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와 신차 가격의 안정세를 보이면서 기업들이 아직까지는 관세 인상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통계국은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2.3% 상승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다우존스 컨센서스 추정치는 각각 0.2%, 2.4% 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2%, 전년동월대비 2.8%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각각 0.3%, 2.8% 였다.
품목별로 보면 항공권과 호텔 요금이 하락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약화됐음을 시사했다. 중고차(-0.5%) 의류 가격(-0.2%)도 하락했다. 식료품 가격은 거의 1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고, 계란 가격은 1984년 이후 가장 큰폭(-12.7%)으로 떨어졌다. 다만 1년전보다는 49.3% 상승했다.
신차 가격은 관세 인상으로 인한 상승 예상에도 불구하고 변동이 없었다. 반면, 가구와 가전제품 같은 수입 비중이 높은 품목의 가격은 크게 올랐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4월부터 본격화 됐음에도 기업들이 사전에 축적해둔 재고를 소진하면서 아직까지는 본격적으로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소비가 둔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많은 기업들이 실제로 가격을 얼마나 올릴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일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파트너에게 11~50%에 달하는 추가적인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역국가와 협상하는 기간 상호관세는 90일간 유예했고, ‘관세 치킨게임’을 벌였던 중국에 대해서도 추가 협상하는 90일간 상호관세율을 연기했다.
한편, 주거비는 0.3% 상승하며 전체 상승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거비는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끈적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