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체할 AI 만들라고?" 분노에도 사정없는 'AI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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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좋아도 자른다…AI발 칼바람
메타, 인력 10% 감축·10% 재배치
SC, 2030년까지 백오피스 인력 15% 축소 추진
AI 도입 확대 맞춰 관리직·지원 인력 감축 본격화
호황 속 인력 줄이는 AI發 구조조정 확산
  • 등록 2026-05-19 오후 6:46:04

    수정 2026-05-19 오후 8:49:4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글로벌 기업이 인공지능(AI) 도입 확대에 맞춰 조직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빅테크 기업부터 금융권까지 생산성 향상과 비용 효율화를 명분으로 관리직 인력을 대거 축소하는 등 ‘AI발 인력 구조조정’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는 이달 20일 전체 직원의 약 20%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약 7000명을 감축하고 또 다른 7000명은 업무용 AI 에이전트 개발 부서로 재배치한다. 조직 전반에서 관리직 역할은 축소할 계획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이미지(출처=챗GPT)
재배치 대상 직원들은 ‘응용 AI 엔지니어링(AAI)’ 등 신설 조직으로 이동해 인간 직원이 수행하던 업무를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메타는 이와 관련해 AI가 인간의 컴퓨터 사용 방식을 학습·모방할 수 있도록 ‘마우스 추적 소프트웨어’ 도입도 추진 중이다. 직원들의 마우스 움직임과 클릭, 키 입력, 화면 활동 등을 수집해 AI 에이전트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목적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 같은 변화는 메타가 추진 중인 ‘AI 네이티브 조직’ 전환 중 하나다. 메타는 사업 포트포리오부터 내부 업무 방식까지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메타는 내부 메모에서 이번 조직 변화에 대해 “더 평평한 구조와 더 작은 규모의 팀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더 빠르게 움직이고 더 큰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구조조정은 직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직원들은 ‘결국 자신의 업무를 대체할 AI를 만들라는 것 아니냐’며 사무실에 전단을 붙이고 내부 소통 플랫폼에 비판 글을 올리는 등 항의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타뿐 아니라 아마존·아틀라시안·클라우드플레어 등 주요 IT 기업들은 올해 대규모 감원을 진행 중이다. AI 도입 가속화로 소프트웨어 개발·운영 인력 수요가 줄어든 데다 AI 인프라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비용 절감이 필요해서다. 실적 악화나 사업 축소가 아닌 AI 중심의 구조적 인력 재편이라는 점에서 이전 구조조정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스탠다드차타드(SC) 그룹은 이날 2030년까지 지원 부서(백오피스) 인력을 약 15%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직원 수 기준 약 7800명 규모다. 은행은 AI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반복적인 사무·운영 업무를 효율화하고 비용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인력 감축 계획은 연간 기준 15억 달러(약 2조 2600억원) 규모 비용 절감 목표를 예정보다 1년 앞당겨 달성하겠다고 제시했다. 빌 윈터스 최고경영자(CEO)는 “보다 집중적이고 간소화한 효율적인 조직을 갖추게 됐다”며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높은 수익성을 이끌 역량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주요 은행들은 역대급 분기 실적 속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 중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씨티, 골드만삭스 등 미국 6대 은행은 이번 분기 이익이 전년 대비 18% 급증했지만, 총 1만 5000명을 해고했다. 올해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한 주요 미국 기업은 기술·미디어·금융·유통 등 산업 전반에 걸쳐 30곳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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