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부

최정희

기자

최정희의 이게머니

  • 이창용이 밝힌 통화스와프 조건 '테드 스프레드'는 안녕하다[최정희의 이게머니]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테드 스프레드(Ted spread)를 보면 언제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스와프를 고려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 통화스와프의 전제 조건에 대해 언급했다. 이 총재는 “달러 유동성을 판단하기 위해 연준이 살펴보는 테드 스프레드가 있다”며 “이것을 보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때 크게 튀었는데 현재 달러 숏티지(부족) 현상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과 (스와프 관련) 정보 교환을 하고 있지만 연준이 어떻게 해주겠다고 얘기하기 어렵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준이 6월부터 양적긴축(QT)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테드 스프레드는 아직까지 안정적이다. 단기시장에선 달러가 넘쳐 연준이 역레포(reverse RP)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발행해 달러를 흡수할 정도다. 테드 스프레드만 보면 통화스와프는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테드 스프레드 추이(출처: 매크로마이크로)◇ ‘테드 스프레드’ 1%p는 넘어야 ‘스와프’ 들이밀 듯 테드 스프레드는 3개월 미 국채 금리(무위험 이자율)와 3개월 리보(LIBOR·은행간 대출시 적용되는 금리) 금리간 차이를 보여주는 데이터로 금융시장 신용위험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심리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테드 스프레드가 높아지면 신용위험이 커진다는 신호인데 연준이 6월부터 양적긴축(QT)을 시작했음에도 아직까지 안정적인 모습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RB)에 따르면 이달 23일 테드 스프레드는 0.43%포인트로 나타났다. 3개월 미국 국채 금리가 3.20%였고 3개월 리보금리는 3.63%였다. 작년말 테드 스프레드는 0.16%포인트였으나 연준의 금리 인상, 양적긴축(QT) 등의 여파에 상승폭을 키웠다. 3개월 미 국채 금리와 리보금리도 당시엔 각각 0.05%, 0.21%에서 우상향한 것이다. 경기가 나빠지고 신용위험이 증가하면 테드 스프레드는 확대되기 마련이지만 아직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다. 신용위험이 커지면 투자자들이 위험회피 성향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3개월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은행간 대출금리인 리보금리는 상승하게 돼 둘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위기때 그랬다. 2008년 10월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됐던 당시 테드 스프레드는 4.58%포인트(10월 10일 기준)로 치솟았다. 당시 리보 금리는 4.82%로 9월 리만브라더스 파산 전인 2.7~2.8% 수준보다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국채 금리는 0.23%로 추락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테드 스프레드는 1.44%포인트(3월 27일 기준)로 3월초 0.3%포인트대에서 한 달도 안 돼 세 배 넘게 폭등했다. 최근에도 테드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뛰긴 했다. 연준이 6월부터 총 475억달러(국채 300억달러, MBS 175억달러) 규모의 양적긴축(QT)를 시작했고 9월부터 그 규모를 두 배(국채 600억달러, MBS 350억달러)로 늘린 이후 테드 스프레드는 8월말 0.17%포인트에서 0.43%포인트로 한 달도 안 돼 세 배 가량 뛰긴 했다. 또 같은 기간 미 국채 금리는 0.27%포인트 올랐는데 리보 금리는 0.53%포인트 올라 리보 금리가 국채 금리보다 두 배 가량 더 빨리 올랐다. 그러나 테드 스프레드 자체가 과거 통화스와프가 맺어졌던 당시 1%포인트가 훌쩍 넘었던 것에 비해 안정됐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가 있으면 좋다”며 “미국의 전제조건을 보고 시장 상황이 전제 조건에 가까이 가면 충분히 얘기할 채널이 있다”고 밝혔다. 역레포 발행 규모(단위:백만달러)출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단기 달러자금’ 넘쳐…주요국, 美 국채 매도 상황도 과거와 달라 미국 내 단기 달러 자금이 넘치고 있다는 점도 달러유동성 부족과 거리가 먼 상황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따르면 연준이 발행한 역레포 규모는 9월 23일 현재 23억2000만달러 수준이다. 작년말 19억달러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시중에 달러가 많아 연준이 RP를 발행해 자금을 흡수하는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이 총재가 밝힌 대로 달러 유동성 부족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 유동성 지표인 3년 만기 스와프 베이시스(CRS 금리와 IRS 금리차)도 최근 마이너스(-) 77bp 수준으로 8월말(-38.5bp)보다는 악화됐지만 팬데믹 당시 -100bp 이상을 웃돌던 때에 비해선 평상시 수준이다. 주요국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역환율 전쟁에 나서면서 미 국채를 팔고 있는 행태 역시 현재의 연준한테는 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2008년 금융위기, 팬데믹 위기 때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던 시점이었다. 당시에 달러를 풀어 경기 부양에 나서던 시점이라 주요국의 미 국채 매도가 금리를 높일 경우 연준이 원하던 상황과 반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달러 강세를 유도하고 금리 인상을 하고 있는 시점이라 주요국의 국채 매도가 연준한테는 별로 위협적이지 않다. 경기침체를 더 악화시킬 수 있지만 연준은 고통이 있더라도 물가를 잡는 게 우선이라고 정책 우선순위를 명확히했다.
    최정희 기자 2022.09.27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테드 스프레드(Ted spread)를 보면 언제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스와프를 고려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 통화스와프의 전제 조건에 대해 언급했다. 이 총재는 “달러 유동성을 판단하기 위해 연준이 살펴보는 테드 스프레드가 있다”며 “이것을 보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때 크게 튀었는데 현재 달러 숏티지(부족) 현상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과 (스와프 관련) 정보 교환을 하고 있지만 연준이 어떻게 해주겠다고 얘기하기 어렵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연준이 6월부터 양적긴축(QT)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테드 스프레드는 아직까지 안정적이다. 단기시장에선 달러가 넘쳐 연준이 역레포(reverse RP)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발행해 달러를 흡수할 정도다. 테드 스프레드만 보면 통화스와프는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테드 스프레드 추이(출처: 매크로마이크로)◇ ‘테드 스프레드’ 1%p는 넘어야 ‘스와프’ 들이밀 듯 테드 스프레드는 3개월 미 국채 금리(무위험 이자율)와 3개월 리보(LIBOR·은행간 대출시 적용되는 금리) 금리간 차이를 보여주는 데이터로 금융시장 신용위험에 대한 시장 참여자의 심리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테드 스프레드가 높아지면 신용위험이 커진다는 신호인데 연준이 6월부터 양적긴축(QT)을 시작했음에도 아직까지 안정적인 모습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FRB)에 따르면 이달 23일 테드 스프레드는 0.43%포인트로 나타났다. 3개월 미국 국채 금리가 3.20%였고 3개월 리보금리는 3.63%였다. 작년말 테드 스프레드는 0.16%포인트였으나 연준의 금리 인상, 양적긴축(QT) 등의 여파에 상승폭을 키웠다. 3개월 미 국채 금리와 리보금리도 당시엔 각각 0.05%, 0.21%에서 우상향한 것이다. 경기가 나빠지고 신용위험이 증가하면 테드 스프레드는 확대되기 마련이지만 아직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다. 신용위험이 커지면 투자자들이 위험회피 성향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3개월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은행간 대출금리인 리보금리는 상승하게 돼 둘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팬데믹 위기때 그랬다. 2008년 10월 한미 통화스와프가 체결됐던 당시 테드 스프레드는 4.58%포인트(10월 10일 기준)로 치솟았다. 당시 리보 금리는 4.82%로 9월 리만브라더스 파산 전인 2.7~2.8% 수준보다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국채 금리는 0.23%로 추락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테드 스프레드는 1.44%포인트(3월 27일 기준)로 3월초 0.3%포인트대에서 한 달도 안 돼 세 배 넘게 폭등했다. 최근에도 테드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뛰긴 했다. 연준이 6월부터 총 475억달러(국채 300억달러, MBS 175억달러) 규모의 양적긴축(QT)를 시작했고 9월부터 그 규모를 두 배(국채 600억달러, MBS 350억달러)로 늘린 이후 테드 스프레드는 8월말 0.17%포인트에서 0.43%포인트로 한 달도 안 돼 세 배 가량 뛰긴 했다. 또 같은 기간 미 국채 금리는 0.27%포인트 올랐는데 리보 금리는 0.53%포인트 올라 리보 금리가 국채 금리보다 두 배 가량 더 빨리 올랐다. 그러나 테드 스프레드 자체가 과거 통화스와프가 맺어졌던 당시 1%포인트가 훌쩍 넘었던 것에 비해 안정됐다는 평가다.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가 있으면 좋다”며 “미국의 전제조건을 보고 시장 상황이 전제 조건에 가까이 가면 충분히 얘기할 채널이 있다”고 밝혔다. 역레포 발행 규모(단위:백만달러)출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단기 달러자금’ 넘쳐…주요국, 美 국채 매도 상황도 과거와 달라 미국 내 단기 달러 자금이 넘치고 있다는 점도 달러유동성 부족과 거리가 먼 상황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에 따르면 연준이 발행한 역레포 규모는 9월 23일 현재 23억2000만달러 수준이다. 작년말 19억달러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시중에 달러가 많아 연준이 RP를 발행해 자금을 흡수하는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이 총재가 밝힌 대로 달러 유동성 부족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 유동성 지표인 3년 만기 스와프 베이시스(CRS 금리와 IRS 금리차)도 최근 마이너스(-) 77bp 수준으로 8월말(-38.5bp)보다는 악화됐지만 팬데믹 당시 -100bp 이상을 웃돌던 때에 비해선 평상시 수준이다. 주요국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역환율 전쟁에 나서면서 미 국채를 팔고 있는 행태 역시 현재의 연준한테는 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2008년 금융위기, 팬데믹 위기 때는 연준이 금리를 내리던 시점이었다. 당시에 달러를 풀어 경기 부양에 나서던 시점이라 주요국의 미 국채 매도가 금리를 높일 경우 연준이 원하던 상황과 반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고물가를 잡기 위해 달러 강세를 유도하고 금리 인상을 하고 있는 시점이라 주요국의 국채 매도가 연준한테는 별로 위협적이지 않다. 경기침체를 더 악화시킬 수 있지만 연준은 고통이 있더라도 물가를 잡는 게 우선이라고 정책 우선순위를 명확히했다.
  • '美국채' 던지는 한중일…'역환율 전쟁' 실탄 확보하나[최정희의 이게머니]
    (사진=AFP)[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주요국들이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 올 들어 2000억달러 넘게 팔아치우면서 주요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2018년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 국채 보유 1, 2위국인 일본, 중국은 올 들어 각각 700억달러, 990억달러를 매도해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우리나라도 190억달러 가량 순매도했다. 올 들어 한중일 통화가 달러화 대비 10~20%대 급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화 약세를 막기 위한 ‘역환율 전쟁’ 실탄 확보를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1998년 이후 외환시장에 개입한 적은 없지만 엔화 가치 급락에 외환정책의 스탠스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국채값을 떨어뜨리고 있어 국채를 갖고 있어봤자 손실만 볼 것이란 점도 매도의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주요국의 미국 국채 매도→국채 금리 상승→달러 강세→외환 개입을 위한 미 국채 매도’의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출처: 미국 재무부◇ 美국채 팔아 외환개입 나서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주요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7월말 3조9427억달러로 2018년 11월(3조9012억달러)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6월말(3조9026억달러)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나 연초 이후로 보면 2178억달러 가량 감소했다. 올 들어 미 국채를 가장 많이 판 나라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987억달러 가량 내다팔았다. 그 다음이 일본으로 697억달러 매도했다. 중국이 미 국채를 계속해서 매도함에 따라 2019년 6월부터 일본에 미 국채 보유 1위국 자리를 내줬다. 우리나라도 올 들어 189억달러 미 국채를 팔았다. 미 국채 보유 상위 20개국 중 여섯 번째로 가장 많이 국채를 팔아치운 나라가 됐다. 한중일이 미 국채를 팔아치운 가장 큰 이유로 외환시장 개입이 꼽힌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자본시장부장은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으로 미 국채를 사왔는데 외환시장 개입을 하면서 국채를 파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 엔화는 올 들어 25% 가량, 중국 위안화는 10% 가량, 원화는 17% 가량 급락했는데 중국과 우리나라는 미 국채를 팔아 달러 매도 개입을 함으로써 통화 약세를 방어한 측면이 있다. 한국은행은 올 1분기 83억1100만달러의 달러 매도 개입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일본은행은 1998년 이후 올 8월까지 한 번도 외환개입을 한 적이 없다. 일본측이 올 들어 7월말까지 미 국채를 판 것은 외환개입보다는 헤지 비용 상승에 따라 미 국채 투자시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더 커 보인다. 미일간 통화정책 차이가 벌어지면서 달러·엔 선물환이 현물환보다 오를 가능성이 커(엔화 가치 추락) 헤지비용은 오르는데 미래에 달러를 다시 엔화로 바꾸는 비용도 올라갔기 때문이다.그러나 달러·엔이 145엔 가까이 올라가자 일본의 외환개입 정책이 바뀔 조짐도 보인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14일 “환율 움직임이 급속하고 일방적이어서 매우 우려된다”며 “어떤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개입키로 결정하면 ‘즉각적이고 끊임없이’할 것이라고 밝혔다.미 국채값이 추락하고 있다는 점도 미 국채 보유 유인을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의 강한 금리 인상 기조가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여기에 양적긴축까지 더해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유중이던 국채가 시장에 유입되면서 국채 금리가 더 오르고 있다(국채 값 하락). 미 국채 매도세까지 보태져 미 국채 금리는 한층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보유 중인 미 국채에선 평가손실이 나고 국채를 팔아서 외환개입을 하다 보니 한중일의 외환보유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외환보유액 1위 중국은 올 들어 3730억달러(10.9%)가 감소했고 일본은 11370억달러(8.1%) 줄었다. 우리나라도 270억달러(5.8%) 가량 감소했다. 출처: 미 재무부, 마켓포인트◇ 中의 진짜 속내는…달러 강세 자극해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 국채를 대거 내다 팔면서 중국에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중국은 미중 갈등이 시작됐던 2018년부터 꾸준히 미 국채를 내다 팔고 있다. 7월말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97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2010년 5월(8437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 국채 매도를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중국 동맹국인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 모를 금융 제재를 피하기 위해 미 국채 보유를 줄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보다는 달러 패권에서 벗어나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김윤경 부장은 “과거 중국이 미 국채 매도 방식으로 미국에 보복을 많이 해서 (‘보복’ 관점의) 얘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보다는 외환개입과 외환보유액 다변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중일 등 주요국들이 각각의 이유로 미 국채를 추세적으로 매도할 경우 미 국채 금리는 더 오르고 오른 국채 금리는 달러 강세를 자극할 전망이다. 이는 곧 한중일 자국 통화 약세가 강화되면서 환율의 추가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국채 금리의 상승 일변도가 흔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부장은 “국채 금리가 수급에 의해서만 오르는 것은 아니다”며 “경기침체 우려가 강해지면 국채금리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정희 기자 2022.09.21
    (사진=AFP)[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주요국들이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 올 들어 2000억달러 넘게 팔아치우면서 주요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2018년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 국채 보유 1, 2위국인 일본, 중국은 올 들어 각각 700억달러, 990억달러를 매도해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우리나라도 190억달러 가량 순매도했다. 올 들어 한중일 통화가 달러화 대비 10~20%대 급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화 약세를 막기 위한 ‘역환율 전쟁’ 실탄 확보를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1998년 이후 외환시장에 개입한 적은 없지만 엔화 가치 급락에 외환정책의 스탠스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국채값을 떨어뜨리고 있어 국채를 갖고 있어봤자 손실만 볼 것이란 점도 매도의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주요국의 미국 국채 매도→국채 금리 상승→달러 강세→외환 개입을 위한 미 국채 매도’의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출처: 미국 재무부◇ 美국채 팔아 외환개입 나서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주요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7월말 3조9427억달러로 2018년 11월(3조9012억달러)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6월말(3조9026억달러)에 비해 소폭 증가했으나 연초 이후로 보면 2178억달러 가량 감소했다. 올 들어 미 국채를 가장 많이 판 나라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987억달러 가량 내다팔았다. 그 다음이 일본으로 697억달러 매도했다. 중국이 미 국채를 계속해서 매도함에 따라 2019년 6월부터 일본에 미 국채 보유 1위국 자리를 내줬다. 우리나라도 올 들어 189억달러 미 국채를 팔았다. 미 국채 보유 상위 20개국 중 여섯 번째로 가장 많이 국채를 팔아치운 나라가 됐다. 한중일이 미 국채를 팔아치운 가장 큰 이유로 외환시장 개입이 꼽힌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자본시장부장은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으로 미 국채를 사왔는데 외환시장 개입을 하면서 국채를 파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일본 엔화는 올 들어 25% 가량, 중국 위안화는 10% 가량, 원화는 17% 가량 급락했는데 중국과 우리나라는 미 국채를 팔아 달러 매도 개입을 함으로써 통화 약세를 방어한 측면이 있다. 한국은행은 올 1분기 83억1100만달러의 달러 매도 개입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일본은행은 1998년 이후 올 8월까지 한 번도 외환개입을 한 적이 없다. 일본측이 올 들어 7월말까지 미 국채를 판 것은 외환개입보다는 헤지 비용 상승에 따라 미 국채 투자시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더 커 보인다. 미일간 통화정책 차이가 벌어지면서 달러·엔 선물환이 현물환보다 오를 가능성이 커(엔화 가치 추락) 헤지비용은 오르는데 미래에 달러를 다시 엔화로 바꾸는 비용도 올라갔기 때문이다.그러나 달러·엔이 145엔 가까이 올라가자 일본의 외환개입 정책이 바뀔 조짐도 보인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14일 “환율 움직임이 급속하고 일방적이어서 매우 우려된다”며 “어떤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개입키로 결정하면 ‘즉각적이고 끊임없이’할 것이라고 밝혔다.미 국채값이 추락하고 있다는 점도 미 국채 보유 유인을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의 강한 금리 인상 기조가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여기에 양적긴축까지 더해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유중이던 국채가 시장에 유입되면서 국채 금리가 더 오르고 있다(국채 값 하락). 미 국채 매도세까지 보태져 미 국채 금리는 한층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보유 중인 미 국채에선 평가손실이 나고 국채를 팔아서 외환개입을 하다 보니 한중일의 외환보유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외환보유액 1위 중국은 올 들어 3730억달러(10.9%)가 감소했고 일본은 11370억달러(8.1%) 줄었다. 우리나라도 270억달러(5.8%) 가량 감소했다. 출처: 미 재무부, 마켓포인트◇ 中의 진짜 속내는…달러 강세 자극해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 국채를 대거 내다 팔면서 중국에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중국은 미중 갈등이 시작됐던 2018년부터 꾸준히 미 국채를 내다 팔고 있다. 7월말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97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2010년 5월(8437억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 국채 매도를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중국 동맹국인 러시아가 미국 등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 모를 금융 제재를 피하기 위해 미 국채 보유를 줄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이보다는 달러 패권에서 벗어나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김윤경 부장은 “과거 중국이 미 국채 매도 방식으로 미국에 보복을 많이 해서 (‘보복’ 관점의) 얘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이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보다는 외환개입과 외환보유액 다변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중일 등 주요국들이 각각의 이유로 미 국채를 추세적으로 매도할 경우 미 국채 금리는 더 오르고 오른 국채 금리는 달러 강세를 자극할 전망이다. 이는 곧 한중일 자국 통화 약세가 강화되면서 환율의 추가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 국채 금리의 상승 일변도가 흔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부장은 “국채 금리가 수급에 의해서만 오르는 것은 아니다”며 “경기침체 우려가 강해지면 국채금리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누가 물가 '정점'을 논하였는가…10% 넘는 물가 품목은 급증[최정희의 이게머니]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정부는 7월 물가상승률 6.3%가 정점인 것처럼 얘기하더니 이제는 늦어도 10월 정점론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은행도 7월 정점론을 언급하다가 물가 정점 시기가 다시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물가 정점론에 꼬리를 내린 것은 러시아가 유럽 가스관을 잠그고 달러가 초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물가 정점론이 한은, 정부의 전망대로 된다고 해도 그것이 의미하는 정책적 시사점은 별로 없어 보인다. 물가상승률이 꺾인다고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졌지만 10%를 초과하는 물가상승 품목은 4분의 1에 달해 오히려 더 늘어났다. 불확실한 물가 정점론을 강조할수록 정책 혼란만 초래한다. (출처: 통계청)◇ ‘물가 정점’ 논할 때가 아닌데…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5.7% 올랐다. 7월 6.3%에서 0.6%포인트 하락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물가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기 어렵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7월 3.9%에서 8월 4.0%로 더 올랐다. 경기침체 우려에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가중치가 높은 석유류 등의 제품 가격이 하락한 탓에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낮아졌을 뿐이지, 다른 품목들은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10%를 초과하는 품목 개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1월엔 총 458개 품목 중 60개(13.1%)만이 물가가 10%를 초과했으나 6월엔 97개(21.2%)로 급증하더니 7월엔 110개(24.0%), 8월엔 115개(25.1%)로 증가했다. 연초 대비 비중이 두 배 확대됐다. 한 금통위원은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7월 물가상승률인 6.3%보다 더 크게 상승한 품목 수의 비중이 전체의 43%에 이르렀고 10%를 상회하는 비중은 24%에 달한다”며 “이 수치들이 몇 달 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해도 가공식품발(發) 물가상승세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신라면, 초코파이, 새우깡 등 가공식품 가격이 인상 쓰나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LNG, 석탄 등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상승의 망령이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거듭해서 ‘늦어도 10월이면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8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3%를 기록해 전달(4.7%)대비 하락했지만 다시 튀어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한은은 물가 정점론에 힘을 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달 7월 물가상승률(6.3%)이 정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은은 이달 8일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유가 전망,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물가 오름세는 하반기 중 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상방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정점이 지연되거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美보면 모르나…정점론이 무의미하다 정부, 한은 예측대로 넉넉잡아 하반기에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보인다고 해도 정점을 믿고서 정책 방향을 변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점론만 강조할수록 정책 변화 기대감만 부추겨 정책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8.3%로 6월 9.1%, 7월 8.5%로 두 달 연속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치(8.0%)를 상회한 데다 근원물가마저 6.3%로 예상치(6.0%)를 넘어서면서 나스닥 지수가 5%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시장에선 연준이 20일, 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만 일부는 무려 1%포인트가 한꺼번에 인상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꺾였어도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가 4%를 넘을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내년 1월께 연준의 금리 수준을 4.25~4.5%로 보는 시각이 40%를 넘는다.이창용 총재가 지난달 말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종료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역시 내년에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에선 10월 한은이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도 전망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과 금리 차가 너무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 빅스텝 인상을 다시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며 “한은 기준금리에 대한 기본 전망을 10월과 11월 각각 0.5%포인트, 0.25%포인트로 수정해 연말 금리를 3.0%에서 3.2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니 추 부총리가 계속해서 언급하는 ‘10월 물가 정점론’은 무의미한 메아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정희 기자 2022.09.16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정부는 7월 물가상승률 6.3%가 정점인 것처럼 얘기하더니 이제는 늦어도 10월 정점론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은행도 7월 정점론을 언급하다가 물가 정점 시기가 다시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물가 정점론에 꼬리를 내린 것은 러시아가 유럽 가스관을 잠그고 달러가 초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물가 정점론이 한은, 정부의 전망대로 된다고 해도 그것이 의미하는 정책적 시사점은 별로 없어 보인다. 물가상승률이 꺾인다고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졌지만 10%를 초과하는 물가상승 품목은 4분의 1에 달해 오히려 더 늘어났다. 불확실한 물가 정점론을 강조할수록 정책 혼란만 초래한다. (출처: 통계청)◇ ‘물가 정점’ 논할 때가 아닌데…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비 5.7% 올랐다. 7월 6.3%에서 0.6%포인트 하락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물가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기 어렵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7월 3.9%에서 8월 4.0%로 더 올랐다. 경기침체 우려에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가중치가 높은 석유류 등의 제품 가격이 하락한 탓에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낮아졌을 뿐이지, 다른 품목들은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물가상승률이 10%를 초과하는 품목 개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1월엔 총 458개 품목 중 60개(13.1%)만이 물가가 10%를 초과했으나 6월엔 97개(21.2%)로 급증하더니 7월엔 110개(24.0%), 8월엔 115개(25.1%)로 증가했다. 연초 대비 비중이 두 배 확대됐다. 한 금통위원은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7월 물가상승률인 6.3%보다 더 크게 상승한 품목 수의 비중이 전체의 43%에 이르렀고 10%를 상회하는 비중은 24%에 달한다”며 “이 수치들이 몇 달 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해도 가공식품발(發) 물가상승세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신라면, 초코파이, 새우깡 등 가공식품 가격이 인상 쓰나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LNG, 석탄 등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 상승의 망령이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거듭해서 ‘늦어도 10월이면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8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3%를 기록해 전달(4.7%)대비 하락했지만 다시 튀어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한은은 물가 정점론에 힘을 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달 7월 물가상승률(6.3%)이 정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은은 이달 8일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유가 전망,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물가 오름세는 하반기 중 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상방 리스크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정점이 지연되거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美보면 모르나…정점론이 무의미하다 정부, 한은 예측대로 넉넉잡아 하반기에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보인다고 해도 정점을 믿고서 정책 방향을 변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점론만 강조할수록 정책 변화 기대감만 부추겨 정책 혼란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8.3%로 6월 9.1%, 7월 8.5%로 두 달 연속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치(8.0%)를 상회한 데다 근원물가마저 6.3%로 예상치(6.0%)를 넘어서면서 나스닥 지수가 5%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시장에선 연준이 20일, 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만 일부는 무려 1%포인트가 한꺼번에 인상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꺾였어도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가 4%를 넘을 수 있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내년 1월께 연준의 금리 수준을 4.25~4.5%로 보는 시각이 40%를 넘는다.이창용 총재가 지난달 말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종료하기 어렵다”고 밝힌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역시 내년에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에선 10월 한은이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도 전망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과 금리 차가 너무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 빅스텝 인상을 다시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며 “한은 기준금리에 대한 기본 전망을 10월과 11월 각각 0.5%포인트, 0.25%포인트로 수정해 연말 금리를 3.0%에서 3.2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이니 추 부총리가 계속해서 언급하는 ‘10월 물가 정점론’은 무의미한 메아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 러, 유럽 가스 끊었는데…뜨뜨미지근한 유가, 왜?[최정희의 이게머니]
    (사진=AFP)[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음에도 유럽내 천연가스 가격만 급등할 뿐 석유, 석탄 등 여타 에너지로 가격 급등세가 번지진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에너지인 석유, 즉 국제유가의 경우 가스 대체재로서의 역할이 크지 않기 때문에 유럽 가스난으로 인한 최악의 물가 급등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가 중국 등 세계 경기침체 우려, 수요 둔화에 더 반응할 것이란 분석이다. 유럽 벤치마크 천연가스 가격(Dutch TTF Gas Future) 10월물 (출처: ICE선물거래소)◇ “석유, 가스 대체재 아냐”…유가 영향 제한적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벤치마크 천연가스 가격(TTF)는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 ‘노드스트림1’ 파이프라인 가동 중단을 선언한 후 메가와트시당 장중 284유로까지 올라 30% 가량 급등했다. G7(주요 7개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가격 상한제를 시행키로 하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10월 유럽 겨울철을 앞두고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은 예상했던 시나리오 가운데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나 천연가스 부족 사태가 국제유가 급등 등 여타 에너지 상승세를 자극하진 않는 모습이다.우리나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시세를 보여주는 JKM 천연가스는 2일 100만BTu당 55달러(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로 전 거래일보다 외려 6.6% 하락했다. 가스의 대체재로 알려진 석탄은 상승세를 보였다. ICE거래소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호주 석탄(NEWC)은 톤당 465달러로 5.5% 올랐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 중단보단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감산 소식에 상승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5일 배럴당 95달러선으로 전 거래일보다 0.68% 올랐다. 유럽내에서 겨울철 가스 공급이 부족하더라도 석유보다는 석탄이 대체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원유와 가스 시장은 서로 다른 독립적인 시장”이라며 “가스는 공급 부족 논란이 있지만 석유는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 시장이고 오히려 경기침체 논란으로 수요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OPEC 등 산유국이 10월 원유 생산량을 9월보다 10만배럴 더 줄이기로 합의한 것도 경기침체에 원유 수요 감소를 우려한 조치라는 평가다. 박진호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팀장은 “가스는 우리나라에서 난방용 또는 발전소용으로 사용하는데 발전소의 경우 가스 부족시 석탄으로 대체하지, 석유로는 잘 대체하지 않는다”며 “(가스 공급 중단은) 석유보다는 석탄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또 석유는 여름철에, 가스는 겨울철에 주로 사용돼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가 에너지의 한 종류로서 간접 영향을 받겠지만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출처: 마켓포인트)◇ 가스·석탄 등은 가격 오를 듯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 중 18.3%가 에너지다. 원유 수입 비중은 10.9%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이 LNG가스(5.0%), 석탄(2.4%) 순이다. 러시아의 유럽 가스 중단이 원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나머지 LNG가스나 석탄 수입 가격은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LNG가스 재고는 예년 평균 수준을 상당폭 하회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과 겨울철 수요 확대가 맞물릴 경우 각국의 LNG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LNG는 80%가량이 장기계약이지만 겨울철에는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현물로 확보하고 있다. 박 팀장은 “LNG는 장기계약이 80%이지만 동절기에는 수급을 위해 현물시장에서 사와야 하는데 도입가격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기계약의 LNG가격은 70~80%가 유가에 연동돼 가격이 매겨진다. 유가 등락을 3~6개월 후행해 반영하고 있어 유가가 오른다면 LNG 수입 가격 전반이 뛸 수 있다.한편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EU 가스 공급 중단시 전기가스, 철강, 석유화학 업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업종이 타 업종에도 영향을 줘 EU에서 전 산업에 걸쳐 생산차질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한은은 “광범위한 생산차질 발생시 조선·반도체·자동차에서 유럽산 핵심 자본재인 선박엔진, 반도체 장비, 차량용 반도체인 중간재 공급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며 “화학·철강 등은 생산원가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IMF 등에선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 향후 1년간 유럽 경제성장률이 0.4~2.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0.1%포인트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반면 유럽발 공급 충격에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엔 물가상승률은 더 커질 수 있다.
    최정희 기자 2022.09.07
    (사진=AFP)[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음에도 유럽내 천연가스 가격만 급등할 뿐 석유, 석탄 등 여타 에너지로 가격 급등세가 번지진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에너지인 석유, 즉 국제유가의 경우 가스 대체재로서의 역할이 크지 않기 때문에 유럽 가스난으로 인한 최악의 물가 급등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가가 중국 등 세계 경기침체 우려, 수요 둔화에 더 반응할 것이란 분석이다. 유럽 벤치마크 천연가스 가격(Dutch TTF Gas Future) 10월물 (출처: ICE선물거래소)◇ “석유, 가스 대체재 아냐”…유가 영향 제한적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벤치마크 천연가스 가격(TTF)는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 ‘노드스트림1’ 파이프라인 가동 중단을 선언한 후 메가와트시당 장중 284유로까지 올라 30% 가량 급등했다. G7(주요 7개국)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에 가격 상한제를 시행키로 하자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10월 유럽 겨울철을 앞두고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은 예상했던 시나리오 가운데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나 천연가스 부족 사태가 국제유가 급등 등 여타 에너지 상승세를 자극하진 않는 모습이다.우리나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시세를 보여주는 JKM 천연가스는 2일 100만BTu당 55달러(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로 전 거래일보다 외려 6.6% 하락했다. 가스의 대체재로 알려진 석탄은 상승세를 보였다. ICE거래소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호주 석탄(NEWC)은 톤당 465달러로 5.5% 올랐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유럽 가스 공급 중단보단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감산 소식에 상승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5일 배럴당 95달러선으로 전 거래일보다 0.68% 올랐다. 유럽내에서 겨울철 가스 공급이 부족하더라도 석유보다는 석탄이 대체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원유와 가스 시장은 서로 다른 독립적인 시장”이라며 “가스는 공급 부족 논란이 있지만 석유는 공급이 부족하지 않은 시장이고 오히려 경기침체 논란으로 수요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OPEC 등 산유국이 10월 원유 생산량을 9월보다 10만배럴 더 줄이기로 합의한 것도 경기침체에 원유 수요 감소를 우려한 조치라는 평가다. 박진호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팀장은 “가스는 우리나라에서 난방용 또는 발전소용으로 사용하는데 발전소의 경우 가스 부족시 석탄으로 대체하지, 석유로는 잘 대체하지 않는다”며 “(가스 공급 중단은) 석유보다는 석탄에 더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또 석유는 여름철에, 가스는 겨울철에 주로 사용돼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가 에너지의 한 종류로서 간접 영향을 받겠지만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출처: 마켓포인트)◇ 가스·석탄 등은 가격 오를 듯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 중 18.3%가 에너지다. 원유 수입 비중은 10.9%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이 LNG가스(5.0%), 석탄(2.4%) 순이다. 러시아의 유럽 가스 중단이 원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나머지 LNG가스나 석탄 수입 가격은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LNG가스 재고는 예년 평균 수준을 상당폭 하회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 가스 공급 중단과 겨울철 수요 확대가 맞물릴 경우 각국의 LNG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LNG는 80%가량이 장기계약이지만 겨울철에는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현물로 확보하고 있다. 박 팀장은 “LNG는 장기계약이 80%이지만 동절기에는 수급을 위해 현물시장에서 사와야 하는데 도입가격이 높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기계약의 LNG가격은 70~80%가 유가에 연동돼 가격이 매겨진다. 유가 등락을 3~6개월 후행해 반영하고 있어 유가가 오른다면 LNG 수입 가격 전반이 뛸 수 있다.한편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EU 가스 공급 중단시 전기가스, 철강, 석유화학 업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업종이 타 업종에도 영향을 줘 EU에서 전 산업에 걸쳐 생산차질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한은은 “광범위한 생산차질 발생시 조선·반도체·자동차에서 유럽산 핵심 자본재인 선박엔진, 반도체 장비, 차량용 반도체인 중간재 공급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며 “화학·철강 등은 생산원가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IMF 등에선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 향후 1년간 유럽 경제성장률이 0.4~2.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0.1%포인트 내외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반면 유럽발 공급 충격에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경우엔 물가상승률은 더 커질 수 있다.
  • 전 세계 금리 인상 '가속'…시장은 '파월'이 의심스럽다[최정희의 이게머니]
    (출처=CNBC)[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 인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에서 뒤쳐질 경우 자국 통화 약세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수입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의 중앙은행이라고 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에 고통을 유발하는 수준의 금리 인상을 천명한 만큼 금리 인상 기조가 경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은 연준의 긴축 기조를 의심하고 있다. 실업률이 폭등하는 상황에서도 연준이 고용안정이란 목표를 무시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심이다. (출처: 국제통화기금)◇ 일본, 터키 빼고 다 올리네…경쟁적 금리 인상국제통화기금(IMF)이 선진국 11개국과 신흥국 21개국을 분석한 결과 일본, 터키 정도만 빼고 정책금리를 모두 올렸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작년초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작년말께부터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연준의 직전 금리 인상기였던 2015년 이후 가장 강화된 긴축 기조다. 물가상승률이 나라 불문하고 수 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너나할 것 없이 금리를 대폭 인하했고 그 결과 붕괴된 금융시장이 일어섰다. 재정정책까지 쏟아부으며 각 가정에 돈을 쥐어주자 실물경제도 살아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 뒤 나타난 것은 엄청난 인플레이션이었다. 코로나19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을 촉발했고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시키면서 세계화를 뒤흔들었다. 탈탄소화에 따른 화석연료 투자 감소,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에너지난까지 촉발됐다. 여기에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 회복, 재난지원금 등 소득 증가가 인플레이션에 불을 질렀다. 금리를 한껏 끌어올린다고 물가 급등을 일으키는 공급망 병목 현상이나 우크라 전쟁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물가 급등에 대한 책임을 중앙은행에 묻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IMF는 블로그를 통해 “통화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 현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상품 가격 급등을 해결할 수 없다”면서도 “수요와 관련된 물가 상승 압력을 해결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수요를 둔화시켜야 한다. 그래서 긴축 수준의 금융상황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경기침체를 감수하고라도 물가를 잡아 중앙은행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6~7월 국제유가가 경기침체 우려에 하락했는데 침체를 자극한 가장 큰 원인은 금리 인상이었다. 결국 유가 하락은 금리 인상이 만들어낸 결과인데 유가 하락으로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이란 기대에 금리 인상 기조를 흐트러뜨리면 유가는 다시 올라갈 수도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선 경기침체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기조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도 확인된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은 연준의 책임이고 경제의 근간”이라며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밝혔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올렸지만 금리 인상 종료를 미국보다 먼저 끝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긴축 강화는 달러 강세를 촉발하고 유로화, 원화 등 다른 통화 약세를 유발, 결국엔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올리면 다른 나라 중앙은행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파월 ‘말’을 ‘행동’으로 옮겨야 의심 덜 받을 듯 그러나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 기조를 여전히 못 믿겠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경제고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가 연설문을 고수한다면 앞으로 더 매파적인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보면서 기뻤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연준 인사들이 이런 메시지를 반복해서 내야 시장에서 믿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 이후 뉴욕지수는 3% 가량 급락하며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부 지웠다. 엘 에리언 고문은 파월 의장이 현 상황에 대해 ‘매파’ 메시지를 낸 것은 바람직했으나 과거 정책 실수를 인정하거나 앞으로 통화정책의 기대를 재설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2020년 8월 도입한 평균물가목표제(AIT)가 앞으로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과정에서 여전히 작동할지 여부도 의문이고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이 탈세계화, 탄소중립, 공급망 병목 등 구조적인 부분인데 이를 중앙은행이 어떻게 컨트롤해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제시하지 않았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은행총재도 최근 블룸버그 칼럼을 통해 “말이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6월 발표된 금리 점도표는 고작 금리가 3.8%밖에 안 올라가고 실업률도 거의 증가하지 않고 물가도 2%로 빠르게 하락하는데 금리와 실업률이 높아지고 물가가 목표치로 돌아가는 경로가 더 길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폴 볼커, 앨런 그린스펀 연준 전 의장들의 메시지를 총동원했지만 결국 해야 할 것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그 의지를 실제로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나마 미국은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는 금리를 올리면서도 자국 통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화는 올 들어 달러가 오른 만큼만 떨어졌다는 게 위로라면 위로다. 올 들어 6월까지 수입 원자재 가격은 67.7% 올랐는데 이중 7.1%포인트는 환율 상승 때문이었다. 미 금리 인상이 멈추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물가 안정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만큼 파월의 행동이 중요해졌다.
    최정희 기자 2022.08.31
    (출처=CNBC)[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 인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금리 인상 기조에서 뒤쳐질 경우 자국 통화 약세를 자극해 ‘인플레이션’을 수입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계의 중앙은행이라고 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제에 고통을 유발하는 수준의 금리 인상을 천명한 만큼 금리 인상 기조가 경쟁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은 연준의 긴축 기조를 의심하고 있다. 실업률이 폭등하는 상황에서도 연준이 고용안정이란 목표를 무시하고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심이다. (출처: 국제통화기금)◇ 일본, 터키 빼고 다 올리네…경쟁적 금리 인상국제통화기금(IMF)이 선진국 11개국과 신흥국 21개국을 분석한 결과 일본, 터키 정도만 빼고 정책금리를 모두 올렸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작년초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작년말께부터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연준의 직전 금리 인상기였던 2015년 이후 가장 강화된 긴축 기조다. 물가상승률이 나라 불문하고 수 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너나할 것 없이 금리를 대폭 인하했고 그 결과 붕괴된 금융시장이 일어섰다. 재정정책까지 쏟아부으며 각 가정에 돈을 쥐어주자 실물경제도 살아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그 뒤 나타난 것은 엄청난 인플레이션이었다. 코로나19는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을 촉발했고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시키면서 세계화를 뒤흔들었다. 탈탄소화에 따른 화석연료 투자 감소,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에너지난까지 촉발됐다. 여기에 코로나19로부터의 일상 회복, 재난지원금 등 소득 증가가 인플레이션에 불을 질렀다. 금리를 한껏 끌어올린다고 물가 급등을 일으키는 공급망 병목 현상이나 우크라 전쟁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물가 급등에 대한 책임을 중앙은행에 묻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IMF는 블로그를 통해 “통화정책은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 현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상품 가격 급등을 해결할 수 없다”면서도 “수요와 관련된 물가 상승 압력을 해결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수요를 둔화시켜야 한다. 그래서 긴축 수준의 금융상황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즉, 경기침체를 감수하고라도 물가를 잡아 중앙은행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6~7월 국제유가가 경기침체 우려에 하락했는데 침체를 자극한 가장 큰 원인은 금리 인상이었다. 결국 유가 하락은 금리 인상이 만들어낸 결과인데 유가 하락으로 물가가 정점을 찍을 것이란 기대에 금리 인상 기조를 흐트러뜨리면 유가는 다시 올라갈 수도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선 경기침체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기조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도 확인된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은 연준의 책임이고 경제의 근간”이라며 “미국 경제에 일부 고통을 유발해도 금리를 인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은 9월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수 있다고 밝혔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올렸지만 금리 인상 종료를 미국보다 먼저 끝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긴축 강화는 달러 강세를 촉발하고 유로화, 원화 등 다른 통화 약세를 유발, 결국엔 수입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올리면 다른 나라 중앙은행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 파월 ‘말’을 ‘행동’으로 옮겨야 의심 덜 받을 듯 그러나 파월 의장의 강한 매파 기조를 여전히 못 믿겠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경제고문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가 연설문을 고수한다면 앞으로 더 매파적인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이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보면서 기뻤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연준 인사들이 이런 메시지를 반복해서 내야 시장에서 믿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 이후 뉴욕지수는 3% 가량 급락하며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부 지웠다. 엘 에리언 고문은 파월 의장이 현 상황에 대해 ‘매파’ 메시지를 낸 것은 바람직했으나 과거 정책 실수를 인정하거나 앞으로 통화정책의 기대를 재설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2020년 8월 도입한 평균물가목표제(AIT)가 앞으로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가는 과정에서 여전히 작동할지 여부도 의문이고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이 탈세계화, 탄소중립, 공급망 병목 등 구조적인 부분인데 이를 중앙은행이 어떻게 컨트롤해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제시하지 않았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은행총재도 최근 블룸버그 칼럼을 통해 “말이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6월 발표된 금리 점도표는 고작 금리가 3.8%밖에 안 올라가고 실업률도 거의 증가하지 않고 물가도 2%로 빠르게 하락하는데 금리와 실업률이 높아지고 물가가 목표치로 돌아가는 경로가 더 길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폴 볼커, 앨런 그린스펀 연준 전 의장들의 메시지를 총동원했지만 결국 해야 할 것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그 의지를 실제로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나마 미국은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는 금리를 올리면서도 자국 통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화는 올 들어 달러가 오른 만큼만 떨어졌다는 게 위로라면 위로다. 올 들어 6월까지 수입 원자재 가격은 67.7% 올랐는데 이중 7.1%포인트는 환율 상승 때문이었다. 미 금리 인상이 멈추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물가 안정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만큼 파월의 행동이 중요해졌다.
  • 美 물가 고점 안 찍었다…'기조적 물가'는 상승세[최정희의 이게머니]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AFP 제공)[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8.5%로 떨어져 물가 고점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면 미국 물가는 고점을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 잭슨홀 회의에서 내년 정책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장의 인식을 되돌리기 위해 강력한 매파(긴축 선호) 메시지를 던질 지 주목된다. 물가 고점론이 부상할수록 금리 인하를 바라는 시장과 물가를 목표치(2%)로 끌어내리기 위해 매파(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하려는 연준의 기싸움이 예상된다. ◇ 美 기조적 물가는 계속 오른다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6월 9.1%에서 7월 8.5%로 내려앉았다. 시장 예상치(8.7%)마저 밑돌며 물가 고점론에 불을 당겼다. 그러나 기조적 물가지표를 살펴보면 아직 고점을 논하긴 이르다. 기조적 물가는 소비자 물가에서 교란 요인을 제거한 것으로 중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전년동월비, 가중중위수 물가, 조정평균 물가는 기조적 물가 지표출처: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이 발표한 7월 ‘가중중위수 물가(Median-CPI·물가지수 품목의 상승률 분포에서 중위수에 해당하는 품목의 물가상승률)’는 전년동월비 6.3%로 6월(6.0%)보다 더 올랐다. 작년 4월 이후 1년 4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 물가지수 구성 품목에서 물가 변동성이 극단(상단, 하단 각각 8%씩 제외)에 있는 품목을 제외한 ‘조정평균 물가(16% trimmed-mean CPI)’는 6월 6.9%에서 7월 7.0%로 상승폭이 커졌다. 작년 2월 이후 1년 6개월째 꾸준히 오르고 있다. 애틀란타 연은이 발표한 경직적 물가(sticky CPI)는 7월 전년동월비 5.8%를 기록했다. 작년 8월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물가 중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6월과 7월 각각 5.9%를 찍어 근원물가가 꺾이는 흐름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물가가 고점을 찍었다고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다만 물가상승세는 전월비로는 일부 둔화되고 있다. 가중중위수 물가는 전월비 기준으로 6월 0.7%에서 7월 0.5%로 낮아졌고 조정 평균물가도 같은 기간 0.8%에서 0.4%로 낮아졌다. 근원물가 역시 0.7%에서 0.3%로 둔화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1년 후, 3년 후 각각 6.2%, 3.2%로 6월(6.8%, 3.6%)보다 낮아졌다. ◇ 내년 금리 인하 점치는 시장 vs 물가 더 잡아야 한다는 연준 물가 고점론이 부각될수록 내년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장과 물가상승률을 목표치까지 내리기 위해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하려는 연준간 알력 다툼이 심해질 전망이다.시장에선 내년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정책금리는 내년 3월 3.7%를 정점으로 내년말 3.3%로 인하될 것이란 데 베팅하고 있다.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연준 내 ‘매파’ 인사인 제임스 블러드 연은 총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강력한 매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시각으로 26일 밤 11시 파월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을 앞두고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09선을 넘어 2002년 6월 이후 20년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간밤 뉴욕증시는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 인하를 바라는 시장 기대와 연준의 정책 행보간 괴리가 커질수록 금융시장 또한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정부, 한은이 발표한 대로 10월께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온다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 더 나아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데일리가 11명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명이 내년 하반기께 금리 인하를 점쳤다. 내년 물가상승률이 3%대로 여전히 목표치(2%)보다 높은 상황에서 한은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로 안착하기 전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것인지, 물가가 어느 정도 내려왔으니 앞으론 경기에 더 신경써야 한다며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를 바라는 시장의 기대에 맞출 것인지, 어느 쪽이든 금리 기대치를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그 과정에서 한은과 시장 간 기싸움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정희 기자 2022.08.24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AFP 제공)[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8.5%로 떨어져 물가 고점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면 미국 물가는 고점을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 잭슨홀 회의에서 내년 정책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장의 인식을 되돌리기 위해 강력한 매파(긴축 선호) 메시지를 던질 지 주목된다. 물가 고점론이 부상할수록 금리 인하를 바라는 시장과 물가를 목표치(2%)로 끌어내리기 위해 매파(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하려는 연준의 기싸움이 예상된다. ◇ 美 기조적 물가는 계속 오른다미국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6월 9.1%에서 7월 8.5%로 내려앉았다. 시장 예상치(8.7%)마저 밑돌며 물가 고점론에 불을 당겼다. 그러나 기조적 물가지표를 살펴보면 아직 고점을 논하긴 이르다. 기조적 물가는 소비자 물가에서 교란 요인을 제거한 것으로 중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전년동월비, 가중중위수 물가, 조정평균 물가는 기조적 물가 지표출처: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이 발표한 7월 ‘가중중위수 물가(Median-CPI·물가지수 품목의 상승률 분포에서 중위수에 해당하는 품목의 물가상승률)’는 전년동월비 6.3%로 6월(6.0%)보다 더 올랐다. 작년 4월 이후 1년 4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 물가지수 구성 품목에서 물가 변동성이 극단(상단, 하단 각각 8%씩 제외)에 있는 품목을 제외한 ‘조정평균 물가(16% trimmed-mean CPI)’는 6월 6.9%에서 7월 7.0%로 상승폭이 커졌다. 작년 2월 이후 1년 6개월째 꾸준히 오르고 있다. 애틀란타 연은이 발표한 경직적 물가(sticky CPI)는 7월 전년동월비 5.8%를 기록했다. 작년 8월 이후 꾸준히 우상향하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물가 중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6월과 7월 각각 5.9%를 찍어 근원물가가 꺾이는 흐름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 물가가 고점을 찍었다고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다만 물가상승세는 전월비로는 일부 둔화되고 있다. 가중중위수 물가는 전월비 기준으로 6월 0.7%에서 7월 0.5%로 낮아졌고 조정 평균물가도 같은 기간 0.8%에서 0.4%로 낮아졌다. 근원물가 역시 0.7%에서 0.3%로 둔화됐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1년 후, 3년 후 각각 6.2%, 3.2%로 6월(6.8%, 3.6%)보다 낮아졌다. ◇ 내년 금리 인하 점치는 시장 vs 물가 더 잡아야 한다는 연준 물가 고점론이 부각될수록 내년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장과 물가상승률을 목표치까지 내리기 위해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하려는 연준간 알력 다툼이 심해질 전망이다.시장에선 내년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정책금리는 내년 3월 3.7%를 정점으로 내년말 3.3%로 인하될 것이란 데 베팅하고 있다.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연준 내 ‘매파’ 인사인 제임스 블러드 연은 총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며 강력한 매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시각으로 26일 밤 11시 파월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을 앞두고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09선을 넘어 2002년 6월 이후 20년 2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간밤 뉴욕증시는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금리 인하를 바라는 시장 기대와 연준의 정책 행보간 괴리가 커질수록 금융시장 또한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정부, 한은이 발표한 대로 10월께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온다면 추가적인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 더 나아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질 수 있다. 이데일리가 11명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명이 내년 하반기께 금리 인하를 점쳤다. 내년 물가상승률이 3%대로 여전히 목표치(2%)보다 높은 상황에서 한은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로 안착하기 전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것인지, 물가가 어느 정도 내려왔으니 앞으론 경기에 더 신경써야 한다며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를 바라는 시장의 기대에 맞출 것인지, 어느 쪽이든 금리 기대치를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그 과정에서 한은과 시장 간 기싸움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외국인 노동자 하던 '생산직' 채우는 '고령자'[최정희의 이게머니]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가 줄어들자 이들이 주로 종사하던 소규모 생산·현장직 일부를 60세 이상 고령자가 채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자가 힘들고 고된 일자리에 채용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력 부족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육체노동 강도가 세고 위험하지만 임금은 낮은 직종을 중심으로 빈일자리(한 달 이내 일이 시작될 수 있는 일자리)가 3년 4개월래 최대치를 찍었다. 이에 정부는 연내 외국인 노동자를 5만명 유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당장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마구잡이로 확대할 경우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라리 고령인력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다. 출처: 한국은행◇ 외국인 노동자 부족에 싹 달라진 ‘고령’ 일자리 올해 고용이 호조세를 보인 것은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자를 중심으로 취업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취업자 수는 117만6200명 증가했는데 이중 고령 취업자는 84만6600명 증가했다.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고령 취업자는 주로 어디에서 새 일자리를 찾았을까. 한국은행이 4일 발간한 ‘최근 취업자수 증가에 대한 평가’ 관련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고령 취업자는 다른 연령층이 기피하는 종업원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 생산·현장직, 농림어업직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고령 취업자는 올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39만4000명(공공행정·보건복지 초단기 일자리 제외) 증가했는데 이중 생산·현장직이 16만7000명 증가, 42.4%를 차지했다. 농림어업직에서 7만5000명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생산·현장직, 농림어업직 취업자가 전체의 61.3%를 차지했다. 2020년 36.6%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고령자가 생산직 등에서 취업이 증가한 것은 외국인 노동자 감소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노동자는 2021년 5월 현재 85만5300명(불법체류 노동자 고려하지 않음)으로 코로나19 이전(2019년 5월) 86만3200명보다 7만9000명 가량 부족한 상태다. 즉, 기업체 입장에선 인력난이 심하다보니 채용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 대신 고령자를 고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인력 감소와 고령자 취업 증가가 아예 관계가 없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현재로선 이를 입증할 통계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이 고용통계를 낼 때 내국인, 외국인을 구분해 조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령 취업자의 일자리와 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는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시화노동정책연구소가 6월 발간한 ‘경기도 외국인 노동자 노동 및 생활실태’에 따르면 전국 81만1000명 외국인 노동자(2021년 5월 현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67.5%는 종업원 30인 미만 소규모 업체에서 일을 했고 광공업·제조업에 45.4%가 근무했다. 농림어업도 7.2%를 차지했다. 조립, 기능 종사자(40.7%) 또는 단순노무 종사자(32.2%) 비중도 많았다. *각 연도별 5월 기준 (출처: 통계청)◇ 외국인 와도 ‘빈일자리’ 채우려면 인건비 더 올려야 할 수도 인력 부족 현상에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를 연내 5만명 추가 입국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빈일자리를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빈일자리는 6월 23만4000개로 2018년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빈일자리율(빈일자리 수를 빈일자리와 종사자수 합계로 나눈 비율)도 1.3%로 201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외국인 노동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인건비도 높아지고 있다. 작년 농촌 지역의 외국인 계절제 근로자의 인건비는 일당 8만원이었으나 올해 13만원 수준으로 60% 넘게 올랐다. 인건비 등 처우 개선 없이는 빈일자리를 메우기 쉽지 않아 임금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를 대규모로 확대하는 것은 추후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순하게 외국인 노동자를 늘려 인력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용계약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대부분 불법체류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들이 정착한다면 다문화 가정 증가로도 연결되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민 정책 등과 연계해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고령 인력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외국인 노동력은 고령 인력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어려움이 크고 숙련 노동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인력이 고령 인력과 일부 대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년 이후에도 고령 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형태가 더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정희 기자 2022.08.16
    (사진=뉴시스)[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가 줄어들자 이들이 주로 종사하던 소규모 생산·현장직 일부를 60세 이상 고령자가 채우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자가 힘들고 고된 일자리에 채용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력 부족 현상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육체노동 강도가 세고 위험하지만 임금은 낮은 직종을 중심으로 빈일자리(한 달 이내 일이 시작될 수 있는 일자리)가 3년 4개월래 최대치를 찍었다. 이에 정부는 연내 외국인 노동자를 5만명 유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당장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마구잡이로 확대할 경우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차라리 고령인력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다. 출처: 한국은행◇ 외국인 노동자 부족에 싹 달라진 ‘고령’ 일자리 올해 고용이 호조세를 보인 것은 대부분 60세 이상 고령자를 중심으로 취업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취업자 수는 117만6200명 증가했는데 이중 고령 취업자는 84만6600명 증가했다.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고령 취업자는 주로 어디에서 새 일자리를 찾았을까. 한국은행이 4일 발간한 ‘최근 취업자수 증가에 대한 평가’ 관련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고령 취업자는 다른 연령층이 기피하는 종업원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 생산·현장직, 농림어업직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고령 취업자는 올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39만4000명(공공행정·보건복지 초단기 일자리 제외) 증가했는데 이중 생산·현장직이 16만7000명 증가, 42.4%를 차지했다. 농림어업직에서 7만5000명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생산·현장직, 농림어업직 취업자가 전체의 61.3%를 차지했다. 2020년 36.6%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고령자가 생산직 등에서 취업이 증가한 것은 외국인 노동자 감소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 노동자는 2021년 5월 현재 85만5300명(불법체류 노동자 고려하지 않음)으로 코로나19 이전(2019년 5월) 86만3200명보다 7만9000명 가량 부족한 상태다. 즉, 기업체 입장에선 인력난이 심하다보니 채용이 어려운 외국인 노동자 대신 고령자를 고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인력 감소와 고령자 취업 증가가 아예 관계가 없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현재로선 이를 입증할 통계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통계청이 고용통계를 낼 때 내국인, 외국인을 구분해 조사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령 취업자의 일자리와 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는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시화노동정책연구소가 6월 발간한 ‘경기도 외국인 노동자 노동 및 생활실태’에 따르면 전국 81만1000명 외국인 노동자(2021년 5월 현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67.5%는 종업원 30인 미만 소규모 업체에서 일을 했고 광공업·제조업에 45.4%가 근무했다. 농림어업도 7.2%를 차지했다. 조립, 기능 종사자(40.7%) 또는 단순노무 종사자(32.2%) 비중도 많았다. *각 연도별 5월 기준 (출처: 통계청)◇ 외국인 와도 ‘빈일자리’ 채우려면 인건비 더 올려야 할 수도 인력 부족 현상에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를 연내 5만명 추가 입국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빈일자리를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빈일자리는 6월 23만4000개로 2018년 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빈일자리율(빈일자리 수를 빈일자리와 종사자수 합계로 나눈 비율)도 1.3%로 2018년 8월 이후 가장 높았다. 외국인 노동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인건비도 높아지고 있다. 작년 농촌 지역의 외국인 계절제 근로자의 인건비는 일당 8만원이었으나 올해 13만원 수준으로 60% 넘게 올랐다. 인건비 등 처우 개선 없이는 빈일자리를 메우기 쉽지 않아 임금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를 대규모로 확대하는 것은 추후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순하게 외국인 노동자를 늘려 인력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용계약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데 대부분 불법체류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들이 정착한다면 다문화 가정 증가로도 연결되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민 정책 등과 연계해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고령 인력을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외국인 노동력은 고령 인력에 비해 커뮤니케이션 어려움이 크고 숙련 노동자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인력이 고령 인력과 일부 대치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정년 이후에도 고령 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형태가 더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 금리 오를 때 신경 쓰이는 '변동금리 비중'…왜 韓만 유독 높아?[최정희의 이게머니]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금리 인상기 때마다 우리나라의 유독 높은 ‘변동금리 비중’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아 차주들이 ‘더 싼 금리’를 찾아 ‘변동금리’를 택하고 있다고 해도 다른 나라 대비 변동금리 비중이 큰 폭으로 높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효과 없음이 증명됐음에도 일시적이나마 변동금리 비중을 낮추기 위해 ‘안심전환대출’이란 대증요법을 쓰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특히 9월 15일부터 접수되는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기존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안심전환대출로 전환될 경우 해당 대출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서 제외돼 외려 저소득 차주에게 돈을 더 빌릴 기회만 제공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출처: 한국은행)◇ 은행 자금조달 구조도, 소비자 선호도 다르다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실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2020년 기준 31.9%로 90% 안팎인 미국(98.9%), 영국(91.4%), 독일(89.5%), 이탈리아(81.5%), 네덜란드(85.1%) 등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일본이 39.5%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이 작년 8월부터 금리를 계속해서 올렸지만 올 6월말 현재 잔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21.9%로 더 쪼그라들었다. 금리 인상기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변동금리 차주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변동금리 비중은 78.1%로 2020년말(69.4%), 2021년말(76.1%) 대비 더 높아졌다. 절대금리가 높아질수록 금리 민감도가 커지면서 한 푼이라도 더 싼 ‘변동금리’를 택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러나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우리나라만 유독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은행들의 자금 조달 방식에서 차이가 벌어진다는 분석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센터장은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고정금리인데 미국은 은행이 투자은행(IB) 중심으로 발달하다보니 ‘고정금리’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한 주택저당증권(MBS)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은행이 주로 상업은행(CB) 중심으로 발달해 자금 조달 자체가 예금 또는 은행채 발행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선 MBS를 발행하는 주체는 주택금융공사가 거의 유일하다. MBS의 경우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고정금리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만 담보로 잡게 된다. 한은도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이유에 대해 “장기 MBS나 커버드 본드 시장 활성화 여부가 국가별 변동금리 대출 비중 차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미국 고정금리는 만기 30년, 40년까지 고정된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를 말하나 우리나라는 ‘5년 고정금리’만 지키면 그 이후 변동으로 전환되더라도 ‘고정금리’로 분류, 100% 고정금리가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소비자 선호도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금리가 더 싼 변동금리 선호도가 높지만 미국의 경우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변동금리 비중이 2005년 35%에서 2020년 3%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금융위기로 집값 폭락을 겪으면서 차주들의 선호도가 변한 것이다. 그러다 올해 금리 민감도가 높아지자 변동금리 비중이 10%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미국의 변동금리는 ‘5년이나 7년 고정금리를 하다 변동금리로 전환’된 경우다. 변동금리의 경우 금리 인상 상한선을 두는 방식으로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에 제약을 두고 있다. 미국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현황(출처: 모기지은행가협회)◇ 대증요법 ‘안심전환대출’만 세 차례…‘효과’ 의문 은행 자금 조달 구조, 소비자 선호로 인해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지다보니 변동금리 비중을 낮추는 대증요법으로 안심전환대출이 2015년, 2019년에 이어 세 번째로 등장했다. 올해 안심전환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차주의 4억원 이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연 최저 3.7%로 2억5000만원 한도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안심전환대출이 가장 인기를 끌었던 2015년의 경우 1월 변동금리 대출 비중(잔액 기준)이 71.5%에서 4월 65.8%로 떨어졌으나 안심전환대출이 종료되자 곧바로 70%대를 넘어서며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올해와 내년 안심전환대출로 낮출 수 있는 변동금리 비중도 고작 5%포인트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금리가 최저 3.7%로 기존 주담대 변동금리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잔액 기준 주담대 가중평균금리는 6월 기준 3.1%로 안심전환대출 최저금리보다 낮다. 금리 메리트는 없지만 차주 입장에선 기존 주담대가 안심전환대출로 전환된 경우 해당 대출이 DSR 산정에서 제외돼 돈을 더 당길 수 있는 여력이 더 생긴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이는 DSR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 방향과는 상반된다.*8월 10일 기준 출처: 각 은행경기침체 우려에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장기금리가 하락, 일부 은행에선 주담대 고정과 변동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형) 금리는 10일 최저 기준 각각 4.19%, 4.50%로 변동금리(4.28%, 4.673%)보다 낮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수록 내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져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단기금리’도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안심전환대출이 상대적인 금리 매력을 갖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변동금리 비중을 높이기 위해선 자금 조달 구조, 소비자의 인식 개선 등이 필요하나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것은) 더 싼 금리를 선택하겠다는 소비자 선호의 문제이고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면 복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통상 변동과 고정금리가 20~40bp(0.02~0.04%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금리 리스크를 보전할 만큼 충분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최정희 기자 2022.08.11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금리 인상기 때마다 우리나라의 유독 높은 ‘변동금리 비중’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아 차주들이 ‘더 싼 금리’를 찾아 ‘변동금리’를 택하고 있다고 해도 다른 나라 대비 변동금리 비중이 큰 폭으로 높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효과 없음이 증명됐음에도 일시적이나마 변동금리 비중을 낮추기 위해 ‘안심전환대출’이란 대증요법을 쓰는 것이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특히 9월 15일부터 접수되는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기존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데다 안심전환대출로 전환될 경우 해당 대출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에서 제외돼 외려 저소득 차주에게 돈을 더 빌릴 기회만 제공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출처: 한국은행)◇ 은행 자금조달 구조도, 소비자 선호도 다르다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실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대출 고정금리 비중은 2020년 기준 31.9%로 90% 안팎인 미국(98.9%), 영국(91.4%), 독일(89.5%), 이탈리아(81.5%), 네덜란드(85.1%) 등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일본이 39.5%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이 작년 8월부터 금리를 계속해서 올렸지만 올 6월말 현재 잔액 기준 고정금리 비중은 21.9%로 더 쪼그라들었다. 금리 인상기가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변동금리 차주의 이자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변동금리 비중은 78.1%로 2020년말(69.4%), 2021년말(76.1%) 대비 더 높아졌다. 절대금리가 높아질수록 금리 민감도가 커지면서 한 푼이라도 더 싼 ‘변동금리’를 택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러나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우리나라만 유독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은행들의 자금 조달 방식에서 차이가 벌어진다는 분석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센터장은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고정금리인데 미국은 은행이 투자은행(IB) 중심으로 발달하다보니 ‘고정금리’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을 유동화한 주택저당증권(MBS)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은행이 주로 상업은행(CB) 중심으로 발달해 자금 조달 자체가 예금 또는 은행채 발행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선 MBS를 발행하는 주체는 주택금융공사가 거의 유일하다. MBS의 경우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선 고정금리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만 담보로 잡게 된다. 한은도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이유에 대해 “장기 MBS나 커버드 본드 시장 활성화 여부가 국가별 변동금리 대출 비중 차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미국 고정금리는 만기 30년, 40년까지 고정된 금리를 적용받는 경우를 말하나 우리나라는 ‘5년 고정금리’만 지키면 그 이후 변동으로 전환되더라도 ‘고정금리’로 분류, 100% 고정금리가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소비자 선호도도 다르다. 우리나라는 금리가 더 싼 변동금리 선호도가 높지만 미국의 경우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변동금리 비중이 2005년 35%에서 2020년 3%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금융위기로 집값 폭락을 겪으면서 차주들의 선호도가 변한 것이다. 그러다 올해 금리 민감도가 높아지자 변동금리 비중이 10%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미국의 변동금리는 ‘5년이나 7년 고정금리를 하다 변동금리로 전환’된 경우다. 변동금리의 경우 금리 인상 상한선을 두는 방식으로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에 제약을 두고 있다. 미국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현황(출처: 모기지은행가협회)◇ 대증요법 ‘안심전환대출’만 세 차례…‘효과’ 의문 은행 자금 조달 구조, 소비자 선호로 인해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지다보니 변동금리 비중을 낮추는 대증요법으로 안심전환대출이 2015년, 2019년에 이어 세 번째로 등장했다. 올해 안심전환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차주의 4억원 이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연 최저 3.7%로 2억5000만원 한도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안심전환대출이 가장 인기를 끌었던 2015년의 경우 1월 변동금리 대출 비중(잔액 기준)이 71.5%에서 4월 65.8%로 떨어졌으나 안심전환대출이 종료되자 곧바로 70%대를 넘어서며 별 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올해와 내년 안심전환대출로 낮출 수 있는 변동금리 비중도 고작 5%포인트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금리가 최저 3.7%로 기존 주담대 변동금리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잔액 기준 주담대 가중평균금리는 6월 기준 3.1%로 안심전환대출 최저금리보다 낮다. 금리 메리트는 없지만 차주 입장에선 기존 주담대가 안심전환대출로 전환된 경우 해당 대출이 DSR 산정에서 제외돼 돈을 더 당길 수 있는 여력이 더 생긴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이는 DSR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 방향과는 상반된다.*8월 10일 기준 출처: 각 은행경기침체 우려에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장기금리가 하락, 일부 은행에선 주담대 고정과 변동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형) 금리는 10일 최저 기준 각각 4.19%, 4.50%로 변동금리(4.28%, 4.673%)보다 낮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수록 내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져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단기금리’도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안심전환대출이 상대적인 금리 매력을 갖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변동금리 비중을 높이기 위해선 자금 조달 구조, 소비자의 인식 개선 등이 필요하나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것은) 더 싼 금리를 선택하겠다는 소비자 선호의 문제이고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면 복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통상 변동과 고정금리가 20~40bp(0.02~0.04%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금리 리스크를 보전할 만큼 충분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 올 들어 금융위기급으로 '외환 순유출'…'외채'도 급증[최정희의 이게머니]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들어 무역으로 벌어들이는 달러가 줄어들고 있는데 국민연금, 서학개미 등은 해외 투자에만 열중하고 있어 ‘외환 순유출’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보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달러가 더 많아진 것이다. 이러한 ‘외환 순유출’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커졌다. 한편에선 외환 부족을 메우기 위해 단기로 달러를 빌리는 등 외채가 급증하고 있다. *월 평균, 2022년은 5월까지 월 평균 기준/ 금융계정은 준비자산 및 금융기관간 거래 제거, 외환유출입 해석을 위해 마이너스 부호 사용 (출처: 서영경 금통위원실)◇ 月평균 경상흑자는 반토막나고 ‘해외 투자’는 소폭 증가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실에 따르면 경상수지에서 금융계정을 뺀 외환수급(준비자산 및 금융기관간 거래는 제외)을 살펴본 결과 올 들어 5월까지 월 평균 24억1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2002년 이후 작년까지 총 세 차례 순유출이 일어났는데 이는 2007년(7000만달러 순유출) 이후 5년 만에 순유출 전환이다. 액수로 따지면 2008년(25억2000만달러) 금융위기 수준에 육박한다. 한은 관계자는 “데이터는 민간부문의 외환유출 흐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숫자의 규모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외환 순유출이 일어나는 이유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월 평균 경상수지는 38억3000만달러로 전년(73억6000만달러)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무역 등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가 줄었다는 얘기다. 반면 금융계정(준비자산, 금융기관간 거래 제거)은 62억4000만달러 빠져나갔다. 전년(60억1000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다. 외국인들이 국내에 투자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해외로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크게 늘어났다는 얘기다. 올 들어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직접 투자하는 규모는 월 평균 66억4000만달러 증가했으나 반대로 해외 기업이 국내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13억1000만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민연금,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채권 투자도 66억6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투자는 3분의 1 수준인 24억달러 증가에 불과했다. *기타투자(부채) 내에 차입이 포함되고 차입 내에 단기차입이 포함됨.(출처: 한국은행)◇ 외환 부족분 메우려 ‘달러 빚’ 급증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 등이 줄면서 외환 부족분을 메우려는 수요가 늘어나 달러 빚이 늘어나고 있다. 이주호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상수지 흑자 감소와 직접·증권투자 자산 증가로 인한 자금 부족분을 대체하기 위해 외화부채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수지 통계 내 ‘기타 투자(부채)’, 즉 외채의 경우 올 들어 5월까지 누적으로 269억5000만달러가 증가했다. 이는 작년 한 해 외채 증가분(278억8000만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중 은행 등에서 빌린 차입금은 209조9000억원으로 3분의 2(77.9%)를 차지했다. 특히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차입금은 156조4000억원에 달해 외채의 절반 이상(58.0%)으로 집계됐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금통위 의사록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외환수급은 전체적으로 순유입이 유지되는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왔으나 최근에는 순유출이 지속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도 이과 유사한 상황이 나타나면서 단기외채가 증가했고 이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급격한 자본유출을 초래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주로 국내 채권 투자를 위한 외은지점의 본점 차입과 기업 외화자금 수요에 대응한 국내 은행의 해외 차입으로 외채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달러 유동성은 부족하지 않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외화 차입비용은 늘어나고 달러 유동성 지표인 스와프 베이시스도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주호 부장은 “현재는 달러 유동성이 메말라서 달러를 차입할 때 프리미엄(이자)을 더 많이 줘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여기서 더 나빠지면 스와프 베이시스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흐름을 바꿀 변수로 미국 인플레이션 정점 여부가 떠오른다. 시장에선 물가 정점론이 조심스럽게 힘을 얻으면서 4일 스와프 베이시스는 3년물 기준 마이너스(-) 30bp(1bp=0.01%포인트)로 외려 한 달 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축소됐다. 달러인덱스도 7월 중순 108선에서 106선으로 하락했다. 한편에선 국내기업, 연금, 개인투자자 등 경제주체들의 해외 투자가 추세적으로 늘어나면서 구조적인 외환 순유출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가 추세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외환 순유출은 단순한 사이클상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며 “앞으로 흐름을 멀리 내다보면서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2016년께부터 거주자의 해외 직접·증권투자는 연간 1000억달러 안팎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용어설명)기타 투자(부채)=국제수지 상 자금의 과부족을 주로 은행권의 차입과 대출을 이용해 조정해 주는 계정
    최정희 기자 2022.08.05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들어 무역으로 벌어들이는 달러가 줄어들고 있는데 국민연금, 서학개미 등은 해외 투자에만 열중하고 있어 ‘외환 순유출’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보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달러가 더 많아진 것이다. 이러한 ‘외환 순유출’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커졌다. 한편에선 외환 부족을 메우기 위해 단기로 달러를 빌리는 등 외채가 급증하고 있다. *월 평균, 2022년은 5월까지 월 평균 기준/ 금융계정은 준비자산 및 금융기관간 거래 제거, 외환유출입 해석을 위해 마이너스 부호 사용 (출처: 서영경 금통위원실)◇ 月평균 경상흑자는 반토막나고 ‘해외 투자’는 소폭 증가서영경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실에 따르면 경상수지에서 금융계정을 뺀 외환수급(준비자산 및 금융기관간 거래는 제외)을 살펴본 결과 올 들어 5월까지 월 평균 24억1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2002년 이후 작년까지 총 세 차례 순유출이 일어났는데 이는 2007년(7000만달러 순유출) 이후 5년 만에 순유출 전환이다. 액수로 따지면 2008년(25억2000만달러) 금융위기 수준에 육박한다. 한은 관계자는 “데이터는 민간부문의 외환유출 흐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숫자의 규모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외환 순유출이 일어나는 이유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월 평균 경상수지는 38억3000만달러로 전년(73억6000만달러)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무역 등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가 줄었다는 얘기다. 반면 금융계정(준비자산, 금융기관간 거래 제거)은 62억4000만달러 빠져나갔다. 전년(60억1000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다. 외국인들이 국내에 투자하는 것보다 국내에서 해외로 투자하는 것이 훨씬 더 크게 늘어났다는 얘기다. 올 들어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직접 투자하는 규모는 월 평균 66억4000만달러 증가했으나 반대로 해외 기업이 국내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13억1000만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민연금,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채권 투자도 66억6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채권 투자는 3분의 1 수준인 24억달러 증가에 불과했다. *기타투자(부채) 내에 차입이 포함되고 차입 내에 단기차입이 포함됨.(출처: 한국은행)◇ 외환 부족분 메우려 ‘달러 빚’ 급증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 등이 줄면서 외환 부족분을 메우려는 수요가 늘어나 달러 빚이 늘어나고 있다. 이주호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상수지 흑자 감소와 직접·증권투자 자산 증가로 인한 자금 부족분을 대체하기 위해 외화부채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수지 통계 내 ‘기타 투자(부채)’, 즉 외채의 경우 올 들어 5월까지 누적으로 269억5000만달러가 증가했다. 이는 작년 한 해 외채 증가분(278억8000만달러)에 육박하는 규모다. 이중 은행 등에서 빌린 차입금은 209조9000억원으로 3분의 2(77.9%)를 차지했다. 특히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차입금은 156조4000억원에 달해 외채의 절반 이상(58.0%)으로 집계됐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금통위 의사록에서 “지난 10여년 동안 외환수급은 전체적으로 순유입이 유지되는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왔으나 최근에는 순유출이 지속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도 이과 유사한 상황이 나타나면서 단기외채가 증가했고 이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급격한 자본유출을 초래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주로 국내 채권 투자를 위한 외은지점의 본점 차입과 기업 외화자금 수요에 대응한 국내 은행의 해외 차입으로 외채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달러 유동성은 부족하지 않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외화 차입비용은 늘어나고 달러 유동성 지표인 스와프 베이시스도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주호 부장은 “현재는 달러 유동성이 메말라서 달러를 차입할 때 프리미엄(이자)을 더 많이 줘야 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여기서 더 나빠지면 스와프 베이시스는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흐름을 바꿀 변수로 미국 인플레이션 정점 여부가 떠오른다. 시장에선 물가 정점론이 조심스럽게 힘을 얻으면서 4일 스와프 베이시스는 3년물 기준 마이너스(-) 30bp(1bp=0.01%포인트)로 외려 한 달 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축소됐다. 달러인덱스도 7월 중순 108선에서 106선으로 하락했다. 한편에선 국내기업, 연금, 개인투자자 등 경제주체들의 해외 투자가 추세적으로 늘어나면서 구조적인 외환 순유출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가 추세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외환 순유출은 단순한 사이클상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며 “앞으로 흐름을 멀리 내다보면서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2016년께부터 거주자의 해외 직접·증권투자는 연간 1000억달러 안팎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용어설명)기타 투자(부채)=국제수지 상 자금의 과부족을 주로 은행권의 차입과 대출을 이용해 조정해 주는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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