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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재 지옥 한국 vs 청정 독일…결정적 차이 낳은 원인은?[플라스틱 넷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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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독일 예찬론자가 됐다…오락가락 환경정책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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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장재 지옥 한국 vs 청정 독일…결정적 차이 낳은 원인은?[플라스틱 넷제로]
    포장재 지옥 한국 vs 청정 독일…결정적 차이 낳은 원인은?
    김경은 기자 2022.12.04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우리나라가 독일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을 가장 잘하는 국가로 알려져있지만, 통계 집계 방식에 따른 허상일 뿐 실상은 다르다. 불과 10년여 전 만해도 우리나라와 독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재활용을 잘하는 국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선도국과 추종국 신세로 나뉘고 있다. 독일의 재활용률은 시간이 갈수록 증가한 반면,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은 이 기간 제자리에서 멤돈다. 독일은 전 세계 환경 산업을 이끌며 유럽연합 최대 경제 대국의 지위에서 EU 환경 규제논의를 선도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독일의 약 3배다. 반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독일의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국 재활용 통계에 한국은 59%로, 독일(65%)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국가로 발표되면서 우리나라가 재활용을 잘하는 국가로 알려지게 됐다. 이후 각 정부가 발표한 생활계 폐기물의 공식 통계를 보면 한국은 2020년 59.7%로 지난 7년간 같은 자리에서 멤돌았다. 반면 독일의 생활 폐기물 재활용률은 2002년 56%에서 2013년 63.8%, 2020년 67.4%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2020년까지 생활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65%로 높이겠다는 독일 정부가 설정한 목표가 달성된 것을 의미한다고 독일 환경청(UBA)은 설명했다. 시민들 분리수거 열심히 해도…재활용 안돼 ‘허탈’애초에 우리나라가 2위라는 것도 통계상 수치일 뿐 실상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폐기물 가운데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의 가장 우선에 있는 생활계 폐기물, 이 중에서도 가장 관리가 까다로우며 전 세계적 화두인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을 보면 통계상 수치가 국제 기준에서 크게 동떨어져 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지난 2020년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은 70%다. 여기엔 에너지회수 재활용률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폐플라스틱이 플라스틱으로 재활용되는 물질재활용률은 18%로 추정된다. 멜라민 그릇 같은 소각이 어려운 열경화성 폐플라스틱까지 확대할 경우 이 비율은 훨씬 떨어질 것으로 파악된다. 독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 공식 통계치는 2019년 기준 47%, 에너지회수까지 포함하면 99.4%에 달한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폐기물 에너지회수를 플라스틱 재활용 통계에 포함하지 않는다. 이에 실재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의 수준은 전세계 평균(9%·OECD 통계)에 비하면 높은 편이나, OECD 가입국(16%)과 유사한 정도로 파악된다. 유럽의 평균 폐플라스틱 재활용률은 34.5%다(유로 플라스틱스). 폐기물 통계는 이같이 국가별 차이가 크다. OECD는 “국가마다 이용 가능한 데이터, 측정 방법론 등이 크게 달라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 정부 역시 지난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전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을 통해 “실질 재활용률 산정을 위해 통계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인구 8300만명, 세계 경제 순위 4위인 독일의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628만톤이다. 인구 5200만명, 세계 경제 순위 10위인 한국의 1098만톤보다 적다. 1인당 약 3배 더 배출하는 것이다.우리나라 국민들의 분리수거 의무는 독일에 비해 훨씬 높고, 더 철저한데도 재활용은 덜 되고 있으며, 더 많은 플라스틱 오염 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유통단계에서 포장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독일 슈퍼마켓[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소비자 규제 재활용 효과 크지 않아”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의무를 부가하는 우리나라의 폐기물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다.게르하르트 코치크 UBA 플라스틱 및 포장재 부문 담당은 독일 데사우에 위치한 UBA 본청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보다 생산자에 재활용 책임을 부가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독일은 제품을 제조·판매·유통하는 기업이 폐기물에 대한 재활용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한다. 기업의 규모에 따른 예외는 없다. 플라스틱 시대 쓰레기 홍수에 독일이 나홀로 선전하며 전 세계의 규제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이유다. 한국은 재활용 의무를 소비자와 생산자, 지방자치단체가 나누어 부담한다. 생산자는 수거의 책임은 없고 선별과 재활용 비용만 부과한다. 이에 반해 독일은 수거, 선별, 재활용 전 과정이 모두 생산자 책임이다. 독일 시민들은 종이, 병을 별도로 분리배출하고 그 외 재활용 가능 폐기물은 모두 노란색 봉투에 넣는다. 물론 이마저도 잘 지키지 않는 이들도 많다. 분리수거는 확실히 우리나라 시민들이 월등하게 잘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수거과정에서 섞여버리면서 무용지물이 될 때도 많다. 반대로 독일은 대충 버려도 수거와 선별과정에서 첨단기술이 동원된다. 이 같은 차이의 원인에 대해 코치크 역시 독일의 재활용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자동화된 선별 기기가 사람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폐기물을 분리하기 때문에 독일 소비자에게 선별 부담을 더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 재활용 설비의 대부분은 독일로부터 들여온다. 오히려 독일의 재활용 산업은 전 세계 관련 시장의 24%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고, 환경보호산업은 독일 산업생산의 6.2%를 차지할 만큼 주요 산업이 됐다. 관련 기술 보유 수준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도입하는 않은 국가의 190%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일본, 캐나다, 한국 등은 독일의 재활용 기술을 복제하기 바쁘다.1990년엔 작은 폐기물 처리 회사에 불과했던 기업들은 효율적인 재활용 및 에너지 생성을 위해 고도로 전문화된 공급업체 및 전문가가 됐다. 독일 최대 규모의 쓰레기처리 전문기업 레몬디스가 대표적 예다. 전세계 30개국에서 3만30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으며, 2021년 115억 유로(한화 15조 8000억원)의 매출액 기록했다. 독일 뤼넨에서 유럽에서 가장 큰 재활용 센터를 운영하며, 자체 개발 기술을 통해 이 시설에서만 2500만톤의 자재를 다시 생산 단계로 돌려보내고 있다. 리페 공장에서만 연간 탄소배출량을 50만 톤 절감, 레몬디스는 리페 공장과 유사한 공장과 시설을 전 세계적으로 500개 보유하고 있다. 이에 생산자 부담 수준이 EPR 도입 국가 중 단연 가장 높지만, 실제 기업들 부담은 높지 않다고 게르하르트 코치크는 역설했다. 코치크 담당은 “EPR 시행 초기엔 수동으로 선별해 비용이 높았지만, 선별 자동화와 포장재 부피를 줄이며 비용을 낮춰 나갔다”고 말했다. 독일의 포장재의 부피는 1993년 기준 전년 대비 50만t이 줄었고, 3년새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4배 끌어올렸다. 아울러 현재 생산자가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는 부담은 소매가격의 1%로 낮은 상태라고 UBA는 추정한다.UBA는 포장재 재활용성 강화를 위해 구속력 있는 최소 표준을 제시한다. 분류와 회수 관행을 고려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UBA가 제시한 표준은 크게 세 가지다. △이 포장을 위해 고품질 기계적 재활용을 위한 분류 및 회수 인프라가 존재하는가 △포장의 분류 가능성 및 기술적으로 구성 요소의 분리 가능성이 있는가 △ 재활용 관행에 따라 재활용을 방해할 수 있는 포장 구성 요소가 포함되진 않는가(예. 실리콘)
  • 연 3.5만t 배출 CJ제일제당 지속가능보고서의 헛점[플라스틱 넷제로]
    연 3.5만t 배출 CJ제일제당 지속가능보고서의 헛점
    김경은 기자 2022.11.27
    ‘플라스틱 넷제로(net-zero)’는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을 모두 회수하고 처분해 자연환경으로 무단 유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로(0)’로 만들자는 목표를 갖고 시작했다. 이런 목적으로 정책·규제, 소비, 폐기물 처리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해 본 사람들이라면 결론은 제품을 제조해 판매 유통하는 기업의 의사결정과 태도에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울러 이는 곧 기업들이 남긴 생태발자국(Footprint)의 자취의 크기라는 것을. 이에 기업의 풋프린트를 추적한다.[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책임을 지는 기업이 코카콜라라면 한국에서는 CJ제일제당이 단연 코카콜라 만큼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곳이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하는 곳 중 하나인 CJ제일제당의 플라스틱 포장재 배출량은 코카콜라의 10% 수준에 달한다. 그러나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을 위해선 코카콜라의 10% 수준의 노력을 했을까. 국내 기업들의 정보공개 수준은 그린워싱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코카콜라의 풋프린트는 ③편에 소개된 바 있다) 사진=연합폐기물 재활용률 95.3%?…사업장 폐기물 누가 궁금해한다고CJ제일제당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폐기물 재활용률이 95.3%에 달한다. 재활용률은 굵은 폰트와 큰 크기로 마크되어 있다. 이는 마치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제품 대부분이 재활용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나, 이는 CJ제일제당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의미할 뿐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대부분은 소비 이후 발생한 포장재가 일으킨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신 플라스틱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의 3분의 2는 수명 5년 미만의 포장재(40%), 소비자 제품(12%), 섬유(11%)에서 발생한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2000년 1억5600만t에서 2019년 3억5300만t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 주요 원인이 바로 플라스틱 포장재라는 이야기다. 그린피스의 2021년 시민참여형 플라스틱 배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매일 먹고 마시는 식품 포장재가 전체 플라스틱 배출량의 78.1%로 압도적이었다. 이런 실정에서 대체 누가 기업의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그 재활용량을 궁금해한단 말인가. 사업장 폐기물이 기업의 폐기물 재활용 메인 지표로 다뤄지는 국가는 거의 없다. 폐기물 학계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의 폐기물 분류가 사업장, 생활계, 건설, 지정 폐기물로 나뉘는 것부터 개선해야 자원순환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1980년대 폐기물 처리 정책의 초기 정책 목표가 ‘안전한 처리’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발생자 중심의 폐기물 처리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 품목별 자원순환의 관점에서 폐기물 관리법이 도입된 것은 2000년대 이후다. 그러나 아직도 과거의 발생자 중심 폐기물 분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탓에 품목별 필요 정보가 생산·공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CJ제일제당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췌자율공시의 함정…그린워싱의 유혹이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어떻게 화려해지는지 보자. 95.3%의 재활용률을 크게 홍보한 것과 달리 정말 환경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중요한 정보는 ‘비율(%) 표기’를 하지 않는 방식을 통해서다. 비율이란 많고 적은 것이 ‘얼마나’ 많고 적은 지를 가늠할 수 있는 정량 표기법 중 하나다. 수치마다 표기 방식을 달리하면서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재활용률 95.3% 다음으로 나오는 햇반과 스팸의 친환경 패키징 기술을 소개함으로써 CJ제일제당의 주요 자원순환 정책으로 꼽았다. 이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4년간의 연구를 통해 햇반 용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남은 플라스틱(스크랩)을 햇반 용기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열성형 소재 재활용 기술을 확대 적용해 연간 버진 플라스틱 ‘60t’을 절감했다. 또 스팸의 플라스틱 캡을 제거함으로써 ‘446t’도 절감했다고 한다. 나아가 이 같은 패키징 감축으로 CJ제일제당은 이제까지 총 ‘925t’의 플라스틱 원료를 저감했다고 밝히고 있다. 925t은 수치로만 보면 큰 숫자다. 그러나 얼마나 큰 수치인지 숫자의 의미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제 925t은 CJ제일제당의 연간 플라스틱 포장재 발생량에 비하면 세발의 피다. 연간 출고량 3만4804t의 2.6%다. 이는 1년 동안 늘어난 양 1762t보다도 적다. CJ제일제당은 2021년 플라스틱 포장재 판매량을 전년(3만3042t) 대비 5.3% 늘었다. 1년 동안 늘어난 양보다도 적은 양을 감축한 것이다. ‘2687t 늘어날 것이 덜 늘어난’ 정도다. 이 중 몇 %가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인지도 알 수 없다. 연간 5억5000개가 판매되는 햇반 용기는 재활용이 어려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CJ제일제당의 대응은 수거 서비스 운영을 통해 재활용을 유도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2022년도 햇반 용기를 400만개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판매량의 0.7%다. 햇반 용기는 복합 플라스틱으로 별도 햇반 용기만 분리해 별도의 공정을 거쳐야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복합 재질이기 때문에 재활용 표기에 ‘OTHER(아더)’로 표시된다. 햇반 용기만 따로 일일이 분리해야하는 번거로운 작업을 거치는 선별장이 거의 없다보니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형마트 등에 햇반 용기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고, CJ제일제당 자사몰 구매에 대한 무료 수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같은 다양한 재활용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그 양은 이처럼 미미했다. CJ제일제당의 재생 원료(PCR) 사용량 60만t은 또 어떤가. 이는 전체 플라스틱 포장재의 0.2%도 안되는 양이었다. 재활용률 95.3% 외에 여기에 언급된 비율(%)은 모두 회사 측에 요구해 받은 자료를 기반으로 계산한 것이다. 일반 소비자가 CJ제일제당의 자원순환경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린워싱이란.상식사전은 그린워싱(Green Washing)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가리킨다. 예컨대 기업이 제품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는 축소시키고 재활용 등의 일부 과정만을 부각시켜 마치 친환경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그린워싱에 대한 명확한 잣대나 기준은 사실 다소 모호하다. 법적으로 규제하기도 어렵다. 다만 기업은 경영활동에서 동반된 전 과정(Life cycle assessment)에 걸쳐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과정을 알리고, 환경을 중심에 놓고 오염을 줄여야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명확하다. 높은 수준의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그린워싱을 가짜정보로 넘어서 제대로 밝히지 않는 것까지도 포함하는 추세로 강화되고 있다. 몇 해 전 네슬레는 자사 커피 캡슐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소개했지만, 캠페인을 통해 재활용된 제품의 양과 규모를 밝히지 않아 그린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캐나다의 친환경컨설팅기업인 테라 초이스(Terra Choice)가 제시한 기업들의 그린 워싱 판단 기준 7가지(상충효과 감추기, 증거불충분, 애매모호한 주장, 관련성 없는 주장, 거짓말, 유해상품 정당화, 부적절한 인증라벨) 중 첫 번째 상충효과 감추기에 해당한다. 상충효과 감추기란 친환경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나 인증 없이 친환경적인 몇 개의 속성에만 초점을 맞춰 홍보하는 것이다. 아울러 자연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속성을 감추는 것도 포함된다. 좋은 것만 고르고 나쁜 것은 고르지 않는 체리피킹(Cherry Picking) 행위를 말하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정보공개를 요구하는 국제적 이니셔티브 감축 가능성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가입 계획은 없지만, 플라스틱 이슈는 단일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어 향후 당사도 적절한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공동의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해왔다.
  • 깜깜이 환경정보…환경공시제도의 헛점[플라스틱 넷제로]
    깜깜이 환경정보…환경공시제도의 헛점
    김경은 기자 2022.11.2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환경문제 해결은 정부의 무능과 비리, 환경에 대한 시장의 권리획정의 어려움 등으로 공동체적 해결방식만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환경정보공개가 뒷받침이 돼야한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그동안 얼마나 소홀했는지 보여주는 증거는 넘쳐난다. 한국비교공법학회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환경정보공개제도의 기본구조는 일본과 유사하지만, 환경정보의 행정적·사법적 운용상 정보공개의 수준과 입법 형성의 규율방식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인 국민연금조차 제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환경 부문이다. 국민연금이 책임투자를 위해 고려하는 ESG정보 중 환경(E) 정보의 입수율은 2021년 기준 43.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중시하는 경영이념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ESG에서 E(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민연금은 14개 평가이슈와 61개 평가지표로 ESG 평가를 실행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환경부 장관)이 국민연금으로부터 받아 재구성한 국민연금 ESG 지표 현황에 따르면 지배구조 정보 입수율은 93.6%에 달하고, 사회 부문은 75.4%, 환경 부문은 43.1%였다. 한 의원은 환경과 사회의 정보 입수율이 낮은 이유로 공시 의무화가 지배구조에 비해 늦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무화는 2025년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시작해 2030년에 의무화된다”며 “또 2022년부터 자산규모 2조원 이상 주권상장법인에 대해 환경정보공개제도를 의무화해 보완될 전망이지만 지표가 달라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꼬집었다.한 의원은 “정부는 ESG 정보공개 의무를 국제적인 흐름에 뒤처지지 않게 조속한 의무화를 검토하고, 국민연금은 ESG 정보의 입수율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정보 공개 요구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는 우리나라의 현행 환경정보가 대부분 기업 자율로 운영되고 있는 데 따른 문제와 의무 공개되는 지표 역시 국민연금이 요구하는 것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알맹이 쏙 빠진 정보 공개 제도 현행 우리나라의 환경정보공개는 크게 자율공시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의무공시인 환경정보공시제도로 나눌 수 있다. 의무공시인 사업보고서상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업량 등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환경정보를 포괄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이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의무공시가 추진되는 것이다. 2025년부터는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2030년엔 전체 코스피 상장사까지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지속가능보고서는 통일된 작성 기준이 없어 기업들은 정보를 고의로 누락하거나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지속가능보고서 공시가 의무화되는 2030년까지 우리나라는 이렇게 정확한 정보공개가 이뤄지지 않을 위험을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외에 의무 공시제도의 다른 큰 축인 환경정보공시제도는 환경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 근거해 녹색기업, 환경영향이 큰 기업,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다. 사업보고서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별개의 제도이며,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등록해야 한다. 이대로라면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환경정보공개제도라는 중복 규제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보고서, 지속가능보고서, 환경정보공개제도 등으로 흩어진 정보 속에서 일반 소비자들은 어디에 가야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혼란하다. 문제는 국제사회의 순환경제 패러다임이 사실상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 논의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폐기물과 관련한 지표가 얼마나 정교하게 개발될 수 있을지 강한 회의가 든단 점이다. 환경정보공개제도의 정보 공개 항목은 의무 6~13개, 자율 11~14개다. 사업현황, 용수 사용량·재활용량,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재활용량, 국내외 환경법규 위반현황은 반드시 작성 공개해야 하는 항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환경법학회는 자율공시대상으로 지정되어 있는 온실가스 저감투자, 온실가스 관리수준 등이 의무공개되지 않아 기후변화 대응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항을 파악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자원순환과 관련해 폐기물 정보는 의무공개 대상이긴하나 거의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식이다. 폐기물 발생량과 재활용량은 ‘사업장 폐기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법적인 정보공개 의무는 강제적인 만큼 시민에게 직접적 위험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정보로 최소한의 제한을 해야할 필요는 있다. 하지만 환경 오염 위험이 높은 폐기물 정보는 제조 이후 유통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어쩌면 지금 국제적 문제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 유출의 문제 등을 볼 때 유통단계에서 더 많은 위험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출처: 환경부정보 공개의 방식도 문제다. 개별 사업장별로 공시하고 있어, 본사와 수십 개의 개별 공장이 나뉘어 공시된다. 기업별 합산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정부에 별도 의뢰를 해야 한다. 환경부가 제공한 기업별 폐기물 발생량 상위 50개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폐기물을 발생한 곳은 포스코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포스코가 2197만t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현대제철, LS MnM, 현대건설, 고려아연, GS건설, 삼성전자 등의 순이다. 그런데 사업장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발생량 상위 기업에 폐기물의 무게가 많이 나가는 철재와 건축자재가 상위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 자료가 과연 기업이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폐기물에 대한 정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고 만든 기준인지 의아해지는 대목은 또 있다. 고철과 건설폐기물은 재활용률이 높아 재활용률도 90%가 넘는다. 심지어 현대제철 등 일부 기업은 재활용률이 100%를 초과했다. 외부에서 유입된 폐기물을 함께 위탁 처리하면서 재활용률이 100%를 초과한 것이다. 한 폐기물 전문가는 이는 사업장의 정확한 폐기물 발생 및 처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환경정책을 펼치고 있는 해외사례를 흉내만 내고 있는 정책입안과정이 빚은 촌극이다. 우리 사회의 검증과 감시가 부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제품을 재활용이 쉽게 만들거나, 재활용된 재료를 사용해 만들 의지를 갖지 않는다. 글로벌 공급체인의 사이사이에 한국이 자리하고 있는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환경과 경제의 연결고리를 차분히 곱씹으며 경제구조를 재설계 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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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역대 가장 중요한 금통위…'최종금리' 논란 커진다
    최정희 기자 2022.11.07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1월 2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역대 금통위 중 가장 중요한 금통위가 될 전망이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가 언제쯤 어떻게 끝맺음을 할지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년 넘게 금리를 2.5%포인트 올리는 기록적인 금리 인상에도 물가상승세는 안 잡히고 성장세는 꺾이고 있다. 외환시장 뿐 아니라 자금조달 등 자본 시장까지 흔들리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끼리도 눈에 띄게 의견이 달라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3대 3으로 나눠지고 금통위 의장인 이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종금리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 궤도에 오른 셈이다.*한은 11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미국 12월 0.5%포인트 인상 전제(금리는 상단을 기준으로 그래프 작성)출처: 한국은행◇ 다른 배 탄 금통위원들…“성장·물가 인식차 커졌다”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던 10월 금통위에선 주상영, 신성환 위원이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2명이 ‘소수의견’을 낸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작년 10월 금리 동결 결정에 반해 임지원(현재 퇴임)·서영경 위원이 금리 인상을 주장한 이후 11월 금리 인상이 이뤄졌고 올 들어선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졌다. 2명이나 소수의견을 냈다는 것은 금통위 내부에 의견이 상당히 갈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상영·신성환 위원은 성장은 나쁘게, 물가는 조만간 안정될 것이라고 본 반면 나머지 위원들은 성장은 소비를 중심으로 안정되고 물가는 더 길게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0.25%포인트 인상 주장을 한 위원은 “가계 초과저축이 내년까지 소비를 유발할지 불확실한 데다 해외소비가 국내 소비를 대체할 수 있어 내년 민간소비가 완만하게 둔화될 것이라는 한은의 전망은 다소 낙관적”이라며 “내년엔 근원물가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근원물가를 2%내외로 안정시키기 위한 기준금리 상단을 3%대 초반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소수의견을 낸 또 다른 위원도 “내년 성장세가 8월 전망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경제 성장 둔화에 따라 고용여건이 악화돼 근원물가, 임금상승률도 하락할 것”이라며 “통화정책의 파급 시차를 고려하면 내년 중후반 국내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율을 금리 결정 변수로 삼는 것도 꺼렸다. 그는 “국내 통화정책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고 환율 상승의 소비자 물가 전가율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빅스텝을 주장한 금통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한 금통위원은 “환율 상승,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을 감안할 때 향후 1년간 물가의 상방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위원도 “물가상승률은 내년 들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정도나 속도가 지연될 것”이라며 “정책 기조를 긴축 수준으로 조기에 전환하고 물가 안정세가 확고히 다져졌다고 판단할 때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금통위원은 “환율 상승기와 고물가 시기에는 환율의 물가 전가율이 높아진다”며 “환율은 비단 물가 뿐 아니라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동, 금융안정이라는 한은의 또 다른 책무와도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금리 인상 폭이 큰 국가일수록 환율 절하폭이 낮은 경향이 나타나고 내외금리차는 외국인의 국내 투자, 내국인의 해외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또 “민간소비의 약 10%에 달하는 초과 저축이 소비재원으로 활용돼 금리 인상 관련 의도치 않은 과도한 경기 하락 가능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수의견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신용스프레드 확대를 우려해 회사채·CP(기업어음) 시장이 취약해질 수 있음을 걱정했으나 빅스텝 주장 금통위원들은 회사채 시장 부진에도 은행의 기업 대출로 기업 자금 조달이 대체로 원활하다는 데 주목했다. ◇ 11월 빅스텝 인상시 ‘4대 3’ 최악 배제 못해 금통위원들의 이견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11월 금통위에서 추가 빅스텝 인상을 할 경우 소수의견이 3명이나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창용 총재가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한은 금통위 역사상 소수의견이 3명 나온 것은 콜금리 도입 이후였던 1999년 이후 세 번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11월 빅스텝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재로선 그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12월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폭을 0.5%포인트로 줄인다는 보장만 있다면 말이다. 한은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 3.25%로 하고, 연준이 12월 0.5%포인트 올린 4.25~4.5%로 결정한다면 금리 역전폭 1.25%포인트는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연준이 12월에도 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면 한미 금리 역전폭은 1.5%포인트로 벌어지고 이 경우 환율 급등 등이 예측 불가라는 우려가 나온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4.25~4.5%까지 인상될 확률은 52%, 4.5~4.75%까지 오를 확률은 48%로 반반 수준이다. 한은으로선 11월, 12월 연준의 금리 결정을 예견하고 베팅하는 수준의 금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 금통위원간 최종금리에 대한 논란도 커질 수 있다. 소수의견을 낸 비둘기(완화 선호) 금통위원들은 최종금리 3.25%를 선호하나 매파(긴축 선호) 위원들은 3.5~3.75% 이상을 선호하고 있다. 비둘기 위원들은 연준보다는 국내 경기, 자본시장 불안 등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큰 반면 매파 위원들은 연준의 높아진 최종금리, 물가 등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연준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한 한은과 금리 오버킬(Overkill·과도한 경기진정책) 가능성이 대치될 것으로 보인다. 매파 위원들 내에서도 이견이 생길 수 있는 대목이다. 9월에 겪었던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 우려에 따른 환율 급등은 한은에 트라우마를 남겼다. 연준의 최종금리 상향 조정에도 환율은 1400원 초반대에서 안착하는 분위기이지만 환율이 이대로 안정될지는 미지수다. 반면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은이 미국을 따라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며 오버킬 가능성을 우려한다. 오버킬은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이 역시 환율 급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마음이 편치 않은 11월이 될 전망이다.
  • [BOK워치]연준 '피봇' 기대감 표하는 한은 총재…"킹달러 기조 조만간 바뀐다"
    연준 '피봇' 기대감 표하는 한은 총재…"킹달러 기조 조만간 바뀐다"
    최정희 기자 2022.10.17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의 가파른 인상을 멈추고 정책 기조를 전환할 것이란 ‘피봇(Pivot)’ 기대감은 시장에만 있지 않다. 역대 두 번째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연준의 ‘피봇’ 기대감을 설파하고 있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멈추면 킹달러 기조가 크게 흔들리면서 시장 심리가 급격하게 변할 것이란 기대다. 실제로 정부와 한은의 환율 급등 완화책의 시계가 ‘연말’에 맞춰져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동행기자단 제공)◇ “미국 계속 금리 올릴 수 없어…기대 바뀌는 시기 멀지 않아”이창용 한은 총재는 12일 빅스텝을 한 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는 것을 멈추면 또 많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 변동성이 크다”고 밝혔다. 지금은 전 세계가 킹달러를 바라보며 자국 통화 가치 절하에 쩔쩔매고 있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출 경우 킹달러 기조가 크게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총재의 연준 ‘피봇’ 기대감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더 구체화됐다.이 총재는 이 간담회에서 “약간의 실버 라이닝(silver lining·긍정적인 요소)이라고 하면 미국이 11월, 12월 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릴 가능성을 얘기하지만 (금리 인상이) 무한히 계속 될 수 없다”며 “미국 (금리 인상폭 축소가) 12월에 이뤄질지, 내년 1월에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기대가 바뀌는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금리 인상이 끝나고 바로 인하하진 않겠지만 금융시장은 미리 반응하기 때문에 그런 기대에 시장이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발언은 올해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역사상 가장 빨라지면서 달러화도 급격히 상승했지만 이런 기조가 연말께 가면 순식간에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1400원을 훌쩍 웃돈 원·달러 환율도 조만간 급등세가 꺾일 것이란 기대다. (출처: 마켓포인트)실제로 정부와 한은의 외환정책 시계는 ‘연말까지’로 집중돼 있다. 앞으로 2개월 반 정도 남았다. 이 기간 환율 급등 요인을 최대한 제거하고 환율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들이 나오고 있다. 한은과 국민연금이 14년 만에 체결한 1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는 일단 연말을 만료 시점으로 하고 있고 정부는 조선사 선물환 매도를 지원해 연말까지 약 80억달러가 외환시장에 공급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한 외국인 채권 투자 이자 및 양도소득세 비과세도 2개월 반 앞당긴 17일부터 즉시 시행키로 했다. 미국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시 오르면서 11월은 물론 12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이 이뤄지고 내년 최종 금리 상단이 5%를 넘을 것이란 전망에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5.1%로 전달(4.7%)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5년물도 2.7%에서 2.9%로 뛰었다. 미국 금리 인상 강도가 세질수록 환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외환당국에 각종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연말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기준금리 결정’까지 좌우하는 ‘환율’ 수준 이 총재가 연준의 긴축 강도가 한층 더 세지고 있는 마당에 연준 ‘피봇’ 기대감을 설파하고 있는 이유는 표면적으론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거주자의 해외 증권 투자를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워싱턴 기자간담회에서도“서울대 발전기금 펀드매니저를 했었는데 환율 1100원일 때, 환율 1300원(1400원)일 때 투자가 다르다”며 “1~2개월 보고 단타로 돈 따먹기 하지 말고 1년 이상 투자할 생각하고 차라리 지금 국내 예금에 넣어서 5%, 채권에 넣어서 7% 고정된 수익을 확보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1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지금 해외 투자를 잘못했다간 환차익 기준으로 ‘상투’를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환율을 완화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많이 올려야 하는 것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올리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었다. 이 총재는 “빅스텝을 하게 된 것은 환율에 대한 고려가 반영됐다”며 “고환율로 물가가 떨어지는 속도가 상당기간 느려질 수 있고 금융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금리차가 너무 벌어지면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지만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이 환율 상승을 얼마나 억제할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환율의 변동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강달러에 대한 예상”이라며 “우리가 어떠한 조치를 하더라도 큰 틀의 흐름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긴축 정책이 어느 속도로 어떻게 갈지가 국제금융시장을 흔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가속화할 수록 단기간의 충격은 크겠지만 이 총재의 기대대로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렇다고 달러 강세 기조가 꺾일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연준의 가속화된 금리 인상이 내년 세계 경기를 더 암울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기침체에 안전자산인 ‘달러’를 향한 구애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BOK워치]빚 감축 vs 빚 폭탄…한은, 금리 무게 어디에 두나
    빚 감축 vs 빚 폭탄…한은, 금리 무게 어디에 두나
    최정희 기자 2022.10.1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삼성본관 한은 기자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한국은행)[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1년 3개월간 기준금리가 무려 2.5%포인트나 오르는 등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금리 인상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 가격 급락뿐 아니라 부동산 등 실물자산까지 하락하면서 ‘유동성 부족’ 공포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은이 물가, 환율을 고려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릴 경우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이에 맞물린 빚에 연체 등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지면서 금융시스템 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은은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부채가 하락, 감소 등의 조정을 받는 것이 금융안정 측면에서 더 필요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금융안정 관점에서도 ‘빚 폭탄’우려보다 ‘빚 감축’에 더 무게를 두겠다는 뜻이지만 언제 어떻게 바뀔지는 미지수다. (출처: 한국은행)◇ BIS vs 뉴욕 연은, 상반된 중립금리 연구한은 뿐 아니라 주요국이 역사상 가장 빠르게 금리를 올리면서 두 가지 측면의 ‘중립금리’ 연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중립금리를 추정할 때 성장갭(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차이), 물가갭(잠재 물가상승률과 실제 상승률 차이)이 닫히는 것 외에 ‘신용갭’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용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및 기업 등 민간부채 비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측정한 것이다. 신용갭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 중립금리는 성장, 물가를 고려한 일반 중립금리보다 훨씬 더 높아지게 된다. 중립금리는 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추정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데 대략 2~3% 수준이 중립 수준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신용갭까지 고려하면 중립금리는 4%대로 껑충 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작년 9월께 신용갭까지 고려한 우리나라 중립(준칙)금리 수준이 작년 6월말 현재 4%를 상회한다고 평가했다. 당시엔 물가상승률이 2~3%대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물가가 5%대인 현재는 이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대출금리가 급등하고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GDP대비 가계신용 비율은 6월말 현재 장기추세 대비 0.2%포인트 플러스 상태이고 기업신용 비율은 무려 7.0%포인트나 플러스를 보이고 있다. 10%포인트 넘어가면 ‘경고’ 수준으로 본다. 반면 미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이 지난달말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고려한 ‘중립금리(R**)’는 금리가 어느 임계점을 넘어갈 경우 금융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통상 신용 스프레드가 높고 은행 등 금융부문의 레버리지가 높을 수록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고려한 중립금리’가 일반 중립금리보다 낮은데 경기, 물가 등 실물 상황만 고려해 임계점을 넘어 금리를 올릴 경우 금융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런 상황에선 경기, 물가 등을 고려한 금리 인상과 ‘금융 안정’이 양립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용 스프레드가 높아지고 있고 가계·기업 등 민간신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고려한 중립금리’는 일반 중립금리보다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뉴욕 연은이 제시한 중립금리 추정 모형은 한은이 사용하는 모형과 달라 레벨을 갖고 높고 낮음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12~2021년 3분기까지 1분기당 가계대출 평균(출처: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고통 있더라도 ‘빚 감축’이 먼저 필요”두 가지 상반된 ‘중립금리’ 추정 방식을 우리나라 상황에 적용하면 금리 결정시 ‘빚 감축’이 먼저냐, ‘빚 폭탄’ 우려가 먼저냐로 좁힐 수 있다. 한은은 아직까진 ‘빚 감축’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작년 8월 금리 인상을 처음 시작하게 된 배경이었던 빚투(빚을 내 투자)에 따른 부작용을 고통이 있더라도 일부 감내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2~3년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고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이 금융불안의 큰 원인이 됐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통해 부동산 가격이 어느 정도 조정되고 가계부채 증가율도 조정되는 것이 고통스러운 면이 있지만 전체로 봐선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계대출 금리가 3%일 때 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분기당 34조1000억원에서 26조3000억원으로 7조8000억원 증가 억제 효과가 있다. 한은은 아직까지 금리 결정시 뉴욕 연은에서 제시한 ‘금융시스템 리스크까지 고려한 중립금리’를 따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금리를 올릴 때 부동산,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 금융시장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을 면밀히 보면서 결정하고 있다”며 “이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더라도 금융안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수준까지는 아직 아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 관계자도 “현재 실질 정책금리는 마이너스(-1.2~-2.6%)로 여전히 완화적이라 아직까진 문제될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신용갭이 굉장히 높은 상태에선 금융불균형을 고려해야지, 부동산 가격 하락 등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고려해 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은 아직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로는 불확실성이 큰 탓에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 총재의 10월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환율’을 언급했는데 한미 금리 역전폭을 줄이는 것이 환율 급등을 방어하는 데 효과가 있을지 여부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장민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환율까지 고려한 올해말 적정금리 수준은 4.82~5.82%로 물가, 성장만 고려했을 때 수준(4.29~5.29%)보다 0.5%포인트 이상 높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도 “한미 금리차 벌어지면 그로 인해 환율이 변동되고 자본유출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과도한 긴축이 외려 환율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미 금리차와 환율의 상관관계는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 총재가 최종 금리를 3.5%수준으로 전망한 것이 내수 경기 안정, 국내 금융시장 부담을 덜어줘 원화 절상에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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