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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모 직장까지 잃게 했던 과외…8년만에 허용되다[그해 오늘]
    부모 직장까지 잃게 했던 과외…8년만에 허용되다
    한광범 기자 2023.02.02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1989년 2월 2일, 정부가 대학생 과외를 전면 허용했다. 전두환 신군부가 권력을 탈취한 이후인 1980년 7월 30일 전면적인 과외 금지를 내건 지 8년 7개월 만이었다.문교부(현 교육부)는 이날 과외금지조치 완화방안으로 이 같은 대학생 과외를 전면적으로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정부 내부에선 ‘방학 중 허용’을 고심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전면 허용으로 변경됐다. 다만 입시학원의 경우는 여전히 재학생들에겐 방학에 한해서만 허용됐다.1998년 9월 서울시내 인문계 고교 교무부장둘이 서울시교육청 강당에서 불법 고액과외 추방을 위한 자정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우리나라 사교육 시장은 현재와 같은 학원이 아닌 과외 중심이었다. 높은 교육열 때문에, 1950년대부터 과외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과거 중학교와 고등학교도 시험을 보고 들어갔기에, 치열한 입시 전쟁 속에서 과외 등 사교육에 대한 수요도 매우 높았다.현재와 같이 대학교 재수에 그치지 않고 명문 중·고교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를 하는 학생들도 많았기에 이들을 위한 사교육 시장도 점차 커지게 됐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대한 순차적인 평준화가 실시됐지만, 사교육 열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급격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국민들의 소득 수준도 높아지며 사교육 수요는 나날이 높아졌다. 현직교사들이 불법적으로 과외를 하다 적발되는 사건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도 했다.◇자녀 과외시켰다가 공직자 139명 쫓겨나전두환 신군부는 권력을 탈취한 직후 인기영합주의 차원에서 과외를 전면 금지시켰다. 학원의 경우도 졸업생이나 독학생에 대해서만 전면 허용됐고, 중고교 재학생의 경우 방학에만 다닐 수 있도록 했다. 과외를 하다 적발되면 부모 신상이 공개되는 것은 물론, 공무원을 포함해 일반 사기업에서도 면직되는 등 강력한 처벌을 내리도록 했다. 단속을 위해 내부부(현 행정안전부)와 국세청 등이 포함된 합동단속반을 대규모로 꾸리기도 했다.실제 신군부는 과외금지 정책을 실시한 직후 대규모 단속을 실시해 그해 11월 과외를 받은 중·고생 96명을 적발해 이들 중 47명에 대해 무기정학을 시키고, 이들 부모는 24명에 대해선 직장에서 해고했다. 과외 교사들은 재판에 넘겨져 처벌을 받았다. 1987년 말까지 과외로 적발된 인원은 약 2500명, 이중 10%가량이 형사입건됐고, 직장에서 쫓겨난 공직자만 139명에 달했다.이처럼 제도 시행 초기, 신군부는 경찰을 중심으로 ‘과외 소탕’에 나섰다. 신군부는 정기적으로 과외 단속 실적을 발표하며 근절 의지를 드러내는 등 강력한 단속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과외 금지는 점점 더 유명무실해지고 있었다. 신군부가 사교육을 대체하겠다며 교육방송을 개국했지만 사교육 수요는 여전했다. 암암리에 비밀과외는 성행하고 있었고, 오히려 과외비에는 적발을 고려한 ‘위험수당’까지 포함되며 과외비가 더 오르게 됐다.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아파트에 개인과외 광고 전단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대법원도 1984년 9월 정부의 획일적 과외 단속에 제도를 거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대법원은 ‘불법 과외 교습’은 일정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교습하는 행위만 해당하고, 지인 집에서 지인 자녀에게 반복성 없이 공부를 가르친 대학원생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헌재 “과외금지는 자녀교육권, 직원선택자유 침해”그 후 1987년 6.10 항쟁 등 민주화 열기가 고조되며 전두환 신군부의 퇴장을 앞둔 시기, ‘과외를 다시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988년부턴 정부의 사실상 과외 단속도 사라지며 비밀과외는 더욱 활성화됐고, 결국 정부도 사회적 분위기를 따랐다.1989년 정부의 발표 내용은 대학생에 한해서만 과외를 허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엔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던 대학생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학생이 아닌 일반인의 과외는 물론, 대학생이 전문적으로 하는 과외 역시 금지했다. 중·고교 재학생들의 학원도 여전히 불법이었다.정부는 이후에도 대학생 과외가 아닌 불법과외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했다. 시민들 사이에선 일반인 과외가 횡행했지만, 법에선 여전히 일반인 과외를 엄격 금지했고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생 과외만 허용되자, 결국 높은 과외비를 충당할 수 있는 가정과 그렇지 못한 가정의 사교육 격차는 커지기 시작했고, 시민들의 불만도 함께 커졌다. 결국 정부는 1991년 7월 초·중·고교 재학생의 학원 수강을 전면 허용했다.문민정부였던 김영삼·김대중 정부는 대학생 한정을 넘어 ‘과외 전면 허용’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으나, 여론의 반발에 밀려 결국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헌법재판소가 2000년 4월 ‘과외금지’ 조항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므로 국민의 자녀교육권,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규정”이라고 결정하며 ‘과외 금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 대권 꿈꾸던 안희정의 처참한 몰락[그해 오늘]
    대권 꿈꾸던 안희정의 처참한 몰락
    한광범 기자 2023.02.01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해 8월 4일 오전 만기 출소해 경기 여주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19년 2월 1일, 서울고법 형사12부가 성폭력 혐의로 재판을 받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5년 취업제한 명령도 함께 내려졌다. 안 전 지사 수행비서였던 김지은씨가 2018년 3월 5일 한 방송사 저녁 뉴스에 나와 “성폭력을 당했다”고 인터뷰한 지 10개월여 만이다. 안 전 지사는 당시 김씨의 방송 인터뷰 몇 시간 만인 6일 0시 50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김씨에 대한 사과와 함께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 입장은 잘못”이라고 밝힌 후, 도지사직 사퇴와 정치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리고 6일 오전 10시 30분께 사직서를 제출하고 도지사직에서 물러났다.김씨는 변호인단을 구성해 6일 안 전 지사에 대해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서울서부지검에 냈다. 김씨 인터뷰 후 종적을 감췄던 안 전 지사는 8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계획했으나 예정된 시간 직전 이를 취소했다. 그리고 하루 뒤인 9일 오후 5시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그리고 같은 달 19일 오전 10시 검찰에 두 번째 출석하며 취재진 앞에서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고 하십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도 “성관계 시 위력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검찰은 두 차례 안 전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혐의를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검찰은 안 전 지사에 대해 강제추행, 피감독자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과 안 전 지사 측은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김씨 역시 증인으로 출석하거나 방청을 하며 수차례 재판을 지켜봤다.1심은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안 전 지사와 김씨가 지위상 위력관계인 점은 인정되나 김씨 진술 등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증언에 신빙성이 부족한 점이 다수 나타나고 그 외에 공소사실에 대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검찰은 즉각 항소했고, 서울고법 형사12부는 김씨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며 1심 판결을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이 사소한 부분에서 불명확하더라도 그 진정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특히 첫 간음이 이뤄진 시기를 고려할 때, 수행비서 업무를 시작한 지 겨우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고 결론 냈다. 안 전 지사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2019년 9월 9일 상고를 기각하고 유죄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안 전 지사는 대법원 확정 판결 이후 경기도 여주교도소로 이감돼 남은 형기를 복역한 후 지난해 8월 만기출소했다.
  • "엄마를 죽여달라" 딸의 살인청부…엄마는 용서했다[그해 오늘]
    "엄마를 죽여달라" 딸의 살인청부…엄마는 용서했다
    한광범 기자 2023.01.31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2019년 1월 31일. 서울남부지법 한 법정에 여성 A씨(당시 31세)가 울먹이며 피고인신문을 받고 있다. A씨에게 공소가 제기된 혐의는 존속살해예비죄였다. 심부름업체에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해달라고 청부했다는 혐의였다. 심부름업체 운영자 B씨가 애초부터 A씨로부터 돈만 받아 챙기려 했기에, 실제 범행은 실행되지 않았다.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란 A씨는 어린 시절부터 결혼 이후까지 어머니 C씨로부터 사사건건 통제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그는 2018년 10월 사실혼 관계에 있던 남편과 헤어지고 내연남과 새로운 출발을 꿈꿨다. 당시 A씨의 내연남은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김동성이었다.2018년 4월 김동성을 처음 만난 A씨는 친절하던 김동성에게 빠져 들었고,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폈다. 당시 A씨는 물론 김동성 역시 모두 배우자가 있던 상황이었다.A씨는 김동성에게 자신의 강남 아파트 등기부등본까지 보여주는 등 재력을 과시하며 접근했다. 교제 기간 동안 A씨가 김동성에게 건넨 금품은 애스턴마틴 승용차, 롤렉스 시계를 포함해 5억5000만원 상당이었다.◇“오늘 내일 중 범행하면 추가 1억 주겠다”김동성과의 새출발을 꿈꾼 A씨는 모친의 존재가 새출발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청부살인을 계획했다. 그는 2018년 11월 인터넷에서 검색한 ‘심부름센터’에 메일로 ‘자살로 위장해 살인을 할 수 있느냐’고 청부살인을 의뢰했다.심부름센터로부터 ‘가능하다’는 답장을 받은 A씨는 이후 한 달여 동안 모친 집의 주소, 비밀번호, 모친의 생활습관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총 6500만원을 송금했다. 심부름센터 운영자 B씨가 돈을 받은 후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자, 같은 해 12월엔 “오늘 내일 중으로 마무리하면 1억원 드리겠다”고 추가 제안을 하기도 했다.A씨는 이 같은 제안을 하며 12월 초 김동성과 살기 위해 계약한 강남 아파트 전세계약 잔금지급 일정과 범행시 모친 장례일정 등을 언급하며 범행을 재촉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초 돈만 받고 살인할 계획이 없던 B씨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실행하지 않았다. 그 사이 A씨의 남자관계를 의심하던 A씨 남편이 A씨의 이메일에 몰래 접속하며 범행은 탄로 났다.당시 사건은 세간에 충격을 줬다.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재력이 있는 현직 중학교 기간제 교사가 자신을 홀로 키운 어머니를 살해하려 했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김동성도 A씨 모친으로부터 뒤늦게 연락을 받고서야 A씨의 살인청부 범행을 알게 됐다.자칫 존속살인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A씨 모친은 수사기관과 법원에 딸의 탄원서를 수차례 냈다. 그는 탄원서에서 “저의 지나친 간섭과 폭언, 폭행 등 강압적인 통제로 딸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는 거의 매일 구치소에 수감된 딸을 찾았다. ◇당사자들 “내연관계 아니다”→법원 “내연관계”A씨는 “어릴 때부터 엄마로부터 너무 많은 억압과 규제를 받았다. 제가 만나는 남자친구를 다 탐탁지 않게 여기고 그런 부분에서 엄마가 없으면 힘들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이 있었다”고 평소 모친에 대해 불만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이어 “엄마는 도덕적 잣대가 높아서 김동성을 만난다고 하면 그 남자를 죽이려고 하실 게 뻔했다”며 “(살인청부가 김동성 때문이라고) 꼭 그렇게 볼 수는 없지만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청부살인 의뢰는 단순 호기심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그는 다만 모친과 관련해선 “죄는 내가 지었는데 엄마가 죄책감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면회를 오신 엄마가 ‘내가 받아야 할 죄를 네가 대신 받는구나’라며 많이 울고 가셨다”며 “엄마가 면회에 오지 않는 날이 있었는데 엄마가 날 포기한 것 같아서 너무 무서웠다”며 울먹였다.김동성은 A씨와 내연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했고 A씨 역시 “나 혼자 좋아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으나, 법원은 “내연관계”라고 인정했다.1심은 “적극적으로 피해자 정보를 제공하고 거액의 금원을 교부한 점에 비춰보면 A씨의 청부살인 의뢰 의사는 아주 진지하고 확고했다”며 “범행 배경엔 단순히 모친과의 갈등뿐만 아니라 재속 상속이라는 금전적 의도도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그러면서도 “피해자인 A씨의 모친이 범행의 배경이 강압적 통제 등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것이라며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형량이 높다”며 상소했지만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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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딴소리]조희연의 자사고
    조희연의 자사고
    김영환 기자 2022.12.18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교육감 직선제 도입 후 최초의 3선 서울시교육감이 된 조희연 교육감은 고교 선배이다. 그리고 잘 알려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특수목적고(특목고) 폐지론자다. 최근 자사고와 외국어고 등에 올해에만 120억원에 달하는 ‘사회통합전형 미충원 보전금’을 주지 않아 또 구설에 올랐다.조희연 서울시교육감(오른쪽)과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017년 청와대 앞에서 자사고·외고 등 폐지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지난 2019년 그는 본인의 모교인 서울 중앙고에 대해 자사고 취소를 결정했다가 법원의 반대로 발목잡혔다. 과거 “양반제도 폐지를 양반 출신이 주장할 때 더 설득력 있고 힘을 갖게 된다”던 조 교육감의 인식을 고려하면 왜 모교의 자사고 취소를 강행했는지 어렴풋이 이해된다.다만 당시 중앙고를 빼고도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한대부고 등 모든 학교가 승소했다. 교육청이 임의대로 평가 기준을 바꿔놓고 뒤늦게 소급적용한 게 법원에선 위법하다고 봤다. 이 소송에서 2억원에 가까운 혈세를 써놓고도 조 교육감은 “사법(부)의 보수화 때문”이라고 했다.이제 자사고 문제는 보다 근원적인 질문을 받은 상태다.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통과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의 위헌 여부가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2. 다른 근원적 질문을 던져본다. 조 교육감 스스로도 인정한 ‘내로남불’이다. 자사고와 외교 모두 불평등이라면서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조 교육감의 두 아들들은 모두 외고 출신이다.그는 지난 2021년 6월29일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301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면서 애들(자녀들)은 외고에 보낸 걸 (남들은) ‘내로남불’이라고 하는데, 인정한다”라고 했다.보다 먼저 논란이 됐던 이가 18대 서울시교육감인 곽노현 전 교육감이다. 그도 외고 폐지를 주장했지만 역시 아들은 외고를 나왔다. 당시 곽 전 교육감이 해명했던 “아들이 외고에 가고 싶어 했다”는 말은 믿고는 싶었다. 그러나 곽 전 교육감은 그저 시작일뿐이었다. 남의 자식은 자사고, 특목고에 보내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제 자식들은 특목고에서 교육을 받도록 했다. 자사고·특목고 폐지 등의 정책이 본인들에게는 교육지대계에 흠뻑 취한 ‘로맨스’겠지만 십수년째 반복되는 제 자식 챙기기를 지켜보는 국민 입장에서는 넌덜머리나는 ‘불륜’일뿐이다.3. 문재인 정부 시절 법적으로 자사고를 없애겠다는 의지를 보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정작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은 자녀들을 각종 자사고와 특목고에 입학시켜 단물을 맛봤다.서울 중앙고등학교(사진=연합뉴스)전직 교육부 장관으로 외고 폐지 정책을 추진해 온 김진표 국회의장의 딸이 외고를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문체부 장관을 지냈던 황희 전 장관의 딸도 자사고를 거쳐 외국인학교를 다녔고 중기벤처부 장관이던 권칠승 전 장관의 딸도 국제고를 졸업했다. 일일이 적자면 기사가 넘칠 정도로 해당 사례는 수두룩하다.지난 대선전을 앞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동학 최고위원으로부터 관련 지적이 나왔을 만큼 민주당의 해당 정책은 위선적이다. 이 위원은 “특수목적고를 없애자면서 자녀들은 과학고, 외고에 보냈다”라며 “위선과 내로남불의 표상이 됐다”고 비판했다.문재인 정부 시절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사태는 민주당이 진행해온 교육 정책에 국민들이 얼마나 큰 반감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4. 조 전 장관의 딸 조민씨는 한영외고 출신으로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을 거쳐 의사가 됐다. 이 과정에서 물론 조씨 스스로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교수이던 두 부모의 ‘스펙 적립’ 기여가 드러나면서 대한민국을 들끓게 만들었다.특히 장영표 단국대 교수가 조 전 수석의 딸을 논문 제1저자로 올려 주고, 조 전 장관은 장 교수의 아들에게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의 인턴십 확인서를 준 이른바 ‘스펙 품앗이’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교수 사회가 상부상조로 자녀들에게 만들어줄 스펙을, 제 기량만으로 넘어설 수 있는 수험생이 얼마나 될까.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수능 줄세우기로는 창의성 높은 인재를 뽑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동의하는 목소리도 크다. 그렇다고 제 자식들에게만 특혜를 주려는 사람들이 만들고 있는 교육 정책이 얼마나 범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을까.“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 전 대통령의 취임사는 적어도 교육에 있어서만큼은 전술했던 인사들로부터 모두 부정당했다. 기회를 불평등하게 주었고, 과정도 불공정했다. 결과는 따로 말할 것도 없다.조희연 교육감이 3선 서울시교육감이 됐지만 단일화를 하지 못했던 보수 진영 조전혁, 박선영, 조영달 후보의 득표수 합계가 더 많았다. 전국적으로도 2018년 14곳을 싹쓸이했던 진보 진영은 2022년에는 5곳을 보수 진영에 넘겼다. 국민의 선택을 새길 필요가 있다.
  • [딴소리]쓰레빠의 예의
    쓰레빠의 예의
    김영환 기자 2022.12.11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슬리퍼는 뒤축을 없애 신고 벗기 편하게 만든 신발이다. 발에 걸치기 위한 특별한 장치가 없어 발등을 지나는 끈으로 고정한다. 14세기 팬터풀이라는 이름의 원형이 있었는데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 슬리퍼라는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우리는 ‘쓰레빠’라는 일본식 발음도 친숙하다.한국에서는 1920년대 들어서면서 요릿집을 중심으로 확산했다. 방에서 방을 지나거나 화장실을 다녀올 때 간편했다. 슬리퍼 대비 신고벗기 어려운 구두나 운동화를 대신해 가벼운 목적의 왕래를 도왔다. 현재도 신발을 벗어야 하는 업장에서 흔히 제공된다.1980~90년대 초등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은 신발 주머니라는 것을 들고 다녔다. 실내화를 넣는 가방이다. 물론 슬리퍼와 같은 형태가 허락된 것은 아니었고 운동화 모양의 실내화를 갈아신도록 했다.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한국에서 실내는 신을 벗고 들어서는 곳이다. 여전히 외출용 신발을 신고 실내 생활을 하는 서양식 문화와 커다란 차이다. 실내화로서의 슬리퍼가 한국인에게 널리 쓰이는 이유다.뮬 신발을 신고 있는 모델(사진=반스)2. 뮬은 슬리퍼의 한 종류다. 고대 로마어 ‘mulleus calceus’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고대 로마의 법관들이 신었던 신발을 칭하지만 같은 모양이었는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다. 14세기 무렵 베네치아에서 뮬이 크게 유행했다. 고급 신발을 신고 외출할 때 덧대는 신발로 활용됐다.뒤축이 없다는 점은 슬리퍼와 같지만 앞코는 마감이 돼 있다. 앞에서만 본다면 슬리퍼를 신었는지 일반 신발을 신었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그나마 슬리퍼에 비해 격식을 갖춘 모양새다.몇 해 전 뮬이 여성들을 중심으로 유행했을 때 지금은 이직을 했지만 당시 신입축에 속하던 후배 기자가 국회에 뮬을 신고 와서 우리끼리 화제가 됐었다. 출입처에 슬리퍼를 신고온다는 게 가당키나 하냐는 게 동기였던 당시 야당 반장의 강변이었다. 꼰대 자랑 마시라고 농담조로 낄낄대며 넘어갔다.3. 그러고 말 줄 알았던 슬리퍼 공방이 ‘기자의 예의’에서 ‘영부인의 예의’로까지 넘어갔다. 너무 하찮은 것들로 싸우고 있어 이걸 뉴스랍시고 다뤄야하는 21세기 대한민국이 촌극이라는 인식을 지우기 어렵다.기자 출신인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대통령이 얘기할 때 팔짱이야 낄 수 있겠지만, 슬리퍼를 신고 온 건 뭐라 해야 할까”라며 “‘드레스 코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건 너무 무례한 것 아니냐. 대통령이 아니라 남대문 지게꾼과 만나도 슬리퍼를 신고 나갈 수는 없다”고 거론했다.이를 받아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던 김행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제가 대변인 시절에도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이 인터뷰를 할 경우 모든 출입기자들이 넥타이도 갖추고 양복 입고 정식으로 의관을 갖추고 대했다”고 했다.이 같은 지적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 ‘꼬투리 잡기’로 이어졌다. 한 민주당원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난 김건희 여사 사진을 들어 “MBC 기자는 대통령실에서 파는 실내화 신고 있으면 예의가 없고, 김건희는 타국주석과의 만남에 ‘쓰레빠(슬리퍼)’ 신고 다리 꼬고 접대해도 되는 이 멋진 나라”라고 비꼬았다.4. 차담이 이뤄진 청와대 상춘재는 원래 슬리퍼를 착용하는 장소다. 김 여사는 물론, 윤 대통령과 푹 주석 모두 슬리퍼를 착용했다. 실내에서는 밖에서 신는 신발을 차단하는 우리 문화를 고려하면 오히려 실외용 신발을 신는 것이 더 예의가 없는 행위였을 것이다.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과 차담을 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제공)그렇다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이 이뤄진 실내에서 MBC 기자가 착용한 슬리퍼는 예의가 없는 행동인가. 그 기자가 뮬을 신어 발의 앞코를 구두나, 운동화 따위인 것처럼 위장했다면 예의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군예식령 제11조는 ‘군인은 실내에서는 탈모, 실외에서는 착모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대학 강의실에서 모자를 써도 되는지 여부는 해묵은 예의 논쟁 주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서양 복색의 예의다. 조선시대 남성 예의의 표상인 ‘갓’을, 임금 앞에서 벗는 장면을 상상이나 해봤는가.예의는 늘 상대적이다. 기자가 국회와 청와대를 출입했을 때는 휴일 출근을 제외하고 단 한번도 정장을 입지 않은 적이 없다. 기자 초창기 시절 스포츠·연예부 때는 상대적으로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다녔다. 그 때도 잔디밭 그라운드에 하이힐을 신고오는 사람들을 두고는 뒷말이 많았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을 4:1로 잡아낸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는 슬리퍼를 신고 그라운드에서 펠레의 안녕을 기원하는 플래카드를 들었다.기자나 영부인의 ‘슬리퍼’ 따위에서나 예의를 찾지 말자. 예산안 통과 법정시한도 못 지키는 스스로부터 국민에 대한 예의를 갖추길 바란다.
  • 전범기로서의 욱일기 [딴소리]
    전범기로서의 욱일기
    김영환 기자 2022.12.04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1. 울릉도는 아름답지만 멀리 있는 섬이다. 살면서 한 번 가보았는데 배 타는 것에 취미가 없는지라 꽤 견디기 힘들었다. 포항에서 3시간 넘는 뱃길을 꼬박 졸며 갔던 기억이 있다.섬에는 기가 막힌 물회집이 있다. 여태 먹어본 물회 중에 단연 으뜸이었다. 공항 건설이 한창인 울릉도에 하늘길이 열리면 재방문 의사가 있는데, 이 집 물회의 맛이 큰 이유다.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19년 2020 도쿄 하계올림픽대회 및 하계패럴림픽대회에서의 욱일기 경기장 내 반입 금지금지 조치 촉구 결의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그 물회집에서 몇몇 독도 전문가 학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울릉도에서 선연하게 보이는 섬, 맑은 날이었는데도 오며가는 길에 거친 파도로 인한 멀미가 고생시켰던 섬, 독도 이야기는 평소 갖고 있던 생각과 많이 달랐다.조선시대 이전에 우리가 갖고 있던 독도의 자료는 기실 큰 필요가 없단 거였다. 샌프란시스코 조약 당시 미국의 미진한 태도 때문에 ‘법’의 영역으로 들어서면 우리가 딱히 유리할 게 없다고. 어차피 독도에 대한 실효 지배는 우리가 하고 있어서 그냥 조용히 우리가 갖고 있으면 된다는 게 요지였다.2. 욱일기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공식기다. 욱일은 아침해가 떠오른다는 의미다. 영어로 욱일기를 ‘Rising Sun Flag’이라 부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0세기 초반 일본 제국 시기에 군기로도 쓰였다.기원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메이지 유신을 지나 1870년 무렵부터 일본 해군에서 처음 활용됐다. 제국주의의 맛을 본 일본이 대륙 침략의 야욕을 내뿜던 시기다.‘철십자’를 단 독일 군복(사진=독일 연방군 SNS)일본으로부터 강제 점령기를 당했던 우리로서는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는 문양이다. 이 때문인지 욱일기는 일제시대를 다룰 때 일제의 상징물로 빈번하게 등장한다. 최근 진행 중인 2022 카타르월드컵과 같은 스포츠 행사에도 자주 응원도구로 사용된다. 그 때마다 우리는 욱일기 사용을 FIFA나 IOC 등에 제소하곤 한다. 특히 지난해 열렸던 2020 도쿄 올림픽에는 욱일기에 맞서 ‘이순신 현수막’으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3. 지난 10월에는 국회에서 때아닌 욱일기 논쟁이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미일 동해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일본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해 욱일기와 태극기 함께 휘날리며 합동군사훈련을 한 것이 나중에 역사적으로 어떤 일의 단초가 될지 알 수 없다”고 거론하면서다. 이를 놓고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일본 군함이 욱일기를 달고 부산항이나 인천항 등에 입항한 전적을 들었다. 요컨대 욱일기 문제를 여야 정쟁화 삼지 말란 경고다.2007년 9월 인천항에 입항한 일본 해상자위대 연습함대 카시마함 위에서 자위대 장병들이 인천해역방어사령관(준장 김용환)에게 경례하고 있다.(사진=박대출 의원 페이스북)실제 1998년과 2008년 부산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에 일본 자위대 함정이 참석하면서 욱일기를 게양했고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욱일기 논란이 거세진 것은 요근래의 일이다.월드컵에서 FIFA는 욱일기 사용을 자제시킨다. 그러나 욱일기라서가 아니다. FIFA는 욱일기에 비하면 그다지 논란이 되지 않는 한반도기도 막는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독도는 우리땅’ 세리머니를 펼친 박종우는 IOC로부터 동메달을 박탈받을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사실 욱일기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기 시작한 건 이 즈음부터다. ‘독도 세리머니’는 막으면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 욱일기 응원은 가능하냐는 문제제기가 잇따랐다.4. 아쉬운 것은 이 같은 문제 의식이 한반도 내에만 갇혀 있단 사실이다. 우리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욱일기 응원이 제지됐다고 즐거워하지만 외신에는 Rising Sun Flag를 언급하는 기사를 찾기 어렵다. 우리와 비슷하게 일제로부터 침략을 당했던 중국도 욱일기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일각에서는 서구 사회에서 금기시된 하켄크로이츠와 욱일기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일장기가 하켄크로이츠에 대응되고 욱일기는 독일군의 상징인 철십자와 유사하다는 것이다.물론 꼭 맞는 비유는 아니다. 현재의 독일 국기조차 치워버렸던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다르게 일본은 제국주의와의 완전한 단절에 미적거린 사회다. 그렇더라도 애매모호한 개념의 ‘전범기’ 같은 우리만의 적개심으로 욱일기를 다그칠 일이 아니다. 우리 여야가 정쟁으로 비화시키는 것도 소모적 논쟁에 지나지 않는다.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독일 국기를 빼앗아 치우고 있다.실제 욱일기가 일본 우경화의 상징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세계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폴란드에게 있어 전범 독일의 군대를 상징하는 ‘철십자’는 우리에게 있어 욱일기와 유사한 대상이다. 우리에게 철십자는 어떤 의미인가. 아니 인지조차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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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회 가문' 한화의 성공[오너의 취향]
    '성공회 가문' 한화의 성공
    전재욱 기자 2022.12.13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한화 창업주 현암(玄巖) 김종희는 어려서 별명이 ‘대갈 장군’이었다. 출생(1922년)하고 유년기를 보낸 충남 천안군 천안면 부대리(현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에서 머리 크기로 현암을 당할 친구가 없었다. 머리가 크면 공부를 잘한다는 속설은 그에게 해당했다. 총명하던 현암은 마을의 북일학교(현 천안부대초)를 다녔다. 부대리 성공회 신자들이 세우고 영국 성공회 신부 세실 쿠퍼(한국명 구세실)가 교편을 잡은 서양식 교육 기관이었다.인천 남동구 옛 한화화약공장 부지에 있는 예배당 성 디도 채플. 화약 제조 공정에 투입된 임직원 안전과 회사의 안녕을 기도하는 공간이다. 공장은 현재 한화기념관으로 바뀌었다.(사진=한화)현암은 북일학교에서 공부하며 독실한 성공회 신자로 자랐다. 당시 세실 신부에게 세례를 받았다. 세례명은 디도. 북일학교에서 받은 교육은 디도가 1937년 서울의 경기도립상업학교(도상·현 경기상고)에 입학하는 데에 밑거름이 됐다. 도상은 국내 제일의 고등교육기관이었다. 최고 실력을 갖춘 한국과 일본 학생이 모여서 치열하게 경쟁했다. 디도는 여기서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시련은 뜻밖의 순간 닥쳤다. 한국 학생이 일본 학생에게 구타를 당하는 모습을 보고 디도가 싸움에 끼었다. 기골장대 디도의 완력에 일인 학생은 나가떨어졌다. 이 일로 학교에서 퇴학 처분을 받았다.애초 디도의 부친은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아 농사짓기를 바랐다.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학업을 이어간 상황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것이다. 크게 좌절한 디도가 찾아간 곳은 서울 성공회 대성당이었다. 마침 부대리에 있던 세실 신부가 한국교구장으로 부임해 있었다. “하나님은 우리를 시련을 주시면서 키운다네.” 신부의 격려에 힘을 낸 디도는 원산상업학교로 전학하고 학업을 마쳤다.졸업한 디도는 1942년 일인이 운영하는 조선화약공판주식회사에 취업했다. 1945년 8월 일본이 패전을 선언하자 회사의 일인 경영진은 고국으로 돌아갔다. 디도는 지배인으로 임명돼 사실상 회사를 인수했다. 미 군정이 들어서고 화약 수요가 늘어 회사 매출은 크게 뛰었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회사는 1952년 한국화약(한화) 주식회사로 재출범했다. 디도는 회사의 인천 화약공장 한편에 성 디도 채플 공간을 마련했다. 위험한 화약 공정에 투입된 임직원의 안전과 회사의 안녕을 기원하는 예배당이다.해방과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디도를 기쁘게 한 것은 세실 신부의 귀환이었다. 세실 신부는 대한성공회가 반일 성명을 낸 것을 계기로 1941년 한국에서 추방당했다. 세상이 바뀌고 1946년 그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디도는 세실 신부를 면담하면서 유년기를 회상했다. 영국인 세실 신부는 인도 총독의 아들로서 유복하게 자란 영국 귀족이었다. ‘세실 신부의 헌신이 아니었으면 부대리 마을 아이들은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디도가 1975년 천안북일고를 설립해 교육 사업에 뛰어드는 데에는 세실 신부의 영향이 지대적이었다.김종희 한화 창업주.(사진=한화)한화 가(家)는 디도의 조부부터 장남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세례명 프란시스)과 손자 대에 이르기까지 성공회 신자다. 김 회장은 1988년부터 성공회대 이사를 지내다가 1997년 5대 이사장에 취임할 만큼 독실하다. 한화그룹은 성공회대 대학본부 건물 건립을 후원했고, 학교 측은 1992년 본관을 ‘승연관’이라고 명명했다. 프란시스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불어닥친 1999년 전국경제인연합회 구조조정특별위원장을 지낼 당시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성공회는 한화가 분가할 당시 집안을 결속하는 역할을 했다. 디도가 1981년 갑작스레 숨을 거두자 한화가 장남(김승연)은 그룹을, 차남(김호연)은 빙그레를 각각 맡게 됐다. 1990년 초반, 이 과정에서 승계와 상속 문제를 두고 형제는 크게 다퉜다. 두 사람은 1995년 부친의 영정에서 눈물로 화해했는데, 디도의 부인 강태영 여사(세례명 아가다)는 이를 새기고자 가톨릭 종교시설 꽃동네에 10억 원을 헌금으로 냈다. 김 회장 3남매는 이듬해 모친의 고희를 기념해 꽃동네에 다시 1억 원을 기부했다. “내게는 잔치보다 가족의 화합이 큰 선물”이라는 게 아가다 요청이었다.성공회는 영국 개신교 교회로서 그리스도교 가운데 가톨릭과 정교회에 이어 교세가 크다. 대한성공회는 1890년 설립돼 올해로 선교 132주년을 맞았다.
  • 재벌 일상이 궁금해? 이들의 SNS를 보라[오너의 취향]
    재벌 일상이 궁금해? 이들의 SNS를 보라
    김영환 기자 2022.12.08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최근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 대중이 스타만큼이나 열광하는 존재가 재벌이다. 시대가 지나도 재벌가의 이야기는 다양하게 변주되고 뭇사람들의 시선을 이끈다. 다만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재벌들은 다소 작위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호화로운 저택에서 명품 양복을 차려입고 값비싼 와인을 마신다. 키우는 반려동물에게는 일반인들은 생각도 못할 만큼 비싼 먹이를 준다.이런 거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줄이는 재벌들이 있다. 특히 창업주의 3~4세들은 자신들을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로,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보여준다.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왼쪽)과 배우 이제훈(사진=박서원 인스타그램)박용만 두산그룹 9대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전 오리콤 부사장은 영민하게 SNS를 활용하는 인플루언서다. 오리콤 부사장과 두산매거진 대표이사 등을 거쳐 독자 노선을 선언하고 묵묵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경영인이다. 박 전 부사장은 SNS에 자신을 ‘예술가’로 소개하고 있다.박 전 부사장은 괴짜 재벌 4세로 주목받았다. 지난 2011년 펴낸 책 제목도 ‘생각하는 미친놈(세상을 유혹하는 크리에이터 박서원의 미친 발상법과 독한 실행력)’이다. 박 전 부사장은 단국대를 중퇴한 후 도망치듯 2000년 뉴욕으로 떠났다. 대학생 시절 전공인 경영학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과를 6번이나 바꿀 만큼 자신의 길을 모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그러나 진로를 디자인으로 정한 뒤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를 졸업하고, 한국인 최초로 국제 5대 광고제를 석권하면서 유망한 크리에이티브디렉터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박 전 부사장은 재벌가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경영 수업을 마다하고 ‘광고인 박서원’의 길을 걸었다. 최근 부친인 박용만 전 회장과 함께 두산그룹의 지분을 모두 청산하고 크리에이터의 길을 걷고 있다.박 전 부사장의 SNS에는 다양한 유명인이 등장한다. 배우 이제훈, 래퍼 그레이, 로꼬, 그루비룸, 미란이, 비비, 창모, 아이돌 샤이니 민호 등이 박 전 부사장의 SNS에 흔적을 남긴 스타들이다. 블랙핑크, 송중기, 박보검 등도 다녀갔다.가장 최근에는 지난 3월 이제훈과 콜래보레이션(협업)한 콘텐츠 개발 소식을 알렸다. 박 전 부사장은 “하로킨(HAROKIN)이라는 스토리텔링 집단과 함께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제훈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사진=함연지 유튜브 ‘햄연지’ 캡처)배우라는 직업을 택한 오뚜기 3세 함연지는 가장 활발하게 대중과 소통하는 재벌 중 하나다. 인스타그램은 물론 유튜브 채널 ‘햄연지’를 개설해 자신의 일상을 자주 공유하고 있다.함연지는 가족사진도 거리낌 없이 공개한다. 가족들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함연지의 남편은 ‘햄연지’에도 자주 등장한다. 지난 2020년 어버이날에는 아버지인 함영준 오뚜기 회장을 출연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최근에는 뉴욕으로 이사해 뉴욕 생활을 영상으로 담아 전하고 있다. 남편이 뉴욕대학원 전액 장학생으로 진학하게 되면서다. 한편으로는 오뚜기의 신제품 홍보에도 나서면서 회사에도 도움을 준다.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의 동생 이해창 켐텍 대표의 장녀 이주영 역시 SNS 활동이 활발한 재벌가다. 2000년생인 그녀는 현재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국제경영학과 마케팅을 전공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호화로운 생활을 유튜브 채널로 공개해 인기를 얻고 있다.‘쥴스 다이어리 julesjylee’라는 이주영의 채널은 현재 4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패션과 뷰티에 대한 관심사를 영상에 담아 공개하고, 해외여행과 미국 유학 생활을 공유하면서 일상을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다. 10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한 이주영은 환경보호나 소외계층 돕기에 힘쓰는 중소 브랜드 소개에도 열심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 생리 빈곤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환기시키고 있다.(사진=이주영 인스타그램)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삼성가이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못 말리는 것이 막내 이원주 양의 ‘인싸력’이다. 지금은 동영상이 모두 삭제됐지만 한 유튜버 채널에서 절친인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의 차녀 홍지수 양과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긴 영상이 노출됐다.이 양이 직접 운영하는 채널은 비공개지만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노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다른 채널을 통해 여러 차례 공개됐다. 수수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친구들과 함께 간식을 먹거나 춤을 추는 등 10대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네티즌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 사진작가 꿈을 이룬 재벌총수 박용만[오너의 취향]
    사진작가 꿈을 이룬 재벌총수 박용만
    한광범 기자 2022.11.30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사진기자를 꿈꾼 재벌가 자제고등학교 시절 언뜻 어울리지 않는 이런 꿈을 꿨던 이가 있다. 두산그룹 회장을 역임한 박용만(67) 벨스트리트파트너스 회장의 이야기다.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사진=라이카코리아)박 회장은 재계에서 유명한 사진 마니아다. 고교 시절부터 사진에 관심을 보인 박 회장은 부친인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반대로 사진기자의 꿈은 포기했지만 기업인이 된 후에도 사진에 대한 열정만은 잊지 않았다. 두산 입사 후에도 사진작가로의 전직을 고심했을 정도다. 박 회장은 여전히 서가에 사진집이 가득 차있고, 즐겨 보는 책도 사진집일 정도로 사진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다. 기업인으로 바쁜 생활 속에서도 그는 틈틈이 사진을 찍었다. 평소에도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거리 풍경, 주변 사람 등 일상을 사진으로 남긴다. 사진작가 박용만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실력자로 평가받는다. 오래전부터 운영해온 인스타그램 계정은 사진작가 박용만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온라인 전시장에 가깝다.박 회장이 찍은 사진은 유명 가수의 앨범에 실리기도 했다. 가수 양희은은 1998년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의 앨범을 발매할 당시 박 회장에게 허락을 받고, 미리 본 적 있던 박 회장의 작품 사진을 앨범 재킷에 사용했다. 박용만 회장의 촬영 사진을 앨범 표지로 사용한 양희은 ‘1991’ 앨범.박 회장이 지난해 초 발간한 산문집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의 표지에도 독일 고급 카메라인 라이카를 들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작가 소개란 중에도 “소통하는 대기업 CEO로 잘 알려져있지만 쉬는 날엔 혼자 골목골목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고 적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3년 7월 박 회장이 회장으로 추대된 이후부터 사진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는 상공인들의 삶을 사진을 통해 담아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박 회장에게 사진은 이처럼 단순히 취미활동에 그치지 않고 세상과의 소통 수단이다. 박 회장은 오래전부터 ‘소통하는 재벌’로 주목받았다. 소통보다는 ‘은둔’이 더 잘 어울리는 보통의 재벌가와 달리 박 회장은 언론이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적극적인 소통을 해왔다.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공개하거나, 사내 메신저 등을 통해 그룹 직원은 물론 일반 시민과 직접 소통하기도 했다. 2010년엔 한 방송에 직접 출연해 자신의 집을 공개하며 재벌 회장의 생생한 일상을 보여주는 파격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두산그룹 회장을 맡을 당시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박 회장은 올해 초 자신과 자녀들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두산과 완전히 결별했다. 결별을 결정한 후 박 회장은 지난 3월 배우 류준열, 포토저널리스트 신웅재, 20세기 초현실주의 사진 거장 랄프 깁슨, 미국계 한국인인 ‘앰부쉬’ 패션 디자이너 윤 안, 버추얼 아티스트 웨이드와 함께 ‘오! 라이카(O! Leica) 2022’에 작품을 전시했다. 오랜 꿈이었던 ‘사진작가’ 박용만이 현실화 된 것이다.‘오! 라이카2022’에 전시된 박용만 회장 작품. (사진=라이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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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식품, 작년 당기순손실 223억 ‘적자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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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밸런타인데이 프로모션…소비위축에 기대감 '뚝'

남궁민관 기자 2023.02.01

크라운해태 차장, 프로당구대회 도전장

정병묵 기자 2023.02.01

[데스크의 눈] 롯데의 아이디어 도용논란이 아쉬운 이유

박철근 기자 202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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