • 등록 2025-07-08 오후 9:29:27

    수정 2025-07-08 오후 9:29:27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25년 전 홍역의 근절을 선언했던 미국 전역에서 다시 홍역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33년 만에 가장 많은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로이터통신)
7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38개주와 워싱턴 D.C.에서 홍역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55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미국 내 홍역 확진자는 1300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홍역은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병이지만 전염성이 매우 높다.

감염자의 대부분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전체 확진자의 92%가 백신 미접종자라고 밝혔다.

가장 큰 피해 지역은 텍사스로, 이 지역에서만 700건 이상의 확진 사례가 발생했다. 이 외에도 캔자스주와 뉴멕시코주 등에서도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미 보건 당국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특정 지역, 특히 텍사스 내 메노나이트 공동체 등 종교·문화적으로 백신을 기피하는 집단에서 확산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회의론의 확산이 감염 재확산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아동 백신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쳐온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도 최근엔 입장을 바꿨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역 예방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홍역백신(MMR) 접종”이라며 백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내 홍역 감염은 1990년 약 2만 8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백신 접종 확대와 대응 체계 개선으로 2000년대 초반 ‘근절 선언’이 나올 만큼 감소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2014년, 2019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기 시작해 2019년에는 1274건이 보고됐다.

올해는 이 숫자를 넘어선 1277건이 보고되며 33년 만의 기록을 새로 쓴 상황이다.

BBC는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홍역 확산이 현재 속도로 12개월 이상 지속되면 미국이 ‘홍역 퇴치국’ 지위를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텍사스를 중심으로 백신 접종률은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텍사스 보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16일까지 최소 17만 3000건의 홍역 백신이 접종돼 전년 동기(15만8000건) 대비 접종 건수가 증가했다.

홍역백신(MMR)은 홍역뿐 아니라 볼거리, 풍진까지 예방할 수 있으며 97%의 예방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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