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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의 국가대표 AI 탈락이 남긴 것 [김현아의 IT세상읽기]
    네이버의 국가대표 AI 탈락이 남긴 것
    김현아 기자 2026.01.1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어제 ‘국가대표 AI’ 선발전 1차 평가에서 네이버(NAVER(035420))가 탈락하며 업계에 충격을 줬습니다.네이버클라우드가 제출한 ‘하이퍼클로바X SEED 8B Omni(옴니모달)’에서 중국 알리바바의 Qwen2.5-ViT ‘비전 인코더’ 가중치를 그대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독자 AI는 자체 데이터로 가중치를 학습·검증한 경험이 핵심”이라며 “가중치를 그대로 사용한 점이 네이버 기술보고서에도 언급돼 있지만, 독자 모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기사와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결국 네이버가 기술적으로 “문제 없다”고 밝힌 대목이 정부의 ‘독자성’ 평가 기준과는 맞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다만 해당 내용을 기술보고서에 명시한 점은, 독자성 요건 충족 여부와는 별개로 투명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오픈소스 활용 과정에서 ‘표기’ 논란이 불거진 일부 사례와 대비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이번 탈락이 던진 메시지도 적지 않습니다. ①평가기준의 구체화 필요성 ②경쟁 과열에 따른 비방전 ③국가대표 AI(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되돌아보게 했습니다.① 평가 기준, 더 구체화해야정부는 이번 평가에서 “오픈소스를 쓰더라도 가중치를 초기화해 처음부터 학습해야 한다”는 큰 원칙을 세웠지만, 이 기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기준이 더 선명했다면, 기업들이 제출 전략을 ‘출제 의도’에 맞추는 과정에서 생길 혼선도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이번에 2차에 오른 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 컨소시엄 역시 오픈소스를 활용한 만큼, 라이선스·권리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국가 예산이 투입된 ‘국가대표 AI’라면, 유사시(안보·재난 등) 핵심 시스템에 적용되더라도 외부 제약 없이 국내에서 통제·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따라붙기 때문입니다.평가 방식도 손질이 필요합니다. 이번 심사 대상 5개 컨소시엄 가운데 네이버만 텍스트 모델과 옴니모달 모델을 동시에 제출해, 일률적인 벤치마크로 비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습니다. 네이버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음성까지 다루는 방향으로 확장했지만, 나머지 팀은 텍스트 중심 모델이어서 같은 잣대로 평가하기가 애초에 까다로웠던 셈입니다.다만 이번 탈락의 직접 사유는 ‘독자성 요건 미충족’으로 정리됩니다. 그럼에도 옴니모달·텍스트 모델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어떤 벤치마크와 평가 프레임이 합리적인지, 정부가 더 구체적 설계를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네이버 입장에선 기술적으로 앞서가려다 평가 프레임을 정확히 맞추지 못한 ‘정무적 판단 미스’로 비칠 여지도 있습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② ‘비방전’이 프로젝트 신뢰를 훼손‘국가대표 AI 선발전’은 2027년까지 약 2000억원의 국가 예산을 투입해 GPU와 학습데이터 등을 지원하는 AI 모델 개발 프로젝트입니다. GPU 부족으로 개발이 막히거나, “차라리 해외 모델을 쓰자”는 현업 압박에 시달려온 국내 AI 기업들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사업이었습니다.이번에 탈락한 NC AI만 보더라도 ETRI, KAIST,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산학연 14곳과 수요기업 40곳을 포함해 총 54개 기관이 컨소시엄에 참여했습니다. 정부가 ‘국가대표 AI’를 뽑겠다고 하자 국내 주요 기업·연구소·대학이 한데 모여 AI 개발에 집중할 여건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탈락 여부와 별개로 투자와 인재, 협업 네트워크라는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문제는 경쟁이 과열되면서 물밑 비방전도 커졌다는 점입니다. 단일 벤치마크로 성격과 규모가 다른 팀들을 일률 비교하는 한계가 있는데도, 이를 보완하기 위한 ‘복수 평가’ 논의마저 ‘특혜’ 프레임으로 몰아붙이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앞으로는 이런 비방전이 프로젝트의 신뢰를 갉아먹지 않도록 정부가 명확한 원칙을 세우고 엄중히 경고할 필요가 있습니다.③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네이버는 정부가 예고한 상반기 중 ‘패자부활전’에 재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1단계 평가에 대한 과기정통부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도 내놨습니다.담담한 결정이지만, 한편으론 아쉬움도 남습니다. 출제 의도와 평가 프레임을 정확히 맞추지 못해 탈락한 만큼, 다시 도전하면 성과를 낼 여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재도전에 성공하더라도 일부에서 ‘네이버 특혜’ 프레임을 씌울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불참이 결과적으로 정부 부담을 덜어준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다만 네이버의 탈락이 기술력 부족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긴 어렵습니다. 네이버는 오픈AI(GPT-3, 2020년 6월), 화웨이(Pan-GU, 2021년 5월)에 이어 2021년 11월 세계에서 세 번째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 LLM’을 개발한 기업으로 꼽힙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오픈 가중치 모델 성능 지표(AAII)에서 LG AI연구원(K-엑사원) 7위에 이어 11위(하이퍼클로바X SEED Think 32B)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당시 1~15위 분포는 중국 8개, 미국 4개, 한국 2개, 프랑스 1개였습니다.여기에 최근 엔비디아 B200 4000장 기반 클러스터 구축도 완료한 만큼, 자체 개발에 일정 물량만 투입해도 경쟁력 있는 모델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그래서 질문이 남습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는 무엇을 지향해야 할까요. 모델 자체의 성능 경쟁도 중요하지만, 결국 AI는 클라우드에서 서비스되고, 좋은 모델은 API 형태로 산업과 생태계에 확산될 때 경쟁력이 커집니다.그렇다면 이번 기회를 계기로, 모델·데이터·플랫폼·클라우드를 모두 보유한 네이버가 ‘직접 참여’가 아니라 공개 API, 안전·거버넌스 기준, 벤치마크 운영 등 ‘공개 자산’ 형태로 생태계에 기여하는 방식도 고민해볼 만합니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이 단일 승자만 남기는 구조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구조로 설계돼야 하기 때문입니다.정부가 상반기 중 탈락팀은 물론 초기 공모 참여 기업(모티프, KT, 카카오 등)까지 문호를 열어 1개 팀을 추가 선발하겠다고 한 만큼, 다음 단계에서는 평가 기준의 명확화와 함께 ‘생태계 확산’이라는 목표가 더 뚜렷해지길 기대합니다.
  • 세계 첫 CDMA가 독자AI에 주는 교훈[김현아의 IT세상읽기]
    세계 첫 CDMA가 독자AI에 주는 교훈
    김현아 기자 2026.01.1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1996년, 한국은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습니다. 이동통신은 ‘외국 기술을 들여와 쓰는 산업’에서 ‘우리가 직접 깔고 굴리는 인프라’로 바뀌었고, 통신사들은 망 운용 경험을 축적했습니다. 단말·장비·인력·운용이 함께 성장하면서 “기술로 판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도 커졌지요.그러나 ‘세계 최초’의 박수 뒤에는 그늘도 있었습니다. 기술은 한 번 선택되면 그 선택이 미래의 선택지를 규정합니다. CDMA는 상용화에는 성공했지만, 표준의 최종 지배자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핵심 특허와 라이선스 구조는 퀄컴이 쥐고 있었고, 단말이 많이 팔릴수록 로열티 부담이 커지는 구조적 긴장도 따라붙었습니다. 글로벌 진화의 주류 역시 GSM 계열(3GPP)이 WCDMA와 LTE로 이어지며 형성됐습니다. CDMA가 일부 시장에서 유지·확장된 시기가 있었지만, ‘우리가 먼저 했다’는 사실이 ‘우리가 룰을 만든다’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세계 최초와 ‘기술 지배’는 다르다그렇다고 CDMA 세계 최초 상용화가 덧없는 것이었느냐, 그건 아닙니다. 국내 통신 서비스와 장비 시장에 활력을 주고 관련 생태계를 단기간에 키운 것은 분명한 성과입니다. 다만 표준을 잡지 못하면 결국 남이 정한 규칙 안에서 경쟁하게 된다는 사실은 CDMA가 남긴 뚜렷한 교훈입니다.지금 한국이 ‘독자 AI 파운데이션(기반) 모델’을 말할 때 CDMA의 기억을 다시 꺼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최근 LG(003550) AI연구원, 업스테이지, SK텔레콤(017670) 등 한국 기업들이 공개한 모델이 글로벌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주목을 받았고, 오픈 웨이트 기반 벤치마크에서도 7위(LG AI연구원), 11위(네이버클라우드)라는 성과가 나왔습니다. 자본과 인재가 넉넉하지 않은 조건에서도 오픈소스를 활용해 짧은 시간에 가시적 결과를 만들어낸 점은 고무적입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되찾는 장면이기도 합니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하지만 CDMA ‘세계 최초 상용화’의 명과 암을 함께 보면, ‘독자 AI 모델’ 논의도 성능 숫자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AI로봇이 전쟁에 쓰이는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고치고 확장해 대응할 수 있는 통제 역량을 확보했느냐입니다. 오픈소스 활용은 이제 일반적입니다. 문제는 외부 로드맵과 정책 변화, 생태계 관행이 바뀔 때 우리 스스로 기술 경로를 바꿀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수정·검증·재배포를 반복하며 품질과 안전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하고, 필요하면 방향 전환도 가능해야 합니다.또 하나는 상업적 ‘게임의 룰’입니다. 구글·오픈AI 같은 빅테크, 딥시크·알리바바 같은 신흥 강자가 만든 판에서 한국 모델이 무엇을 주도할 수 있는지까지 따져야 합니다. ‘만들 수 있다’와 ‘주도할 수 있다’는 다른 질문입니다. 성능 경쟁은 출발선이고, 주도권 경쟁은 규칙을 누가 정하느냐에서 갈린다는 점을 놓치기 어렵습니다.AI의 권력은 연동 규칙이 좌우한다그래서 AI 시대의 권력은 ‘연결 규칙’과 ‘연동 표준’에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습니다. 모델이 외부 도구와 데이터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에이전트가 어떤 방식으로 협업하는지, 평가와 검증이 어떤 관행으로 굳어지는지 같은 ‘규칙의 층위’가 생태계의 중심을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최근 논의가 커지는 AI 연동 프로토콜 MCP(Model Context Protocol) 같은 영역은 상징적입니다. 겉으로는 인터페이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누가 플랫폼의 문을 관리할지, 누가 생태계의 중심을 차지할지와 직결됩니다. 과거 이동통신에서 망과 표준이 권력이었듯, AI 시대에는 연결 규칙과 연동 표준이 권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CDMA의 진짜 유산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아닙니다. 어떤 표준에 올라탈지, 어떤 표준을 함께 만들지, 그 선택이 우리의 미래 선택지를 넓히는 방향인지까지 답해야 한다는 교훈입니다. 한국이 AI에서 반복하지 말아야 할 실수는 빠른 성과에 취해 규칙과 표준의 자리를 비워두는 일입니다. 성능의 숫자는 출발선일 뿐, 장기 주도권은 통제 역량과 연결 규칙에서 갈릴 것입니다.
  • 베끼기 논란 그 후, 독자 AI는 ‘설계’로 답해야 [김현아의 IT세상읽기]
    베끼기 논란 그 후, 독자 AI는 ‘설계’로 답해야
    김현아 기자 2026.01.07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글로벌 AI 시장에서 앞서가는 모델들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왜 이 모델이 세상에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고, 그 답을 설계로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말로만 ‘좋다’가 아니라, 구조와 성능으로 “이렇게 만들었더니 이런 효과가 났다”는 것을 증명합니다.반면 한국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여러 서비스의 바탕이 되는 대규모 기본 모델)’ 논의에는 최근 ‘베끼기 논란’이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누가 누구를 닮았는지, 어디까지가 참고이고 어디부터가 복제인지의 공방은 감정싸움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독자성의 기준’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독자성으로 인정할지, 그 선을 어디에 그을지에 대한 문제입니다.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처음부터 만들었다(프롬 스크래치)”는 말만으로 설득이 끝나지 않습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모델들은 대체로 ‘문제 정의 → 설계 선택 → 그 선택의 효과’가 기술 문서나 구조에서 읽힙니다. 왜 이런 방식이 필요한지, 그 결과 무엇이 좋아졌는지까지 연결해 설명합니다.한국도 1단계에서 큰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발표회에서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 네이버클라우드, NC AI, SK텔레콤 등 5개 팀이 약 4개월간의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단계평가를 통해 성과와 향후 계획을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도 대형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경험을 쌓았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운데)과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등 참석자들이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다만 아쉬움도 남습니다. 공개된 발표와 자료만 놓고 보면, 발표의 중심이 ‘점수(벤치마크)’에 더 기울어져 보였기 때문입니다. 점수는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점수만으로는 “무엇을 새로 만들었나”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독자가 알고 싶은 것은 단순히 ‘성능이 올랐다’가 아니라, 어떤 선택을 했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입니다.해외 모델들이 반복해서 보여준 건 바로 이 ‘선택의 흔적’입니다. 어떤 곳은 계산을 줄이는 쪽을, 어떤 곳은 학습 목표를 바꾸는 쪽을, 또 어떤 곳은 구조를 압축하는 쪽을 택합니다. 표현은 달라도 공통점은 같습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이렇게 풀겠다”는 선택이 구조에 남아 있고, 그 선택이 설명 가능한 형태로 제시된다는 점입니다.국내의 일부 업체 기술 문서에서는 “검증된 모델 구조를 활용해 위험을 줄였다”는 취지의 표현이 보이기도 합니다. 단기간에 실패 확률을 낮추는 전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 지원 사업에서 독자가 알고 싶은 건 그 다음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새로 했나”, “어떤 생각을 어떤 설계로 바꿨나”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으면, 바깥에서는 결국 ‘조합’으로 읽기 쉽습니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라면 더 그렇습니다. 벤치마크 점수 경쟁을 넘어 ‘구조적 차별성’을 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그래서 앞으로의 방향은 세 가지를 고려했으면 합니다.첫째, 평가 기준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새로운 설계’를 핵심 지표로 올려야 합니다. 단순 성능 점수만이 아니라, 문제 정의가 무엇이었는지, 어떤 설계 선택을 했는지, 그 선택이 어떤 장점과 맞바꿈을 낳았는지까지 평가해야 합니다. 외부가 납득할 만큼 공개할 건 공개하는 원칙도 필요합니다. 최소한 비교·검증이 가능한 수준의 정보는 제시돼야 합니다.둘째, 공공·국방 등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영역에 쓰려면 ‘통제권’이 분명해야 합니다. 오픈소스를 활용했더라도 결국 우리가 스스로 고치고 개선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외부에 손 벌리지 않고 운영과 진화를 주도할 수 있느냐가 독자성의 핵심입니다. 독자성은 “처음부터 만들었나”보다 “끝까지 책임질 수 있나”와 맞닿아 있습니다.셋째, 단계 탈락 중심의 서바이벌 구조에서 다소 유연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 연구는 실패를 품고 갑니다. 일정에 쫓기면 ‘안전한 조합’만 반복되기 쉽고, 그러면 설계 경쟁은 작아집니다. 의미 있는 성과를 낸 팀이 연구를 이어갈 트랙과 인프라를 마련해주는 방식이 병행돼야 합니다.“한국어에 강한 대형 모델”을 넘어, 글로벌 생태계가 채택할 만한 설계도를 남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단계가 대형 모델을 만들어 본 경험을 쌓는 출발점이었다면, 다음 단계는 설계 경쟁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일부 업체를 둘러싼 베끼기 논란을 덮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논란이 던진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입니다.“우리는 무엇을 만들려는가”를 먼저 정하고, 그 답을 구조로 보여주는 것. 그때 비로소 ‘독자’라는 말은 구호가 아니라 설계도의 이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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