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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수준'은 한은 책임이 아니라는 한은, 독립성도 버렸다[BOK워치]
    '물가 수준'은 한은 책임이 아니라는 한은, 독립성도 버렸다
    최정희 기자 2024.06.21
    한국은행 전경(사진=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8일 한국은행은 1년에 두 번 하는 ‘물가안정목표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다.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를 향해서 가고 있는 지를 점검하는 회의다. 이날 회의에선 한 보고서가 눈길을 끌었다. 작년 기준 의식주 물가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50% 넘게 비싸다는 것이다.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특히 비싸다고 짚었다. 더 특이한 점은 1990년까지만 해도 식료품 가격은 OECD평균보다 19% 정도 비쌌는데 작년엔 56%나 비싸졌다는 점이다. 의류·신발도 90년에는 9% 더 쌌는데 작년 61% 더 비싸졌다고 평가했다. ◇ ‘물가 수준’과 ‘물가상승률’ 굳이 구분하는 이유한은은 이를 설명하면서 묘하게 ‘물가 수준’과 ‘물가상승률’을 구분했다. 물가 수준이 높은 것은 농산물 수입 개방이 덜 되고 유통비용이 비싼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는 ‘물가 상승률’을 타깃하는 것이지, 물가 수준을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를 구분하는 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주요국 대비 어느 시점에선 물가상승률이 더 높았기 때문에 물가 수준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벌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12월부터 올 5월까지 누적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3.7%, 생활물가 상승률은 16.4%에 이른다. 한은 설명대로 식료품, 의류 등의 물가가 오른 이유가 한은이 해결해야 할 ‘수요 측면의 압력’보다 구조적인 요인에 의한 것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한은의 물가 안정 책임에서 ‘물가 수준’이 쏙 빠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물가상승률이 쌓이고 쌓여 물가 수준을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은이 현 시점에서 물가상승률과 물가 수준을 굳이 구분하는 것은 ‘물가 안정’의 역할과 책임 소재를 구분하기 위한 일처럼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안정을 목표로 유지하고 있지만 물가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여러 구조적 요인이 같이 있기에 한은 입장에선 어떤 구조조정이 필요한지 의견을 제시하고 정보를 드리는 것”이라며 “정책 변화 속도와 어떤 정책을 취할지는 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높은 ‘물가 수준’을 낮추는 일을 정부의 책임으로 돌린 것이다. 사실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리나라 물가 구조를 살펴보면 국제유가, 농산물 가격 등 한은이 관리할 수 없는 ‘공급 측면’의 물가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다른 나라보다 정부가 관리하는 말 그대로 ‘관리물가’ 비중도 크다. 통신료, 전기가스료, 교육비, 심지어는 유류세 인하를 통한 휘발유 등 석유제품까지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관리하는 ‘수요 측면’의 물가 영역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긴 하다. 출처: 한국은행◇ ‘물가안정’ 기관이 왜 한은이어야 하나, 독립성 왜 지켜져야 하나한은이 잘 구분되지도 않은 ‘물가 수준’과 ‘물가상승률’을 구분해 물가상승률만 책임이라고 한다면 한은이 왜 ‘물가 안정’기관이어야 하지, 라는 의문이 든다. 한국은행법에 기관의 설립 목적이 ‘물가안정’이라고 돼 있어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그렇게 하니까 외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잡을 수 있는 물가가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을 하면 말이다. 이러한 논리대로 라면 한은에 왜 독립성에 필요한지까지도 의문이다. 5년마다 바뀌는 정부가 단기적 경제 성장을 위해 물가 상승을 자극하려고 할 때 중앙은행이 중장기적 시계에서 경기 진폭을 낮춰 물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독립성’이 필요하다고 인정받는 것이다. 그런데 한은이 ‘물가 상승’만 본인의 책임이고, ‘물가 수준’은 아니라고 하는 데다 더 나아가 물가를 올리는 대부분의 요인들이 공급측면, 구조적인 요인이라서 한은 스스로 물가를 안정시킬 능력이 없다고 항변한다면 한은은 독립적으로 운영될 이유가 없어진다.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2주 가량 앞두고 한은 부총재를 소환해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논의하자고 하는 것은 어찌보면 한은 스스로 좌초한 일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점은 한은이 물가 안정에 있어 ‘기대인플레이션율’을 강조하지 않은 점이다. 공급에 의해 물가가 올랐든, 구조적인 요인이든 최종 물가 당국은 능력이 되든, 안 되든 법적으로 한은이다. 그 어떤 요인에 의해 물가가 오르든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올랐다면 그것은 중앙은행, 한은이 관리해야 할 몫이다. 일반인들의 1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월 3.2%다. 소비자 물가상승률 2.7%,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 상승률 3.1%보다 높다. 기대인플레이션율조차 한은의 몫이 아니라고 할 것인가.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면[BOK워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최정희 기자 2024.04.1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출처: 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하반기 월평균 2.3% 정도(2월 전망)까지 갈거라고 하면 금통위원 전체가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근원물가는 예측대로 계속 둔화되고 있어 통화정책을 예상한 대로 끌고 가고 싶지만...”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견하기 어렵다”면서도 이 같이 발언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물가만 안정되면 금리를 내리고 싶다’에 가까웠다. 그러나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려면 좀 더 탄탄한 논리를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현재의 물가목표치 2%를 유지하는 한에서는 말이다. ◇ 잠재보다 높은 성장률 전망 상향과 금리 인하의 충돌한은은 그동안 금리 인하의 조건으로 ‘물가가 목표치인 2%로 수렴하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 총재의 메시지는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월평균 2.3%로 떨어지면 이는 ‘목표치 수렴’이고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다.이 메시지에는 내수 등 경기가 나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경제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가 2%퍼센트로 수렴하니 물가보다 경기에 통화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게 금리 인하의 논리다. 그러나 금리 3.5%가 15개월째 지속하고 있음에도 올해 성장률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은 금통위는 4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올해 성장률은 2월 전망치(2.1%)에 부합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경제는 소비 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IT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수 경기 평가도 상향됐다. 2월엔 ‘소비 회복세가 더디다’고 했지만 4월엔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다’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날씨가 풀리면서 소비가 개선되고 건설투자가 좋아지고 있다”며 “중국, 일본 외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나고 주가가 오르면서 자산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극장 관람객 수도 증가세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1월 전체 관객 수는 775만명으로 2017~2019년 1월 평균 수(2144만명)의 36.2% 수준에 불과했으나 3월에는 1170만명으로 3월 관객 수(1378만명)의 84.9% 수준으로 높아졌다.한은은 작년 11월 기자회견에서 마이너스 GDP갭(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간 차이)이 닫히는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봤는데 성장률이 상향조정되면 이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 한은의 2월 전망대로라면 내년 성장률도 2.3%로 잠재성장률(2.0%)을 상회할 뿐 아니라 올해보다 경기가 개선된다. 하반기 금리를 인하하면 내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데 내년 경제전망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필요성은 더 낮아 보인다. 물가는 목표대로 가면서 경기가 나쁠 것이라는 흐름으로 가야 금리 인하의 논리가 탄탄해지는데 현재로선 반대의 흐름이다. 출처: 한국은행◇ 금리로 ‘사과값’ 못 잡아도 ‘기대인플레’는 잡아야금리를 인하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당연 ‘물가’다. 사과 등 신선식품의 가격 상승 외에 석유류 가격까지 오르면서 물가 안정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고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유가는 90달러 이상을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원·달러 환율도 1370원대로 상승했다. 수입물가 상승은 시간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올해 한은의 물가전망치가 2.6%에서 상향 조정되고 하반기 2.3% 물가상승률도 상향 위험이 크다. 한은의 가장 큰 고민은 수요에 영향을 받는 근원물가가 하향 안정되는데 신선식품, 석유류 등 공급측 영향으로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높다는 점이다. 한은이 통화정책으로 공급측 요인의 물가상승을 해결할 수는 없어도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공급측 물가가 높아져 소비자 물가, 생활물가 상승률이 오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오르기 때문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또 다시 물가 상승 위험을 부추긴다. 3월 생활물가 상승률이 3.8%로 두 달 연속 확대되자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2%로 5개월 만에 반등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 관리는 한은의 영역이다.물가를 높이는 구조적인 요인들도 숙제로 남아 있다. 이 총재는 “곤혹스러운 것은 사과 가격이 높은 것이 기후변화 영향인데 기후변화가 심할 때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금과 같은 정책을 할지, 수입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역으로 ‘사과(농산물) 수입’이라는 큰 결단을 하지 않을 경우 기후변화 등 공급측 물가 요인이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는 얘기다.이런 가운데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수렴해간다며 안도하는 것이 아닌 금리를 인하할 경우엔 2% 물가목표제가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물가안정으로 가는 라스트마일(Last mile) 단계에서 중앙은행이 가장 논의하기 꺼리는 ‘목표치(2%) 상향 필요성 여부’가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팬데믹 이후 기후변화 심화, 탈세계화, 지정학적 갈등으로 ‘구조적인 물가 상승 요인’이 부각돼왔던 터였다. 이러한 논쟁에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어떻게 답할지 궁금해진다.
  • '생산성' 높이는 구조개혁…한은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나[BOK워치]
    '생산성' 높이는 구조개혁…한은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나
    최정희 기자 2024.03.12
    한국은행 전경(사진=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돌봄서비스 임금’을 낮추자는 파격 제안을 했다. 유례 없는 저출산·고령화로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선 기존 체계를 뒤흔드는 ‘구조개혁’ 없이는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에 왔을 지도 모른다. 한은이 통화정책 외에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높이기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줘 통화정책 운용의 폭을 높이는 데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있다. 한은이 고금리 환경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은 없을 지에 대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은 고금리 정책 등 경제를 뒤흔들 만한 사건들이 연속됐음에도 ‘클렌징 이팩트(Cleansing effect·불경기에 효율이 부족한 기업이 퇴출돼 시장 체질이 개선되는 현상)’는 없었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에는 고생산성 부문을 키우는 것도 있지만 저생산성 부문을 시장에서 퇴출하는 부문도 크다. 하지만 이는 논의 대상에서 배제돼 있다.출처: 한국은행◇ ‘코로나’에 고금리까지 닥쳤지만…자영업자 늘고 폐업률 줄어위기가 발생하면 효율이 떨어지거나 생산성이 낮은 자영업자·노동자 및 한계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전체 구성의 변화로 ‘클렌징 이팩트’가 생겼다. 위기는 고통스럽지만 생산성을 높이기도 했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이 전학을 갈 경우 반 평균 성적이 올라가는 효과와 유사하다. 그러나 팬데믹 위기에선 이러한 ‘클렌징 이팩트’가 없었다. 서영경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5일 한은-한국개발연구원(KDI)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한은 분석을 인용해 “팬데믹 이후 위기의 청산효과(클렌징 이팩트)가 없었다”고 발표했다.한은 분석에 따르면 연간 자영업자 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2000년까지 3년간, 카드 사태가 있었던 2003년, 금융위기였던 2009~2011년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였던 2020~2022년에는 감소하긴 했으나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위기 전과 비교해 위기 때 자영업자가 가장 크게 감소한 규모를 분석해보면 외환위기때는 28만4000명(1998년)이 감소했고, 카드사태 당시엔 14만6000명(2003년), 금융위기 때는 36만3000명(2010년)이 줄었다. 그러나 팬데믹 때는 9300명(2021년)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2022년 회복되기 시작해 2023년 자영업자 수는 568만9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560만5000명)보다 많아졌다. 정선영 한은 거시분석팀 차장은 “우리나라, 유럽 등은 코로나19 충격이 왔을 때 정부에서 고용 유지 정책을 하면서 클렌징 이팩트가 덜 해진 부분들이 있는 반면 미국은 고용시장 탈락 후 실업수당을 주는 방식으로 고용정책을 펴면서 클렌징 이팩트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선 인공지능(AI) 등의 발전과 맞물려 산업 구조조정까지 이뤄지면서 총노동시간 대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팬데믹 이전(2011~2019년) 연평균 0.5%에서 팬데믹 이후(2020~2023년)엔 1.4% 증가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2.4%에서 1.5%로 하락했다.금융위기 때도 ‘고용 유지 정책’을 폈는데 이번 위기때 유독 클렌징 이팩트가 적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통계연도에 따르면 폐업자 수는 2019년 92만명에 달했으나 2022년 86만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폐업률도 같은 기간 11.5%에서 9.0%로 줄었다. 정 차장은 “폐업을 하고 싶어도 폐업 비용 때문에 못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고용 유지’에 정책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폐업률이 올라가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때는 폐업할 때보다 사업체 유지시 받는 혜택이 컸던 반면 금융위기 때는 폐업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책이 더 컸다.출처: 국세청◇ 고금리 ‘내수침체’에도 클렌징 이팩트는 없어 지난 4년간 코로나19 위기가 닥쳤고 뒤를 이어 물가를 잡기 위한 ‘고금리’ 행진이 이어졌다. 통상 위기때는 금리가 낮아지고 재정 퍼붓기가 이어졌으나 이번 위기때는 실물경제 위기가 완연하게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물가에 대응해 통화와 재정정책이 모두 ‘긴축’적으로 변했다는 점이 다른 위기때와 달랐다.그러나 고금리로 인한 내수침체에도 클렌징 이팩트는 가시화되지 않았다. 시장금리 상승은 ‘돈의 비용’이 올라가는 것이기 때문에 돈이 좀 더 효율적인 곳으로 이동하게 돼 있음에도 한계기업은 퇴출되지 않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한계기업’은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 대비 15.5%(2022년)에 달했고 이들의 대출금은 금융기관 전체 차입금의 17.5%로 높았다. 팬데믹 이전 14% 안팎에서 급증한 것이다. 재정, 통화정책이 긴축되더라도 정책이 저생산성 부문인 ‘취약계층’에 집중된 영향이다. 취약계층을 지원하더라도 이들이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게끔 도와주는 방식이 돼야 했는데 이런 부분은 고려되지 못했다. 한은이 운영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 감사원 감사 결과 기술형 창업 기업에 지원되는 금중대는 지원 의도와 거리가 먼 편의점, 피자 음식점, 음악학원, 변호사업, 동물병원, 주차장업 등에 지원되고 있었다. 이에 더해 한은은 올해부터 ‘지방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금중대’를 도입했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방 중소기업 지원은 한은이 강조하는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과는 전혀 다른 일일 수 있다.한은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환영하지만 한은의 금리, 대출 등 각종 정책들이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한 금통위원은 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불황은 고통스럽지만 경쟁력을 상실한 부문을 정리하고 자원을 보다 생산적인 곳에 쓰이게 하는 소위 클렌징 이팩트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불황’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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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옷을 위한 지구는 있다"…옷을 순환시키는 ‘윤회’의 혁신[플라스틱 넷제로]
    “옷을 위한 지구는 있다"…옷을 순환시키는 ‘윤회’의 혁신
    김경은 기자 2024.04.1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재판매(Re-sale)를 염두에 둔 옷이 만들어진다. 디자이너들의 자존심이 걸렸다. 리셀가가 웃돈에 판매되는지, 할인되는지에 따라 디자이너들의 평판이 좌우된다. ”옷의 순환성에 집중해 시장의 판을 키워보려는 ‘민트컬렉션’의 노힘찬 윤회 대표를 이데일리가 최근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매장을 찾아 인터뷰했다. 중고 의류가 새로운 구매 현상으로 떠오르면서 생산 단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패션 업계에서 뜨고 있는 거대한 트렌드 중 하나가 ‘프리 러브(Pre-loved)’ 제품이다. 프리 러브는 이전에 사용된 것을 판매하는 것으로, ‘중고(Second-hand)’라는 단어를 대체하는 신조어다. 의류 라벨에 ‘케어ID’를 부착하고 있는 모습. 사진=윤회 제공민트컬렉션은 옷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이르는 순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이다. 유통 이후가 아닌 애초 옷의 생산 단계부터 민트컬렉션이 개입한다. 민트컬렉션은 소비자들에게 구입가의 30%에 되팔 수 있는 보상판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지만, 중고 의류 유통·판매 플랫폼이 아니다. ‘순환 패션 플랫폼’인 민트컬렉션에서 판매되는 제품 상당수가 ‘새 옷’이다. 노 대표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중고판매에 눈을 떴고, 독일 유학 시절엔 빈티지에 열광하는 유럽의 MZ세대에서 산업화 가능성을 엿봤다고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를 산업화하려는 시도는 많지 않다. 유통 이후 폐의류 수거와 판매 시스템을 위주로 하는 중고 시장은 규모를 확장하기 어려운 구조였기 때문이다.노 대표는 “처음 5명이서 온라인 중고 재판매를 해보니 3000벌을 수거하면 90%는 판매가 어려운 수준이었다. 투입 비용에 비해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샵을 유럽의 빈티지샵처럼 브랜딩했더니 이번엔 너무 잘 팔려 공급이 딸렸다. 유통 이후 단계에만 집중하는 모델은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기 어렵고 효율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연희동 플래그십 스토어 모습. 사진=윤회 제공이에 생산단계에서 순환에 초점을 맞춘 옷의 제작을 돕기로 했다. 정품 인증과 보상판매 체계를 구축했다. 그러자 제대로 된 중고 의류로 브랜딩에 성공했다. 연희동 플래그십과 갤러리아 압구정 명품관, 더현대와 한남동 쇼룸 등 국내 대표 백화점과 자체 쇼룸을 운영하면서 월 2만명 이상 일일 최대 1500명이 찾고 있다. 전체 방문객 중 약 30%는 해외소비자다.글로벌 패션의 중심지 유럽이 지속가능한 제품 생산과 유통 폐기를 위한 규제를 시작하면서 패션 산업이 지각변동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는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 이하 ESPR)’ 최종 타협안에 합의했다. 기존의 ‘지침(DIirective)’에서 모든 회원국에 직접 적용되는 ‘규정(Regulation)’으로 강화된 합의안이다. 의류나 신발 등은 미판매 제품의 폐기가 금지되고, ‘디지털 제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과 함께 제품이 판매되도록 했다. 재고 처리문제와 더불어 어떤 원료로 제품이 만들어졌는지 소비자들에게 낱낱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하는 의무가 제조사에게 부가된 것이다. 디지털 제품 여권 셈인 윤회의 ‘케어ID’를 통하면 해외수출과 보상판매, 나아가 탄소배출권 획득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재고·중고 의류 판매에 따른 탄소배출량 저감 데이터 수집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케어ID로 거래되는 회차마다 탄소크레딧이 누적되는 방식이다. 해외 유통 판로를 개척은 덤이다. 노 대표는 “2023년 기준 섬유패션브랜드가 4만여개에 달한다. 다양한 의류 판매 플랫폼이 존재하지만 영업망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민트컬렉션의 제휴사 150곳은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에 설립된 윤회의 지사와 합작 프로젝트 등을 통해 해외진출이 가능하고 중고나 재고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도 확대 추세와도 맞아 떨어지면서 시너지를 내고있다”고 말했다.
  • 폐플라스틱 먹는 미생물 발견한 고등학생, 8년만 양산화 성공[플라스틱 넷제로]
    폐플라스틱 먹는 미생물 발견한 고등학생, 8년만 양산화 성공
    김경은 기자 2024.03.25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별도 분리배출에 의존한 ‘페트(PET)’ 중심의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의 한계를 극복할 상용기술이 우리나라의 한 스타트업에서 나왔다. 8년만에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재활용 산업이 활발한 스웨덴, 독일 등 5개국 해외 재활용 대기업 등과 판매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다. 국내 해중합 설비 투자를 진행 중인 대기업에도 퀄리티 컨트롤 기기를 공급하면서 올해 본격적인 스케일업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동은 ㈜리플라 대표가 최근 수원특례시 영통에 위치한 ㈜리플라 연구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소화(분해)하는 발효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이데일리는 최근 수원특례시 영통에 위치한 ㈜리플라 연구소에서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의 숙원을 풀어낸 서동은(27) 대표를 인터뷰했다. 생활계 플라스틱 재활용이 국내에서 활성화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재료가 붙어 순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근적외선 선별과 밀도차 선별 중심의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에서 재생 폴리프로필렌(PP)의 순도는 98% 수준이다. 소수점을 다투는 이 시장에서 2%의 오염 탓에 제 값을 못받는 것이다. 중국 등 개별 국의 플라스틱 재생원료 수입 기준은 순도 99.5% 이상을 요구한다. 현재 생활계 플라스틱의 80~90%는 재활용하지 못하고 매립이나 소각처리되는데, 특히 국내 플라스틱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PP의 재활용률은 매우 낮다. 물에 뜨는 특성을 지닌 PP와 PE가 흡착해 순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를 단일재질로 만드는 기술이 재활용 산업의 숙원과제였다.PP만 남겨두고 다른 플라스틱은 모두 섭식하는 특성을 지닌 A균은 2017년 서 대표가 고등학생 시절 전국과학탐구대회에서 실험에 성공해 특허를 받은 미생물균이다. A균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단백질을 방출하고 동시에 기름을 대사하는 유전자까지 지녀 안정적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했다. 단백질이 고분자의 결합을 부숴 기름으로 분해하면, 미생물은 이 기름을 먹고 배양해 플라스틱을 수용성으로 만든다. 그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면서 ‘학생’ 신분으로 리플라를 창업해 상용화에 줄곧 몰두했다.㈜리플라가 개발한 2세대 바이오 탱크는 미생물 대량배양을 통해 약 10~20㎏의 폐플라스틱 처리용량 기술까지 확보한 상태다. 처리량을 500㎏까지 늘려 대형화하는 3세대 기기가 개발되면 대규모 처리 시설 공급을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리플라의 바이오 탱크를 설치하면 기존 공정 처리를 방해하지 않고 순도를 향상시켜 매출을 50% 높일 수 있다”며 “지난해 11월 연구 8년만에 품질 향상 공인성적서가 나와 본격적인 제품 공급 계약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PP 순도를 향상시키면 판매가 인상과 더불어 매립·소각 비용 절감도 기대된다. 그는 2018년 재생 플라스틱 가격을 기준으로 연간 46억원의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2018년 재생 플라스틱 판가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당시 재생 플라스틱의 가격은 신재보다 52% 수준 낮았다. 현재는 재생 플라스틱의 가격이 신재를 역전해 약 20~30% 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매출 증대 효과는 당시 추정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017년 논문 발표 이후 기계장비 구축과 공인성적서 발급 등 양산화 과정에 약 8년이 소요됐다”며 “올해부터 기존의 협약들에 대한 공급계약서 체결이 이뤄지며 본격적인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폐플라스틱 분리업체는 약 1800곳에 달한다. 시장조사 결과 이 가운데 연매출 100억원 이상 500곳의 업체의 78%인 390곳이 리플라의 바이오 탱크 도입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국내 대기업에는 이물질을 검사해주는 퀄리티 컨트롤 기기 5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리플라를 알아보는 곳은 사실 국내보다 해외다. 독일, 스웨덴, 스페인 등 재활용 산업이 대형화한 대기업들이 우리나라의 한 스타트업과 기계 도입을 논의하는 단계다. 리플라는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박람회인 CES에서 플라스틱 재질 선별 기기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분리배출 해줬으면 보상 받아야…폐기물 시장 불합리해 창업했죠”[플라스틱 넷제로]
    “분리배출 해줬으면 보상 받아야…폐기물 시장 불합리해 창업했죠”
    김경은 기자 2024.03.03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쓰레기를 분리배출할 때 불편함은 당연한 걸까. 우리는 물품의 최종 처리의 한 부분을 담당해주고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지만 이에 대해선 거의 불평하지 않는다. 현재의 시장경제 체제는 대체로 물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데까지만 보상이 집중되어 있고, 물품의 폐기에 대해선 경제적 보상이 거의 없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분리배출을 잘하는 국가로 꼽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보상 체계의 미비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불해야하는 대가는 상대적으로 더 큰 편이다. 물건을 버리기 위해 폐기물 처리 비용을 내는데도, 반대로 불편을 감수하고 잘 버려주는 데 대한 보상은 왜 없을까. 이런 불균형을 의아하게 생각한 ‘㈜같다’의 폐기물 플랫폼인 ‘빼기’ 고재성(사진) 대표를 최근 성수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고재성 ㈜같다 대표가 최근 서울시 성수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경은 이데일리 기자고재성 대표는 인터뷰를 통해 “매립과 소각만으로 폐기물 처리가 충분했던 시절이 너무 길었다. 이제는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되면서 더 이상 지속하지 않은 방식이다. 그러나 아직도 사는 것과 버리는 시장은 불균형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물건을 사고 파는 시장에 다양한 산업이 존재하듯 버리는 시장의 산업도 커져야 한다. 순환(Circular)의 가치가 주목받는 시장은 언젠간 올 것이라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폐기물이 돈이 되는 시장이 되면 잘 버리는 노고에 대한 보상도 따라야 한단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실제 순환경제가 대두하고 폐기물이 자원화하면서 귀하신 몸인 ‘폐귀물’이 된 시대다. 톰슨로이터 의료 데이터사업부를 거쳐 스타트업 및 외국계 IT기업 등에서 사업을 운영한 그가 폐기물에 뛰어든 이유다. 현재 빼기 앱은 대형 폐기물을 더 편하게 버릴 수 있도록 버리는 고객과 빼기 파트너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잘 알려져 있다. 소비자들은 번거롭게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발급한 대형폐기물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고 빼기 앱으로 간편하게 신청하면 된다. 빼기는 지자체 협약을 통해 운영되는 서비스로 스티커 비용 또한 지자체 배출신고 금액과 동일하다. 사용자는 별도 필증을 출력하거나 발급받을 필요없이 빼기 번호만 기입하거나 메모장으로 부착하면 된다. 더불어 배출하는 폐기물의 분해나 운반이 필요한 경우, 운반중개 서비스인 ‘내려드림’서비스를 이용해 파트너들이 제공하는 금액을 확인하면 이후 분해부터 처리까지 한번에 처리해 준다. 단 내려드림 서비스 비용은 파트너 출장비용과 인건비 등으로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편리함에 대한 소비자들의 높은 선호는 빼기 앱 가입자가 110만명에 달한단 것만 봐도 이미 증명됐다. 110만 가입자를 바탕으로 중고거래, 무료나눔(줍줍), 의료ㆍ도서 기부 등도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확장했다.앞으로의 관건은 불편하게 분리배출을 한 이들에게 어떻게 보상을 제공해 줄지 여부다. 이는 고 대표가 ㈜같다를 창업한 목표다. 그러나 문제는 폐기물에는 라벨(꼬리표)이 따라붙지 않는다. 유럽연합과 환경 선진국을 중심으로 ‘폐기물 디지털 여권(WDP, Waste Digital Passport) 도입 논의가 오랜기간 이어져오고 있지만, 모든 폐기물에 디지털 태그를 달고 추적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같다는 이를 각 폐기물 처리의 밸류체인을 추적가능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구현하고 이 시장을 개혁하려 한다. 다소 개념이 어려울 수 있어 일문일답으로 구성했다. -보상을 위해서는 폐기물 배출자 추적이 가능해야하는 것 아닌가. 즉 누가 버렸는지 알아야 하는 데…△아직 촘촘한 관리를 위해 준비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지만, 대형폐기물 분야에선 ’빼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요 관계자의 정보를 통해 구조적으로 배출부터 운반, 처리까지 모니터링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 가구수는 2000만이 넘는데, 빼기 어플의 가입자는 110만명이라고 하지 않았나△연평균 대형폐기물 배출건수는 약 2000만건으로, 우리나라 가구 수의 100%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가구수 기준 빼기는 협약 지자체 기준 15%의 마켓쉐어를 보유하고 있다. 더불어 전국 기초 지자체 230여곳 중 약 70곳 대한 대형폐기물 자원 입력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고 있는 대한민국 50%의 시민이 대형폐기물을 배출하는 경우 ’빼기‘를 최소 1회 이상 인지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이 수는 매우 의미가 있는 수치이다. -지자체는 왜 빼기를 이용하나△각 지자체마다 대형폐기물 분류 체계가 다르다. 품목명이나 규격, 처리 비용 등이 다 제각각이다. 같다는 규격화 모델을 통해 약 70곳 지자체의 대형폐기물 데이터를 표준화한다. 단일화된 기준으로 지자체의 대형폐기물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확보하고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일종의 대형폐기물 전국 통합 허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지자체 입장에선 별도 시스템 구축없이 쉽고 간편하게 폐기물 데이터화가 가능해지게 됐다.-해당 데이터가 어떻게 배출자에게 보상을 해줄 수 있단 말인가△자발적 자원순환을 위해 개인간 탄소배출권 시장의 가능성을 염두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순환경제는 ’핀테크‘ 경제와 ’폐기물 유통 시장‘ 두 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앞으론 폐기물이 아닌 원자재라 불릴 시대가 올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보상 재원은 폐자원을 활용해 제품을 만든 기업이 될 수 있다. 이 기업은 탄소배출을 줄였으니,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의 플랫폼을 통해 고품질의 폐자원을 손쉽게 획득했다면 그 일부를 고객에게 보상해주는 것이다. 전통적 폐기물 산업 시스템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구조다. 훗날 탄소배출권의 개인간 거래가 활성화 되는 시점에는 같다가 직접 이를 매입하고 판매를 중개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29일 서울 종로구 삼일빌딩에서 류성희 SK렌터카 경영지원본부장(오른쪽)와 고재성 ㈜같다 대표이사가 생활폐기물 스마트 관제 솔루션 공동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렌터카-구체적으로 향후 계획이 어떻게 되나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폐기물 종류를 생활 폐기물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2022년 폐기물 수거 차량에 GPS(위치파악시스템) 부착이 의무화됐다. 추적의 영역이 규제화되면서 FMS(차량 관제·관리 시스템ㆍFleet Management System) 시장이 커지고 있다. 배출에서 처리의 전 영역에서 관리 사업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빼기’가 지난 7년간 사업을 통해 보유한 유니크한 데이터, 폭넓은 지자체 영업, 협약 및 관리 인프라을 기반으로 대형폐기물 이외에 재활용 가능 폐자원으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FMS 사업에 진출한 SK렌터카와 ‘생활폐기물 스마트 관제 솔루션 공동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1월 체결했다. SK렌터카의 차량 종합관리 솔루션 ‘스마트링크’의 차량관제 서비스를 빼기 앱으로 제공한다. 이 외에 친환경 제품과 업사이클링 기업들의 상품을 파격적인 수수료정책으로 ‘빼기’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이들 기업은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당장의 영리 추구보다 전체 시장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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