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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의 IT 세상읽기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카카오가 모빌리티를 팔지 말았으면 하는 이유
    카카오가 모빌리티를 팔지 말았으면 하는 이유
    김현아 기자 2022.08.0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카카오모빌리티가 K-UAM 상용화 컨소시엄과 함께, 국내 최초의 민·관·군 도심항공모빌리티(UAM) 협력 체계에 참여한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 UAM 상용화’ 업무 협력실 모습이다. 왼쪽부터 파블로항공 정덕우 운영이사 / LG유플러스 이상엽 전무 / 유승일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 / GS칼텍스 장인영 사장 / 제주항공 김이배 대표이사 / 박형준 부산광역시장 /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대표 / 해군작전사령부 강동훈 사령관 / 육군53사단장 여인형 사단장 / GS건설 허윤홍 사장 / 한국해양대 도덕희 총장 / 부산시설공단 이해성 이사장 / 부산테크노파크 김형균 원장이다.카카오가 국내 1위 모빌리티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 지분(57.5%) 중 일부를 MBK파트너스 등에 매각하는 일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지난달 25일, 카카오에 “사회적 책임 이행 방안을 제안하겠다”며 매각을 유보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국면이 바뀌긴 했지만, 카카오 내부에선 이번 기회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는 생각도 여전합니다. 모빌리티가 내놓을 상생안을 보고 지분 매각 여부를 정하겠다는 얘기도 들리고요.메신저 회사가 무슨 택시 회사를 하느냐고요? 지난해 잇따른 요금인상 시도로 카카오 공동체에 대한 정치권의 공격에 말미를 주지 않았느냐고요?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이 카카오가 손을 떼기를 원한다고요? 그런데 저는 카카오가 모빌리티 지분을 팔지 않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①도심항공모빌리티(UAM)시대에는 카카오T 앱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점과 ②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택시 탄력요금제 도입 등 규제 개선 분위기가 있다는 점 ③카카오모빌리티의 현 지배구조가 사모펀드가 대주주가 되는 것보다 공익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①‘40년 국내만 13조 되는 UAM…로봇 배달 같은 사물 연결도 가능해져KT에 따르면 2040년 국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장은 13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이 중 75%는 서비스가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기체 제작이나 중계기 같은 쪽 매출 비중이 크지만, 2025년 UAM 상용화가 시작되고 2040년쯤 대중화되면 관제나 에어택시, 자동 물류 같은 서비스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란 얘기죠.그런데, 에어택시라고 해서 별도 앱으로 예약할 가능성은 적습니다. 카카오T나 Tmap, 쏘카 같은 앱에서 버티포트(UAM 기체의 수직 이착륙장)까지 가는 지상 교통수단을 예약하고 버티포트에서 에어택시로 갈아탄 뒤 다시 버티포트에서 내려 지상 교통을 이용하게 되겠죠. 그런데 카카오T는 국내 1위 모빌리티 앱입니다.그때쯤 되면 자율주행택시도 나올 겁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모은 각종 교통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해서 로봇 배달 업체에 제공해줄 수도 있죠. 가맹택시 1,000대를 가진 카카오모빌리티 몸값이 5,000억 원이 아니라 8조 5,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단순한 택시 회사가 아니죠. 카카오모빌리티는 얼마 전 부산시, LG유플러스, LG사이언스파크, GS건설, GS칼텍스, 제주항공, 파블로항공, 해군작전사령부, 육군제53사단, 한국해양대학교, 부산시설공단, 부산테크노파크 등 13개 기관과 ‘부산의 해양환경을 활용한 UAM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습니다.카카오가 사람간 연결을 위해 메신저 회사로 출발했다면, 모빌리티는 사람과 사람을 넘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까지 넘나드는 연결의 아이콘이 될 수 있습니다.②심야 택시 대란 속 탄력요금제 도입까지 언급하는 정부또 한가지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줄어든 택시 기사로 심야 택시 대란이 지속하자, 정부가 심야 탄력요금제(수급에 따라 할증률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요금제) 도입을 발표하는 등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심야 운행의 수익성을 개선해 택시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죠. 국토부는 심야 탄력요금제 도입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 타입 1 플랫폼 택시(택시 기여금을 내고 운행하는 유사 택시) 규제 완화, 택시 리스제(법인 택시를 빌려 개인이 운행하는 것), 강제 배차제(목적지에 상관없이 승객을 배차하는 제도)까지 도입한다는 계획입니다. 유례없는 경기 침체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택시업계와 플랫폼간 수익배분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겠지만, 적어도 카풀 앱을 금지하고 택시와 차량을 함께 빌려줬던 타다베이직을 금지했던 과거 정부와는 온도 차가 납니다.이 속에서 모빌리티가 사회적 책임 이행방안을 잘 만든다면 지난해 국정감사 때 모빌리티에 쏠렸던 비난은 상당 부분 수그러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③카카오 대주주 유지 속 사회적 책임 찾는 게 더 설득력카카오는 모빌리티 지분을 10%대만 매각해 1대 주주에서 2대 주주로 내려오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사회적 책임을 위해서라면 꼭 그래야 하는가 의문입니다.카카오 플랫폼 확장에 대한 정치권의 공격을 지금의 지배구조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얘긴데, 1대 주주가 카카오에서 사모펀드로 바뀌면 대한민국 1등 모빌리티 서비스의 공공성이 더 나아지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죠. 모빌리티를 비난했던 시민사회 단체까지 나서 카카오의 지분 매각을 반대하는 집회를 여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봅니다.다만, 이번 카카오모빌리티 사태는 정치권이 함부로 민간 기업의 사업 진출이나 폐지를 말하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가 하는 점을 보여줍니다. 정치권 압박으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팔려하니 노조가 반대하고, 헤어샵 사업에서 철수하려 하니 투자자(카카오 헤어샵 투자자)들이 반발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입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반쪽인 헌재 판결…불확실성 지속
    반쪽인 헌재 판결…불확실성 지속
    김현아 기자 2022.07.2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영장 없이 ‘통신자료’를 취득하는 행위 자체는 합헌이고, 다만 사후 통지는 필요하다.”헌법재판소가 지난 21일,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이 위헌이라는 4건의 헌법소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6년 전, 시민사회단체들이 통신자료를 무단 수집 당한 500명의 시민을 대리해 청구한 사건에 드디어 판단이 내려진 것이죠.그런데 이번 결정은 한 걸음 나간 것은 분명하나 반쪽자리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산업 현장에서의 혼란은 여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헌재는 ①통신사가 영장 없이 수사기관에 통신 가입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아이디(ID), 가입일 등을 내 줄 수 있는 조항은 합헌이라고 판단했고 ②다만, 통신자료 제출에 대한 사후통지절차를 마련하지 않은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헌법불합치)고 판단했습니다.헌법불합치는 법 조항은 위헌인데 즉각 무효로 결정하면 혼란이 커지니 입법부(국회)가 대체 입법을 할 수 있도록 시한을 정해 존속시키는 결정입니다. 이번 경우도 내년 12월 31일까지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야 하죠.이번 판결의 공과를 말하려면 ▲통신자료가 뭔지 ▲그동안 산업 현장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사후적으로 개인에게 통지해 주면 끝인지 등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사진=진보네트워크센터공수처 일괄조회로 ‘통신자료’ 논란 촉발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대상이 아닌 언론인과 사회단체 활동가 등의 통신자료를 광범위하게 조회해 민간인 사찰 논란이 일었죠.통신자료는 통신 내용은 아닙니다. 즉, 가입자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통화했는지에 대한 정보(통신사실확인자료)나 감청(통신제한조치)과는 다릅니다. 통신 내용을 보려면 영장이 있어야 하죠.통신자료는 ‘이용자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와 전화번호, 아이디, 가입 및 해지일 등 통신이용자의 인적사항’을 의미합니다.그런데 현행 법(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에선 전기통신사업자(통신사 또는 포털 등)는 수사관서의 장 등이 형의 집행 또는 국가안전보장에 대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정보 수집을 위해 통신자료에 대해 열람이나 제출을 요청하면 영장 없이도 ‘따를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통신사는 주고, 인터넷 기업은 안 주고문제는 통신사들은 위 조문을 근거로 수사기관 등에서 협조 공문이 오면 통신자료를 내주고 있고, 네이버나 카카오는 내주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주어가 전기통신사업자인데, 통신사(기간통신사)들과 인터넷기업(부가통신사)이 모두 포함되지만 그렇습니다.법 조항이 애매한 탓도 있지만, 2012년 10월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인터넷 기업의 관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카페 운영자인 A모씨는 2012년 네이버가 개인정보에 대한 보호의무를 망각하고 기계적으로 통신자료를 내줬다고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A씨 손을 들어준 것이죠. 네이버는 투명성 보고서에서 “네이버는 지난 2012. 10월 통신자료 제공에 관한 사업자의 실체적 심사의무 존재여부 확인 및 영장주의 위배 우려 등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여 통신자료의 제공을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모습. 7월 심판사건 선고에 참석한 헌법재판관들.(사진=뉴스1)이용자에게 나중에 통지해주면 끝일까?지난번 공수처 통신자료 조회 사찰 논란이 있을 때, 저도 통신사 고객센터에 신청해서 통신자료 조회여부를 확인해 봤습니다. 온라인으로 신청하고 답신을 받는데 2,3일 정도 걸렸지만, 법에 사후통지 조항이 없다 보니 개인이 가끔 씩 직접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더군요. (저는 수사기관의 조회사실이 없었습니다.)헌재 역시 이번 판단에서 “통신자료 제공 요청이 있는 경우 정보 주체인 이용자에게 요청이 있었다는 점이 사전에 고지되지 않으며 전기통신사업자(이동통신사)가 수사기관 등에 통신자료를 제출한 경우도 이런 사실이 이용자에게 별도로 통지되지 않는다”며 “정보 주체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사후 통지절차를 두고 있지 않은 점이 적법절차 원칙을 위배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통신사들이 고객들에게 ‘당신의 개인정보(통신자료)를 수사기관 등이 요청해 조회 사실이 있다“고 통보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통신사가 자발적으로 제공했다?그러나, 이것만으로 만족해야 할까요? 수사기관이 영장없이 협조공문만으로 통신자료를 취득하는 일은 강제력이 없어 공권력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는 게 법원 판단인데, 즉 통신사들이 자발적으로 고객 정보를 제공했다는 말인데, 정말 그렇게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혹시 정부의 각종 규제에 놓인 통신사들은 규제가 덜한 인터넷기업들보다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따를 수 있다’라는 조항을 ‘따라야한다’로 해석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협조공문만으로 통신자료 조회하는 관행에 대해 사회적 논의해야‘헌재 판단대로라면 전기통신을 하는 순간, 국민은 익명통신의 자유를 잃게 된다’는 (사)오픈넷의 주장도 공감이 가는 얘깁니다. 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사대상이 된 사람이 포함된 카카오톡 그룹채팅 방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내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이 수사기관에 그대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하려면 반드시 실명을 대고 말해야 한다는 의미로 확대될 수도 있죠.네이버, 카카오 등은 영장주의에 입각해 통신사실확인자료에 대한 명령(법원 영장발부 이후)이 있을 때만 신상정보를 제공하는 관행을 실행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때문에 수사가 현저히 어려워졌다는 증거를 찾기 어렵습니다. 오픈넷은 “이번 판결로 네이버, 카카오까지 영장 없는 통신자료 제공에 협조할 위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국회가 ‘전기통신사업법 83조 3항’을 개정할 때, 헌재 판단 범위에 구속되지 말고 협조공문만으로 통신자료를 얻을 수 있는 현재의 수사 관행에 대해 사회적 공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잊힐 권리, 기억될 권리
    잊힐 권리, 기억될 권리
    김현아 기자 2022.07.1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얼마 전 초등학교 6학년 조카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절대 알려줄 수 없다’고 사촌 형과 말다툼을 하더군요. 그래도 형이 ‘인스타그램 친구 하자’고 계속 조르자, 자신이 올린 17개 게시 영상과 사진 중에서 3개만 남기고서야 알려주는 걸 봤습니다. ‘무슨 비밀이 있기에 그럴까?’ 하는 생각에 미소 지었지만, 인터넷에 남은 나의 흔적을 누구에게 얼마만큼 공개할지는 매우 민감한 문제인 듯합니다.부모라도 자녀 사진 올릴 때 조심해야그런데, 아동·청소년 시기에는 인터넷에 나의 흔적을 남기는 사람이 내가 아닌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부모나 친척, 친구들이 나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기도 하죠. 사진을 올릴 때는 자랑삼아, 추억거리로 올리지만, 어른이 되고 나서 보면 민망하거나 가슴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일도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아동·청소년 시기에 본인이나 제3자가 온라인에 올린 개인정보를 본인이 삭제 요청할 수 있는 ‘잊힐 권리’ 제도화를 추진하기로 한 것도 아동·청소년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아동이나 청소년 시기에는 아무래도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기 어려우니, 나중이라도 쉽게 내 과거 흔적을 지울 수 있게 돕자는 것이죠.잊힐 권리, 표현의 자유 침해하거나 역사 왜곡할 수도하지만, ‘잊힐 권리’를 제도화하는 것은 면밀한 논의가 필요한 일입니다. 바로 표현의 자유, 국민 알권리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인 2015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잊힐 권리’ 제도화를 추진했을 때 인터넷 기업이나 오픈넷 같은 시민단체는 물론 국회 입법조사처도 법제화에 사실상 반대했습니다. 당시 반대한 이유는 정치인이나 기업인, 유명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의 과거 정보를 무분별하게 삭제하게 되면 검색 결과는 물론 역사를 왜곡하는 상황까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가 당장 ‘잊힐 권리’를 법제화하는 게 아니라, 일단 미성년자에 대한 정보로 한정해 내년에 시범사업을 해보고 2024년까지 법제화를 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취지입니다.‘기억될 권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데, ‘잊힐 권리’만 중요할까요? ‘기억될 권리’도 논의할 만한 주제입니다. 디지털유산 상속권이지요.얼마 전 싸이월드는 이용약관을 개정해 디지털유산 상속권을 공식화했습니다. 모 톱 배우의 유족이 해당 배우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대거 남아 있는 사진, 동영상, 다이어리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 게 계기가 됐다고 하죠. 싸이월드는 로펌의 자문을 받아 ‘회원 사망 시 회원이 서비스 내에 게시한 게시글의 저작권은 별도 절차 없이 상속인에게 상속된다’는 조문을 약관에 넣었습니다. 다른 기업은 어떨까요? 네이버가 고인의 블로그 글처럼 공개된 정보에 대해 유족들이 백업을 요청하면 지원하고 있고, 애플은 지난해 12월 iOS 15.2 버전에서 ‘디지털유산’ 프로그램을 추가했죠. 애플 계정의 소유주가 직접 디지털 유산 관리자를 최대 5명까지 지정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아직 ‘기억될 권리’에 대한 제도화 움직임은 거의 없습니다. ‘기억될 권리’ 역시 내가 사전에 공개 범위를 정해 두지 않으면, 가족이라고 해도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 정보가 공개되거나 심지어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개인의 자기정보 통제권이 중요한 시대개인의 자기 정보 통제권이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일상의 삶과 디지털의 결합이 더욱 빨라지고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죠. 무인도에 간다면 첫째로 챙길 것은 스마트폰이라는 설문 결과가 나온 지 오래입니다. 이제라도 ‘잊힐 권리’와 ‘기억될 권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합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페이센스가 놓친 것
    페이센스가 놓친 것
    김현아 기자 2022.06.2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코로나19 광풍이 지나가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하루 이틀 날을 잡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몰아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OTT 별로 볼 수 있는 콘텐츠도 다르다 보니, 여러 OTT를 옮겨가며 볼 필요성도 커지고 있죠.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게 만들어진 서비스가 ‘페이센스’입니다. 페이센스는 ‘OTT 1일 이용권 페이센스, 넷플릭스 하루만 빌려보세요’라는 슬로건으로 넷플릭스 1일권을 600원, 웨이브·티빙·왓챠 1일권을 500원, 디즈니 플러스 1일권을 400원, 라프텔 1일권을 500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요금제가 월 9,500원(동시접속 1명)부터 17,000원(동시접속 4명)까지 있으니 휴가기간에 몰아보려는 사람들로선 솔깃한 정보입니다.친구 3명과 계정을 공유해도 월 4,250원을 내야 하는데 반해, 페이센스에서는 1일 600원으로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는 ‘페이센스’가 놓치고 있는 게 적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사업을 접거나 서비스 모델을 바꾸길 희망합니다.이유는 ① 콘텐츠 투자를 힘들게 해서 젊은이들의 좋은 일자리를 없애고 ②콘텐츠 수급이나 투자에 노력한 OTT에 비해 페이센스가 가져가는 이익이 과도하며 ③이용약관도 위반했기 때문입니다.웨이브 2022년 오리지널 콘텐츠 소개 [사진=웨이브]①콘텐츠 투자 여력 줄여=젊은이 일자리 감소 가장 심각한 일은 기업들의 콘텐츠 투자 여력을 줄인다는 점입니다. 월 구독료만으로 수익을 내는 OTT 기업들은 얼마 전부터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말할 것도 없고 토종 OTT들도 수십 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제작하기로 했죠. 웨이브만 해도 단독으로 선보인 ‘유 레이즈 미 업’,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등을 제작한 데 이어, 첫 오리지널 영화 ‘젠틀맨’,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데드맨’ 등 연내 방송사 콘텐츠 제작 투자를 더해 총 30편 규모의 오리지널 시리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상황은 티빙이나 왓챠도 마찬가지입니다.그렇다면 OTT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을까요? 웨이브는 지난해 5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티빙은 같은 기간 762억원, 왓챠는 24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TV 시청 시간은 줄고 OTT로 영상을 즐기는 시대에, 콘텐츠 투자의 젖줄인 OTT들이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영상제작과 관련된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흐르지 않는 메마른 땅에서는 좋은 일자리가 생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②봉이 김선달? 페이센스 과도한 이익 OTT 상품 중 프리미엄 상품은 계정을 최대 4개(동시접속 4명)까지 쓸 수 있어 계정 공유 자체가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OTT회사들은 커뮤니티 상에서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계정 공유는 문제 삼기 어렵지만, 링키드 같은 계정 공유를 지원하는 사이트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등 카드사들이 ‘OTT 구독공유 프로모션’을 했을 땐 이용약관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죠.그런데 페이센스 모델은 조금 다릅니다. 업체가 아이디를 직접 보유하고 이를 회원들에게 공유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17,000원 이용권(프리미엄 이용권)을 예로 들면 넷플릭스 매출은 한 달에 17,000원이지만, 페이센스는 이를 사서 4명에게 하루 600원씩, 30일 동안 팔기 때문에 단순 계산하면 최대 72,000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어렵게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수급하고 콘텐츠에 투자하고 플랫폼 관리까지 해온 회사(넷플릭스)보다 4배 넘는 매출을 페이센스가 올리는 셈이죠. 쪼개 팔기 덕분입니다.③명백한 이용약관 위반페이센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용약관 위반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모두 계정 재판매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이용약관에 ‘회원은 회사의 명시적 승인 없이 유료서비스를 이용한 어떤 영리행위도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해뒀습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가족 외 제3자 타인 공유 자체를 금지한다는 점을 못 박았죠.이에 따라 OTT 기업들은 페이센스에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지만, 페이센스는 아직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법정에서 결론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습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정책의 자신감과 고집스러움 사이
    정책의 자신감과 고집스러움 사이
    김현아 기자 2022.06.0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지난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는 LG유플러스가 요구한 5G 주파수(3.4㎓ 대역 20㎒)에 대해 단독으로 할당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가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구한 지 11개월 만이고, 정부 계획상 2월 할당공고를 내려던 게 4개월 미뤄진 셈입니다.경쟁사들(SK텔레콤, KT)은 “유감”이라는 견해를 밝혔지만, 정부 정책이라는 것이 결과적으로 기업별로 유불리가 갈릴 순 있지만 정책 수립 단계에서 특정 기업의 유불리를 고려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존중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공정경쟁 문제 보완게다가 지난 1월 정부안과 비교하면, 최종 방안은 공정경쟁 문제를 다소 보완한 측면도 있죠. 1월에는 할당조건으로 ‘25년까지 15만 무선국을 구축하라는 게 전부였지만, 이번에 발표된 정책에는 인접대역 사업자(LG유플러스)가 할당받을 할당받은 주파수를 활용해 신규로 1.5만국의 5G 무선국을 구축해야 기존 5G 무선국에서 할당받은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농어촌 공동망은 제외)이게 어떤 의미냐고요? LG유플러스가 해당 주파수를 가져갈 경우 1.5만 국을 투자해야 화웨이 장비를 기존 80㎒ 폭에서 100㎒ 폭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경쟁사들이 국산장비 개발 일정을 문제 삼으며 국산 장비가 나올 때까지 수도권 서비스는 기다려달라고 한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담당 국장은 “인접 사업자(LG유플러스)가 가져갈 경우 기지국 투자 없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사용 가능해 다른 사업자와의 형평성을 위해 조건을 넣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해당 주파수는 LG유플러스에만 필요한 주파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사업자들이 가져가면 1.5조 원(각사 주장)의 투자비가 추가로 들기 때문이죠.소비자 편익이 최우선이라는 정부정부는 LG유플러스 요구 주파수를 먼저 할당한 이유에 대해 “소비자 편익을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기자들이 6.1 지방선거일 오후에 갑자기 브리핑 일정을 알리는 등 너무 급하게 이뤄진 게 아니냐, 지난 2월 전임 장관과 통신3사 CEO 간담회 때도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는데 이후 충분한 의견수렴이 있었느냐고 물었지만, 정부는 “전파법상 주어진 권한이다”, “사업자간 이견 해소가 정부 역할인지 반문하고 싶다”고 언급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습니다.정부는 아마 5G가 상용화된지 3년이 지났는데도 소비자들의 불만이 여전하니 주파수를 가져가 품질을 높이려는 기업의 시도에 더이상 반대할 명분이 없고, LG유플러스가 인접 대역 주파수를 가져가 품질을 높이면 SKT와 KT도 설비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 같습니다.충분한 설명 안 한다면 고집스럽게 비칠 우려그런데 말입니다. 결론은 같다고 하더라도 정책 결정 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좀 더 친절하게 밝히지 않은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전문가 연구반을 수차례 돌렸다고 하지만, 정책 수혜자인 기업들은 깊이 있는 정책 조율 과정이 생략됐다고 하소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옛 정보통신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통신의 원료가 되는, 그래서 눈치 보기가 치열한, 국가자원인 주파수를 나눠줄 때 견지했던 원칙들이 지켜졌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2013년 KT에 인접 대역 LTE 주파수를 줬을 때에는 지역별 서비스 시기를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LG유플러스와 SKT가 반발했고 결과적으로 지역별 제한 조건이 붙었습니다.정부의 정책 중 어느 한 가지가 100% 옳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지요. 또, 정책 방향은 시대에 따라 변하기도 합니다. 이번 결과는 “새 정부의 주파수 정책은 소비자 편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공정경쟁 같은 것보다는요. 그렇다면, 과기정통부는 ‘앞으로의 주파수 정책은 이렇게 간다(소비자 편익 증진이 최우선)’는 예측 가능성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다소 달라진 방향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하는데 주저하거나 짜증을 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책에 대한 자신감은 자칫 고집스러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넷플릭스-SK브로드밴드 재판에 등장한 '배달론'
    넷플릭스-SK브로드밴드 재판에 등장한 '배달론'
    김현아 기자 2022.05.2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지난 1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부장판사 정승규·김동완·배용준). 세계 최대의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기업인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인 SK브로드밴드에 망 이용료를 내야 하는가를 다투는 2심 재판이 열렸습니다. IT 기자들뿐 아니라 외신 기자들까지 관심을 보여, 법원에서 재판정의 세 번째 줄은 외신 기자 3명을 포함한 법원 기자에게 배정할 정도였습니다.그런데, 재판의 쟁점은 다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니,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니, 상호무정산(빌앤킵)이니, 피어링(직접접속)이니, 트랜짓(중계접속)이니 하는 각종 용어가 난무하기 때문이죠. 이날 양측의 발표(PT)가 끝난 뒤, 재판부는 ①넷플릭스 측에 ‘넷플릭스가 송신 ISP라면, 콘텐츠기업(CP)이 ISP와 연결할 땐 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가’를 ②SK브로드밴드 측에는 ‘2018년 5월 이후 일본 망을 연결할 때 비용 정산은 유보했다는 근거를 달라’고 요구하는 등 네트워크 구조는 이 재판에서 중요합니다. 재판부는 ③ 양측에 피어링(직접 접속)무정산과 관련된 계약 내용, 범례를 제시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16년 초까지는 일반 망에 연결됐고, 2018년 5월 이후부터 넷플릭스만을 위한 전용망에 직접 접속된 만큼,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시점은 2018년 5월 이후부터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좀 머리가 아프죠. 그런데 대중적으로 다가오는 설명도 있었습니다. 재판 끝자락에 불거져 나온 ‘배달론’이 그 것이죠. 넷플릭스, 배달앱에서 음식점이 돈내냐?원고 측 대리인은 ‘배달앱’을 예로 들었습니다. 넷플릭스 측은 “배달받는 저희가 배달료를 내는 이상, 음식점에서는 낼 필요가 없지 않느냐”면서 “배달서비스 자체는 유상이나 음식을 시키고 배달료를 내는 건 소비자다. 음식점에서 배달서비스 이용해서 음식이 가긴 가지만 음식점에선 돈 낼 필요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용자가 초고속인터넷 요금을 내니까, 넷플릭스는 별도로 망 이용대가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SK브로드밴드, DVD 배송료는 넷플릭스가 낸다그러나 피고 측 대리인은 ‘DVD 렌탈 구조를 보면 대가를 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는 OTT를 제공하기 전에 우편배달 방식으로 영화 등의 DVD를 자사 서비스 가입자에게 전달했고, 이때 넷플릭스는 DVD 배송료를 미국우정청(USPS)에 지불했다”면서 “지금도 약 200만명의 넷플릭스 가입자가 우편배달방식으로 DVD 렌탈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죠.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식이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바뀌었을 뿐 넷플릭스가 배송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은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망의 유상성 인정한 재판부, ‘무정산합의’여부가 쟁점넷플릭스의 온라인 콘텐츠 배달은 배달앱 모델일까요? DVD 배송료 구조일까요?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처럼 일단 망의 유상성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재판 끝자락에 “피어링이 대규모 CP(넷플릭스)와 착신 ISP(SK브로드밴드)에 대해서도 적용될 것인가, 무정산합의 존재 여부, 부당이득반환에 대한 성립 여부 등이 쟁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다음번 재판은 6월 15일 오후 5시, 양측은 ‘무정산 합의’가 존재했는가를 두고 맞붙습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어린 연차 직원들 신경쓰는 IT기업들
    어린 연차 직원들 신경쓰는 IT기업들
    김현아 기자 2022.05.1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당근마켓이 직원들에게 ‘근무 개월 수’에 비례해 주식을 나눠주기로 해 화제입니다. 직급이나 직책이 아니라 회사에 얼마나 오래 다녔는가가 기준이죠. 300여 명에게 평균 5000만 원 정도 준다고 합니다. 일정 시기가 지나야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수선택권)이 아니라 증여와 동시에 권리 행사가 가능한 것도 특징입니다.IT 업계는 “근무 개월 수에 따른 차등 지급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했습니다. 당근마켓은 설립 7년 차에 불과해 분란 없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요. 그보다는 함께 회사를 혁신하고 성장시킬 인재를 ‘지키는 일’에 관심을 둔 모습이라는 평입니다. 당장 주식을 파는 걸 허용한 것은 자유분방한 MZ세대 직원들의 욕구를 고려한 조치로도 보입니다.지금까지 IT 업계의 인력 화두는 ‘개발자 영입 경쟁’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초봉 6000만원(크래프톤·직방 등)을 주거나, 경력 합격자 스톡옵션 1억원 지급(토스), 전원에게 스톡옵션 제공(SSG닷컴) 같은 일들이 벌어졌죠. 그런데 트렌드가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 익숙해진, 실력이 검증된 MZ세대(1980~2000년대생)직원들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입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되는 직원들을 향하는 기업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NHN은 10년 차 이상에 집중했던 복지 혜택을 5년 차로 낮추는 일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회사 관계자는 “우수 인력을 영입해 오는 것도 중요하나, 자체 시뮬레이션을 했더니 일할 만 해졌을 때 퇴사해 다시 뽑는 것보다 5년 차 직원들에게 더 많은 복지 혜택을 주는 게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습니다.MZ 세대 직원들의 혁신성을 믿고 사내 문화를 바꾸려는 기업도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신입 직원들이 MZ세대의 트렌드에 대해 임원들에게 멘토링하며 세대 간 차이를 좁혀나가는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을 운영 중입니다. ‘MBTI 알아보기’, ‘당근마켓으로 물건팔기’, ‘채식식당 가기’ 등을 젊은 직원과 나이 든 임원이 함께 한다고 하죠. 이외에도 어린 연차 직원들에게 신경 쓰는 IT 기업들은 적지 않습니다. 국내 IT 스타트업(초기벤처)의 사관학교가 된 네이버는 오는 7월부터 ‘주3일이상 출근이냐, 원격근무냐’를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새로운 근무제 ‘Connected Work’를 도입합니다. “근무 형태가 아니라 업무 몰입이 중요하다”는 게 41살 알파걸 최수연 대표의 생각이죠. 통신회사에서 인공지능(AI)기반 커뮤니케이션 회사로 업의 본질을 바꿔가는 SK텔레콤은 유영상 CEO가 최초로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신세대 직원들과 말랑말랑한 소통에 나서기도 했습니다.나이 든 것도 서러운데 MZ 세대 직원들 눈치까지 봐야 하는 게 서글픈가요? 그런 생각이 아예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저도 그러하니까요. 인재를 뽑는 것에서 나아가 회사와 함께 개인이 성장할 수 있도록 물을 주고 햇볕을 주는 일, 쉽지는 않죠. 하지만, 성공한다면 혁신 기업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IT기업인 출신 장관, 좋습니다
    IT기업인 출신 장관, 좋습니다
    김현아 기자 2022.04.1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밀려 관심은 덜 받지만, IT 업계에선 오늘(13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영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당장,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1세대인 이금룡 (사)도전과 나눔 이사장(전 옥션 대표)이 페이스북에 “기업인 출신 장관을 환영한다”고 적었습니다. 이금룡 이사장이 이영 의원의 중기부 장관 지명을 환영한 것은, 이 후보자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언급한 바 있는 ‘기업가(起業家)’이기 때문입니다. 비즈니스맨(businessman)인 기업가(企業家)가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 기업가(起業家) 말이죠.이영 의원은 IT 보안 전문기업인 테르텐을 창업해 강소기업으로 일궈낸 벤처 창업가입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죠. 이번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는 디지털정당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선거운동을 책임졌습니다. 그는 윤 당선인이 후보시절,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ICT대연합)과 혁신벤처단체협의회가 주최한 ‘차기 대통령의 디지털혁신 방향은?’ 좌담회에 참석했을 때 함께 행사장을 찾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당시 대선후보가 1월 28일 오후 2시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차기 대통령의 디지털혁신 방향은?’ 좌담회에 참석해 강삼권 혁신벤처단체협의회 회장(왼쪽)과 노준형 ICT대연합 회장(오른쪽)으로부터 정책 제안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윤석열 정부를 준비하는 인수위에는 IT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선거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보다 IT 공약이 약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있습니다. 국회에서 디지털 혁신을 지원할 기구가 다시 활동을 시작한 겁니다. 국민의힘 ‘미래산업일자리특별위원회(위원장 조명희 의원)’가 주인공입니다.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우아한형제들 총괄이사),구태언 법무법인 린 테트앤로부문 부문장, 최재붕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창조경제본부장(기계공학부 교수) 등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위의 목적은 디지털 경제시대의 미래 산업을 발굴하고 육성책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특위의 이름을 바꾸자는 의견이 있습니다.미래에는 일자리보다는 일거리가 중요해지니, 이름을 ‘미래산업일거리특별위원회’로 바꾸자는 것이죠. 구태언 변호사 의견입니다. 아날로그 시대는 한 회사에 출근해 자리에 앉아 고용관계로 일하는 ‘일자리’가 중요했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전통적인 의미의 직장에서 해방돼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하는 ‘일거리’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가상자산 환전서비스 ‘체인저’ 등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업 체인파트너스는 ‘DAO형 채용’이라는 인사 실험을 얼마 전 시작했습니다. ‘DAO형 채용’이란 한 회사에 독점적으로 소속되지 않으면서 자기가 원할 때 원하는 서비스를 회사에 제공하는 새로운 고용 형태죠. ‘DAO’란 탈중앙화자율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약자인데, 이를 채용과 연결한 것입니다. 체인파트너스는 ①우리 회사만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강요되지 않고 ②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항상 정해진 일을 하지도 않으며 ③회사에 필요해 보이는데 아직 잘 진행되지 않고 있는 일을 거꾸로 제안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급여는 어떻게 받느냐고요? ④매월 말 본인이 제공한 서비스 내역을 정리해 보상을 청구하면 체인파트너스가 이를 검토해 급여를 지급한다고 합니다. 미래의 모든 일거리가 ‘DAO형’으로 바뀌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2년 넘게 지속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근무형태를 유연화하고 조직적인 관리보다는 직원의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기업문화가 퍼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SK텔레콤 ‘스피어’SK텔레콤이 서울 신도림, 일산, 분당 등 3곳에 거점형 업무공간 ‘Sphere(스피어)’를 만들어 교통지옥에서 해방되려는 직원들을 배려하는 것이나, 회사 사무실 자체를 두지 않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도 마찬가지입니다. SK텔레콤의 첨단 오피스는 PC를 가져가지 않아도 자리에 비치된 태블릿에 얼굴을 인식하면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 :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과 연동돼 편리하다고 합니다. 직원수 90명이 넘는 업스테이지는 몇몇 병역특례 직원들이 출근하는 광교 부근 사무실을 빼곤, 원격근무가 기본이라고 합니다. 집에서 집중이 안 돼 공유오피스나 커피숍에서 일하면 회사가 비용을 지원해 준다고 하죠. IT기업인 출신 장관이 만드는 벤처 생태계, 미래 일거리를 만들 규제혁신을 이끌 국회 특위가 활성화될수록 기업에도 권위보다는 자율적이고 성과를 중시하는 실용적인 문화가 뿌리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나라 디지털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김현아의 IT세상읽기] 디지털 파워업 정부를 기대하며
    디지털 파워업 정부를 기대하며
    김현아 기자 2022.03.2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출장 가서 나흘을 대기했는데 결국 실명계좌를 못 받았죠. 이유는 모른채로요.” 이데일리가 주최한 ‘제11회 국제 비즈니스·금융 컨퍼런스(IBFC)’ 에 참석한 한 교수는 지난해 9월, 지방은행과 실명계좌 발급계약 체결 막바지까지 갔다가 무산된 가상자산거래소 사례를 언급하며 “이런 게 대표적인 그림자 규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은행들이 실명계좌 발급에 겁먹은 것은 가상자산거래소를 껄끄럽게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선도 한몫했다는 얘기죠. ‘디지털 플랫폼 정부’ 공약 반가워그림자 규제란 명시적인 법규는 없지만, 정부가 행정지도나 구두지시 등으로 기업들을 건건이 간섭하는 걸 의미합니다. 금융이나 통신 같은 전통 산업에서 자주 발생하죠. 규제의 강도가 셀수록, 내수 산업일수록 법에 근거한 합리적인 규제보다는 그림자 규제가 횡횡했던 게 사실입니다.그림자 규제는 디지털 시대에는 영 어색합니다. 지금도 일부 존재하나, 갈수록 설 자리를 잃을 것이죠. 세상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하면서 정보의 격차는 줄어드는 반면, 정보의 공유는 5G급으로 빨라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개방과 협업으로 편리함을 찾아가는 디지털은 속성상 그림자 규제와 안 어울립니다.그런데 이처럼 소통을 극대화하는 디지털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라는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에 대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부의 대국민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고 스마트하게 최적화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정부 내 ‘디지털 혁신 가속화 및 규제 철폐 전담기구’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죠.한마디로 정치 이념보다는 국정 전반에서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적인 의사 결정을 하겠다는 겁니다. 윤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면서 부처 위에 군림했던 기존의 청와대를 탈피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그는 민관합동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간의 역동적인 아이디어가 국가 핵심 어젠다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죠.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디지털 활용 과감한 규제혁신 나서야하지만, 현재의 인수위 구성을 보면 차기 정부 국정 운영 원리에서 중심에 서야 할 ‘디지털’은 공허해 보입니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공약을 설계한 김창경 한양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정도가 과학기술교육분과 인수위원으로 선임된 까닭이죠. 자칫 전자정부 플랫폼을 기술적으로 구축하거나 과학기술교육부를 만드는 정도로 끝이 날까 걱정됩니다.윤석열 당선인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가 성공하려면 공유, 합리, 탈권위 같은 디지털의 속성을 활용해 규제개혁을 힘있게 이끌어야 합니다. 정부 주도 국정운영에서 민간 중심, 시장 중심의 국정운영으로 바뀌는데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죠. 그런데, 현재 인수위에는 디지털 전문가가 많지 않습니다. 앞으로 실무위원이나 전문위원이 추가로 선임될 때에는 기술베이스를 이해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인력들이 대거 포함되길 바랍니다.또한, 무엇보다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에서 통섭적으로 디지털 파워를 키우는 정부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디지털 파워업 정부가 된다는 게 ICT 부처를 어떻게 만들까도 중요하나 그것만은 아니기 때문이죠. 공무원의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바꿀지, 미래세대를 위한 규제혁신을 담당할 민관합동위원회는 어떤 모습으로 구성할지 등도 핵심 주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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