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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9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는 내란목적살인 등 혐의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 받은 김재규의 재심을 개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김재규는 1979년 10월26일 대통령 박정희와 차지철 당시 경호실장을 살해한 혐의로 다음 날인 27일 보안사령부에 체포됐고, 한 달 만에 군법회의에 의해 기소돼 같은해 12월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수괴미수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이어 2심과 대법원 확정판결을 거쳐 이듬해인 1980년 5월 24일 사형이 집행됐다.
이 과정에서 1심은 16일, 항소심은 6일만에 종결됐다. 사형 집행은 대법원 확정 판결 사흘 만에 나왔다.
당시 재판부는 “계엄사 합동수사단 소속 수사관들이 피고인을 재심 대상 사건으로 수사하면서 수일간 구타와 전기 고문 등 폭행과 가혹행위를 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인신 구속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가 직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인에 대해 폭행,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형법상 폭행, 가혹행위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재심사유의 존재가 확정판결에 준하는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안의 중대성과 역사성 등을 고려해 지난 2월 25일 재항고를 제기했다.
김재규의 박정희 저격 사건은 그 의도를 두고 46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김재규 자신이 공판에서 “나는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고 말하는가 하면 항소이유 보충서를 통해 자신의 행동이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한 혁명”이었다고 주장해 이 사건이 독재 종식을 위한 의도에서 실행됐다는 평가가 재고되는 분위기가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