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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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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의 軍界一學

  • '1천대의 꿈'…초음속 항공기 수출국 주목받는 한국[김관용의 軍界一學]
    김관용 기자 2022.08.0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폴란드 국방부는 지난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한화디펜스와 FA-50 경(輕)전투기, K2 전차, K9 자주포 등 한국산 무기 3종을 구매하기 위한 기본 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습니다. 기본 계약은 수출 대상 장비와 규모를 합의하는 포괄적인 협약의 성격입니다. 본 계약 체결을 위한 폴란드의 무기구매법에 따른 것입니다. 곧 정식 계약이 체결될 예정입니다. 도입 규모는 FA-50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72문 등입니다. 한국 방위산업 수출 사상 최대입니다. 우선 물량인 FA-50 48대,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50여문 계약 규모는 10조원대, 현지생산 등을 포함한 사업 규모는 총 25조원대로 추산됩니다. 이번 수출은 국산 주력 전차의 첫 수출 사례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특히 국산 항공기의 첫 유럽 진출이라는 기록도 세우게 됐습니다.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FA-50 경전투기가 임무수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사진=공군)◇공군창군 50년, T-50 탄생우리나라는 KT-1 기본훈련기 개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1990년대 들어 고등훈련기(KTX-2) 개발을 추진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프랑스 및 독일의 ‘알파젯’ 고등훈련기와 영국의 ‘호크’기를 분석해 우리의 고등훈련기 모델을 정립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로 F-16이 선정되면서, 기술도입생산의 절충교역을 활용해 고등훈련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전략이 수정됐습니다. 이에 따라 당시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진과 삼성항공, 대한항공, 대우중공업, 금속정밀 등 업체 관계자들이 F-16 생산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에 파견돼 3년여 만에 고등훈련기 기본 설계를 완성했습니다. 이후 체계개발 단계에서 사업추진 방식이 업체 주도 방식으로 변경됩니다. 공군사업단이 개발 사업을 주관하고 삼성항공(현 KAI)과 록히드마틴이 협력하는 국제공동개발로 진행된 것입니다. 총 개발비 2조여 원 중 우리 정부가 70%, KAI 17%, 록히드마틴이 13%의 비용을 부담했습니다. 10여년을 투자해 개발에 성공한 고등훈련기 양산 1호기는 2005년부터 공군에 전력화 됐습니다. 이 훈련기의 이름이 T-50으로 정해졌는데, 공군 창군 50년에 따른 것입니다. ◇T-50, 다양한 항공기로 파생T-50은 여러 파생형으로도 개발됐습니다. TA-50, T-50B, FA-50 등입니다. TA-50은 전환훈련기입니다. 공대공 미사일 등의 무장이 가능해 고등훈련을 마친 조종사들의 전술입문기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T-50B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용 항공기로 기존 T-50에 기동성능 등을 개량한 것입니다. FA-50은 각종 무장 뿐만 아니라 레이더와 레이더 조준 경보장치(RWR), 레이더 유도 미사일 교란 장치 등을 탑재해 전투 임무가 가능한 항공기입니다. 지난 달 27일 폴란드 바르샤바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장관이 한국 무기체계 계약 체결 이후 FA-50 경전투기를 납품할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와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이같은 T-50 계열 항공기는 지금까지 한국 공군 납품 144대, 해외 수출 64대 등 총 208대가 생산됐습니다. 한국 공군에 20대, 인도네시아 6대 및 태국 2대 수출 등 28대의 추가물량이 있어 총 236대의 양산 실적을 갖게 됩니다. 이에 더해 폴란드 48대 수출이 성사돼 총 284대가 이미 생산됐거나 생산될 예정입니다.◇두 번의 수출 도전서 내리 ‘패배’T-50 계열 항공기 수출의 역사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구매 의사를 타진해 온데 따른 것입니다. 당시 협상 규모는 48대, 10억 유로 어치였습니다. 하지만 2009년 최종 수주전에서 이탈리아의 M346 고등훈련기에 고배를 마십니다. 성능면에서는 T-50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실제로 T-50은 최고속도 마하 1.5를 자랑하는 초음속 훈련기인데 반해 M346은 아음속 항공기입니다. T-50이 F414-GE-400 단발 엔진 항공기임에도 두개의 엔진을 단 M346 대비 엔진 출력이 40% 가량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패배 요인은 UAE와의 산업협력 부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항공부문 산업협력 뿐만 아니라 포뮬러1(F1) 경기장 건설을 제시해 사업을 수주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F1 경기장 건설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탈리아 알레니아 아에르마키가 생산한 M-346 고등훈련기 (사진=AFPBBNews)T-50은 이후 싱가포르 수출 경쟁에서도 M346에 졌습니다. 2008년 당시 이상희 국방부 장관이 제7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대화)를 계기로 테오 치 힌 싱가포르 국방장관을 만나 방산협력 방안을 논의한 이후 2009년 공군참모총장도 싱가포르를 찾아 조종사 수탁교육과 후속 군수지원 등을 약속했습니다.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나 T-50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게다가 록히드마틴은 2010년 T-50 가격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GE사의 엔진 가격을 대폭 낮춤으로써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정부는 T-50 수출 지원을 위해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특별히 싱가포르를 초청국에 포함시키기도 했습니다. 수출 성사 분위기가 고조된데 따른 것이었지만, 결국 이탈리아의 M346에 또 고배를 마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이어 이라크·필리핀 수출 성공이후 우리 T-50은 세 번째 수출 도전에서 드디어 성공합니다. 2011년 총 16대 4억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수출 계약에 최종 서명하면서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스웨덴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수출에 성공한 T-50은 연이어 이라크와 필리핀 사업에서도 승리합니다. 특히 이라크와 필리핀 수출 모델은 FA-50형 이었습니다. 이라크의 경우 F-16 전투기를 도입하려 했는데, 조종사 양성에 적합하면서도 유사시 제한적인 공격임무까지 가능한 훈련기가 필요했습니다. 영국 호크기와 러시아 야크-130, 체코 L-159 등을 따돌린 이유입니다. 필리핀에서도 역시 이들 항공기와 경쟁했지만 T-50은 우수성과 안정성, 운용경제성, 조종사 훈련 지원 등의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최종 낙점됐습니다. 수출 규모는 12대, 4억 2000만 달러였습니다. ◇세계 경전투기 시장, 37% 점유율 도전공군과 방위사업청, KAI 등 ‘국산 항공기 수출지원팀’은 이번 폴란드 수출 계약을 발판 삼아 1000대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뿐만 아니라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핀란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등 유럽 지역에서 50여대의 추가 수요가 있고, 미국,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충분하다는 판단입니다. 이를 위해 KAI는 지난 6월 록히드마틴과 협약(Teaming Agreement)을 맺고 공동 글로벌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4~2025년 미국 시장에도 도전할 예정입니다. 280여 대 규모인 미 공군 전술훈련기 사업과 220대를 도입하는 미 해군 고등훈련기·전술훈련기 사업이 대상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미 공군 고등훈련기 사업에 참여했던 지난 2016년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위치한 도날슨 센터 공항에서 당시 제안 항공기였던 T-50A가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게다가 FA-50은 말레이시아 수출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으로 아시아 시장에서만 180여대 추가 수요가 예상됩니다. 콜롬비아 등과도 수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남미 지역 6개국 90여대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여기에 이집트 등 6개국 150여대 수출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FA-50 1000대 수출이 성공하면, 2800여대의 전 세계 경전투기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시장 점유율은 37%에 달합니다. 단순 액수로만 따져봐도 37조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KAI는 현지에 맞는 FA-50 모델을 따로 개발해 적극 세일즈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유럽형에는 공중급유장치와 정밀타격 유도장치, 최신 항공전자장비 등을 탑재해 폴란드에 우선 수출될 예정입니다. 이집트 등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해 이집트 항공업체와 협력해 FA-50의 아프리카 스탠다드 버전도 만들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 '그때 그때 달라요'…현 정부의 軍 SI 이중잣대[김관용의 軍界一學]
    김관용 기자 2022.07.23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군 ‘SI’가 정국의 화두가 된 모양새입니다. 전 정부에서 일어난 대북 관련 사안을 다시 들여다 보고 있는 현 정부·여당은 이 SI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군 SI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자진 월북’으로 규정하고,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역시 16명의 동료를 죽인 ‘흉악범’으로 몰아갔다는 주장입니다. 이른바 SI(Special Intelligence)는 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를 의미합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감시정보자산을 동원해 북한 전역을 24시간 감시합니다. 인공위성과 정찰기 등 첨단 장비를 통한 테킨트(TECHINT·기술정보), 북한 내부통신을 감청해 얻는 시긴트(SIGINT·신호정보), 북한 내 협조자가 전하는 휴민트(HUMINT·인적정보) 등이 북한 사정을 파악하는 주요 수단입니다. 여기서 SI는 시긴트를 뜻합니다. SI는 무선 감청 등에 의해 수집된 단편적인 내용으로, 이를 분석하면 말 그대로 ‘정보’가 됩니다. 이 때문에 SI로 얻은 내용은 군사기밀보호법상 3등급 이상의 기밀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북 관련 정국에서 군이 취득한 SI가 너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군이 국회에 설명한 비공개 보고 내용이 언론에 다시 공개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기밀로서의 가치가 상실됐다는 얘기입니다.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이대준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것으로 추정된 황해도 등산곶 해안(붉은 원안)이 보이는 우리 영해에서 해군 함정이 경계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軍 SI, ‘기밀’ 보호 못받는 처지 내몰려3년 전 북측 서해상에서 우리 공무원이 피격된 사건과 관련,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와 정보위원회 관계자들은 군 당국이 실종 피살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 등산곶 인근에서 북한 선박에 발견된 시점인 2020년 9월 22일 오후 3시30분 전부터 북한군들의 교신 내용을 무선 감청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또 북한군과 이씨가 상당히 근거리에서 대화했다는 것, 북한군이 이씨 구조 여부를 자기들끼리 상의한 정황, 북한군이 이씨를 밧줄로 묶어 육지로 ‘예인’하려다 해상에서 ‘분실’한 후 2시간 만에 다시 찾았다는 첩도 등이 낱낱이 공개됐습니다. 특히 북한군 내에서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던 상황, 북한군 상부와 현장 지휘관의 통신 내용, 북한 해군사령부가 사살 명령을 하달하고 9시 40분께 현장에서 사살했다는 보고가 올라간 정황 등도 공개했습다. 게다가 직접 듣지 않고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든 ‘연유(燃油)를 발라서 시신을 태우라고 했다’는 첩보는 SI에 신빙성을 더했습니다. 군 당국은 당시 해당 정보 중 상당 부분이 왜곡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군이 시긴트를 바탕으로 북한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리지 않기 위해 애써 반박한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북측이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를 알게 되면 이 정보가 오갔던 통신 암호와 주파수 등 정보체계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이를 복원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려 ‘정보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적이 의도적인 교란을 할 수도 있습니다. 첩보 입수 경로 노출은 우리 군 임무수행에 적잖은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첩보를 즉시 활용해 대응하거나 공개하지 않는다는게 군의 입장입니다. 실제로 전사(戰史)에서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첩보 자산을 보호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군의 감청자산 보호 노력이 국회의 비공개 정보 발표로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일부 내용을 언론에 밝히기도 하지만, 이후 또 다른 정보들을 알게 모르게 발설하면서 민감 정보까지 공개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북송을 거부하며 몸부림 치는 탈북 어민(사진=통일부)◇軍 정보에 대한 정치화 우려특이한 건, 군 SI에 대한 현 정부·여당의 이중적인 인식입니다. 그들은 군 당국이 SI를 통해 이대준씨 생존 사실을 인지한 이후 적극적인 구조활동을 왜 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또 명확한 월북 근거 없이 왜 월북으로 추정했느냐고 지적합니다. 군이 취득한 SI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적입니다. 그런데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과 관련해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당시 우리 군은 북측에서 이들이 넘어오기 전부터 선상 살인을 비롯한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당초 행선지도 남측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작전에 관여했던 군 관계자로부터 확인한 내용입니다. 당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북한 어민에 대한 북송이 이뤄졌던 2019년 11월 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SI로 상황을 확인했고, 북쪽에서 그 사람들이 내려오지 못하도록 군 작전을 수행한다는 것도 확인하고 있었다”면서 “10월 31일부터 작전을 수행해 11월 2일 나포했다”고 설명했었습니다. 하지만 현 정부·여당은 이같은 군 SI를 불신하고 있습니다. 육군본부 정보작전부장을 거쳐 전방 군단장까지 지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증언에 의하면 16명이 살해됐다는 문재인 정권의 발표는 허위”라면서 “16명을 살해했다는 것은 북한이 2명의 탈북 브로커를 송환받기 위해 거짓말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군 SI가 날조됐다는 얘기입니다. 군 SI는 팩트에 근거해야 합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되는 대북 관련 왜곡 논란에, 군이 SI를 정책 결정자 입맛대로 팩트와 다르게 분석해 제공했는지, 아니면 팩트에 근거해 생산된 정보를 사용자가 잘못 활용한건지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군 정보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특정 정치 세력 규합과 대통령 지지율 반전 카드로 사용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김관용의 軍界一學]文정부 창설한 보안·방첩 부대, 또 새 간판 준비
    文정부 창설한 보안·방첩 부대, 또 새 간판 준비
    김관용 기자 2022.07.1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방첩(防諜)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다는 뜻입니다. 국가 기밀이나 중요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고, 적국의 간첩 행위로부터 보호하는 임무가 핵심입니다. 현행 방첩업무 규정에 따르면 방첩은 ‘국가안보와 국익에 반하는 외국의 정보활동을 찾아내고 그 정보활동을 견제·차단하기 위해 하는 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 등을 포함한 모든 대응활동’입니다. 이 규정에서 방첩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기관으로 국가정보원과 법무부, 관세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지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이하 안보지원사)는 군 내 보안·방첩 부대입니다. 지난 2018년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를 없애고 새롭게 태어난 곳입니다. 경기도 과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정문 위병소 (사진=뉴시스)◇“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 보안·방첩 부대”문재인 정부는 안보지원사를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보안·방첩 부대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 임무 특성상 1980년대 신군부의 권력 장악의 막후 역할을 했던 국군보안사령부(이하 보안사)가 모태인게 사실입니다. 보안사는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 사건을 계기로 1991년 1월 기무사로 간판을 바꿔 달았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들어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등 불법 정치개입과 세월호 유족 뒷조사 등 민간 사찰 의혹이 일면서 전면적 개혁 압박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안보지원사를 창설하면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기무사는 그동안 민간인 사찰, 정치 개입, 선거 개입, 군내 갑질 등 초법적인 권한 행사로 질타를 받아왔다”면서 “기무사를 해체하고 안보지원사를 새로 창설하는 근본 취지는 새로운 사령부가 과거 역사와 철저히 단절하고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등 과오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8년 7월 당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에서 ‘기무사 계엄령 문건’의 세부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에 따라 과거 보안사에서 기무사로 전환 당시에는 부대령을 개정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부대 역사가 이어졌지만, 이번엔 기존 부대령을 폐기하고 새롭게 만들었기 때문에 부대 역사가 새롭게 시작됐습니다. 특히 새로 재정한 안보지원사 대통령령에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 인권 침해 금지를 특별히 명문화 했습니다. 이와 함께 이른바 ‘3불(不)’ 조항이 명시됐습니다. △정치적 중립 준수 △민간사찰 금지 △‘갑질’ 근절 등입니다. ◇안보지원사 명칭 변경…文정부 지우기 일환?이에 따라 이전 기무사와 달리 안보지원사는 부대 훈령에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규정했습니다. 군인 및 군무원의 광범위한 동향 관찰 임무를 폐지한게 대표적입니다. 이전 기무사에서는 군 관련 인사에 대한 전방위적 동향 파악을 통해 이른바 ‘존안자료’를 만들었지만, 훈령에서 지정한 인원에 대해서만 신원조사 형태의 인사 검증만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안보지원사는 사령부 소속의 군인·군무원 등이 직무 수행을 이유로 권한을 오용·남용하지 못하도록 감찰과 감사 조항도 마련했습니다. 위반행위자 처벌조항을 둬, 안보지원사 운영 훈령 등을 위반한 군인 등에 대해 징계 및 군형법상 정치관여의 죄 등의 죄목으로 수사의뢰 또는 형사고발, 원대복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 것입니다. 단, 수사권 조정은 아직도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시 군사법원법 개정을 통해 기존 기무사가 갖고 있었던 10대 군 관련 수사권 중 민간인과 관련된 남북교류 및 집회·시위 관련 수사권은 폐지할 예정이었지만,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안보지원사가 출범 4년여 만에 또 명칭 변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전 정부 ‘색깔 지우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전 정부에서 기존 기무사가 ‘적폐 청산’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안보지원사의 규모와 기능이 크게 축소됐다는 지적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부대 인원은 기존 4200여명에서 2800여명 수준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조직이 축소되면서 보안 및 방첩 기능이 약화됐다는 게 현 정부의 판단인듯 합니다. 경기도 과천시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본관 전경 (사진=연합뉴스)◇작전부대도 아닌데 사령부?안보지원사는 최근까지 부대 명칭 변경을 위해 국군안보사령부, 국군방첩사령부, 국군보안방첩사령부 등 3가지 안을 놓고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중 국군안보사령부 혹은 국군방첩사령부 명칭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안보지원사는 향후 설문 결과와 외부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해 최종 명칭을 확정한다는 계획입니다. 사실 안보지원사라는 명칭은 급조한 탓에 실제 사용하지 않는 부적절한 이름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보안방첩부대, 보안사 등의 이름은 기존에 사용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임무를 포괄할 수 있는 군사안보사령부라는 이름을 기무사 개혁위원회에서 제기한 적이 있었다”면서 “군사안보를 전담하기보다는 지원 성격이 있기 때문에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명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하지만 안보를 위한 수단 중 하나인 군사력을 안보와 결합해 사용하고 있어 이름 자체가 어색했던게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흔히 사용하는 ‘군사보안’이라는 용어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통상 ‘안보’는 시큐리티(security) 또는 내셔널 시큐리티(national security)로 번역되는데, 밀리터리 시큐리티(military security) 정도로 해석되는 군사안보라는 용어는 흔히 쓰지 않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사령부’라는 용어를 사용하는게 타당한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령부의 사전적 의미는 군대의 장성급 지휘관이 부대를 지휘·운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설치한 지휘소 또는 부대의 본부입니다. 사령관 지휘 하에 군사작전을 명령하는 지휘본부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옛 기무사나 안보지원사가 군사작전 지휘 임무를 수행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본부’나 ‘단’의 명칭이 적절해 보입니다.
  • [김관용의 軍界一學]존재 자체도 군사비밀인데…'밈스' 삭제 논란
    존재 자체도 군사비밀인데…'밈스' 삭제 논란
    김관용 기자 2022.07.09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미드웨이 해전에서 참패한 것은 일본 해군의 통신이 감청되고 암호를 해독 당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군사정보 분야 관련 도서인 ‘지투(G2)’에 따르면 당시 미 해군의 암호 해독 능력은 진주만 기습을 탐지해 내지 못했을 정도로 저조한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시 일본 해군은 기존 암호를 바꾸면서 송수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옛 코드와 새로운 코드를 함께 전송하는 과오를 범했습니다. 기존 코드를 어느 정도 해독할 수 있었던 미 해군은 새로운 코드의 일부도 해독하게 되면서 일본의 대규모 공격 작전 계획을 파악하게 됩니다. 1942년 5월 17일 일본 해군이 공격을 위한 전투부대를 편성 중이며, 18일에는 ‘일본 해군의 공격기동을 지원하기 위해 AF 북서쪽 50마일 지점에서 비행을 실시할 것’이라는 전문을 감청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AF가 어디 지명을 뜻하는지 불확실했습니다. 이에 미 해군 측은 일본 해군도 감청을 하고 있음을 역이용해 위장 통신을 합니다. 미리 짜고 하와이에 ‘미드웨이 기지 담수 장치 고장으로 식수가 필요하니 급히 보내달라’는 위장 통신을 한 것입니다. 하와이에서도 ‘식수 선박을 최단시간 내 보낼 예정’이라는 답신을 합니다. 이후 미 해군은 일본 해군 통신을 집중적으로 감청하는 과정에서 일본 해군 통신부대가 사령부에 ‘AF에 식수가 부족해 신속히 보급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첩보보고 형태의 암호 전문을 확인합니다. 일본이 공격할 AF라는 지역이 미드웨이인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미군은 만반의 준비를 했고, 결국 일본은 참패를 당합니다.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연병장에서 열린 제42대·43대 합참의장 이취임식에서 이종섭(가운데) 국방부 장관, 원인철(오른쪽) 전임 합동참모의장, 김승겸 신임 합동참모의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첩보와 정보, 그리고 ‘SI’당시 미드웨이 해전에서 미 해군은 전력상 일본에 뒤처져 있었지만, 감청과 암호해독, 통신정보 수집 활동 등을 통해 전투에서 이기고 전세를 역전 시키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그만큼 정보는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세계 각국이 정보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우리 군 야전교범에 따르면 정보는 임무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적 및 작전지역 환경에 관한 자료를 △수집 △처리·이용 △분석·생산 등의 단계를 거친 종합적인 산물이라고 규정합니다. 첩보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는데, 정보 생산을 위해 요구되는 자료를 수집해 사용자가 사용 가능한 형태로 처리·이용하는 단계는 거쳤으나 분석·생산 단계를 거치지 않은 산물입니다. 수집된 자료나 첩보는 타 첩보와 연계하거나 기존 정보와 비교해 새로운 정보로 재탄생합니다. 분석관이 수행하는 정보생산을 위한 과정을 거쳐야 정보가 된다는 얘기입니다. 정보는 크게 전쟁 수준에 따른 분류와 수집 출처에 따른 분류로 구분됩니다. 우선 전쟁 수준에 따라서는 △전략정보 △작전정보 △전술정보로 구분하고, 수집 출처에 따라서는 △공개 출처 정보와 △비공개 출처 정보로 구분합니다. 이중 공개 출처 정보는 인터넷 정보를 포함해 언론 보도, 정부발간물, 국제기구 및 민간조직 보고서, 학술연구 등 다양합니다. 비공개 출처 정보는 인간정보와 기술정보로 구분하는데, 기술 정보에는 영상정보와 신호정보, 계측·기호 정보 등이 포함됩니다. 3년 전 서해 북측 지역에서 북한군에 의한 피격된 고(故) 이대준 씨 사건 관련 논란이 되고 있는 특수정보(SI·Special Intelligence)는 비공개 출처 정보에 의한 것입니다. 2020년 9월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왼쪽)와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가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앞에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구속 요청 의견서 및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이영철 전 합참 정보본부장에 대한 직권남용 등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무분별한 SI 공개…‘정보공백’ 우려SI는 말 그대로 기밀입니다. 비공개 출처 정보이기 때문에 그 출처와 내용은 알려져선 안됩니다. 적에게 누설될 경우 군사작전과 군사정보 활동에 치명적 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적이 어떤 정보가 유출됐는지를 알게 되면 이 정보가 오갔던 통신 암호와 주파수 등 정보체계를 바꾼다고 합니다. 이를 복원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립니다. ‘정보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정보원 색출 작업도 이뤄지기 때문에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Humint)를 구축해야 합니다. 적이 의도적인 교란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같은 이유로 전사(戰史)에서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첩보 자산을 보호한 사례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치권이 군에 SI 공개를 요구하고, 이를 입수한 의원들은 민감 정보까지 경쟁적으로 공개합니다. 국민의 알 권리 차원이라지만,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군 SI는 더이상 기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군의 민감한 첩보사항들이 임의대로 가공돼 실체 규명과는 거리가 멀어지기 십상입니다. 군사 기밀로서의 정보는 그 특수성 때문에 진위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혼란만 가중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밀’로서의 생명 다한 ‘군사기밀’군 SI 뿐만 아니라, ‘밈스’라고 불리는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까지 언론에 등장했습니다. ‘Military Intelligence Management System’의 약어인 밈스(MIMS)는 전군 차원의 군사정보를 전파·공유하는 정보처리 시스템입니다. 2010년 전력화 된 이후 최근까지도 성능개량이 이어져 최첨단 시스템으로 평가됩니다. 밈스는 합참으로부터 예하 작전사령부와 육군 사단급 이상, 해군 전단급 이상, 공군 비행단급 이상 부대의 정보부서와 합동 정보부대에서 수집한 정보와 첩보를 처리·분석해 지휘통제 및 타격무기 체계에 실시간에 가깝게 전파·공유합니다. 특히 밈스는 각 군의 전장관리 체계와 근 실시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전군 합동 차원에서 정보·감시·정찰(ISR) 기능의 통합을 가능케 합니다. 생산된 정보는 한국군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등에 연동돼 공통작전상황도(COP)에 전시하고 근 실시간 전장상황을 파악해 지휘관의 결심 시간을 단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게다가 밈스는 한미 양국이 함께 사용하는 연합군사정보유통체계(MIMS-C)와도 연동이 됩니다. 이를 통해 미군의 북한 관련 군사정보 원자료를 우리 군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 구성도 (출처=합참지 제51호)문제는 이 밈스의 경우 그 존재 자체까지 비밀사항으로, 이를 아는 현역 군인도 많지 않다고 합니다. 각 부대 정보병과 중 정보참모 정도만 이 시스템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누가 무슨 의도로 이같은 정보를 언론에 제공했는지 모르지만, 보도된 자체가 보안 사고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밈스에 있던 이 씨 관련 기밀정보 47건이 삭제됐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감사원 감사와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항이라 밈스 내 자료 삭제가 이 씨 ‘자진 월북’ 판단 배경과 배치되는 정황을 감추기 위한 목적에 따른 것인지 등을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군 당국은 원본은 보존돼 있다는 입장입니다. 단, 자료가 실제 삭제됐는지, 아니면 열람할 수 있는 부대와 사람을 축소시켰는지 조차 확인해 주기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 [김관용의 軍界一學]코로나가 바꾼 장병 식탁…'역대급' 급식비
    코로나가 바꾼 장병 식탁…'역대급' 급식비
    김관용 기자 2022.07.0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의 의무를 짊어지고 군에 입대한 장병들에게는 배부른 밥 한끼가 아쉽습니다. 병사 월급을 올리고 침상을 새로 구비하는 것도 좋지만 식사 역시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부분입니다.‘군에서 그정도면 잘 먹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헌법이 부여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청춘을 희생하는 청년들에게 국가 역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급식비를 인상해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려는 노력은 당연한 것입니다. ◇공급자 중심 軍 급식 체계 대수술국방부는 올해 하반기 장병 1인당 1일 기본급식비를 1만3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정부 1년 차인 2017년에 7481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입니다. 37만여명에 달하는 우리 군 장병들은 2800여개 병영식당에서 식사를 합니다. 이를 위해 해마다 1조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육군 9사단 참독수리대대원들이 배식을 받고 있다. (사진=국방일보)그러나 군 급식체계는 지난 50여년 간 큰 변화 없이 공급자 위주의 식재료 조달 체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양질의 친환경 무상급식을 경험한 ‘MZ 세대’ 장병들의 다양한 요구 수준과 국민적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민간의 단체 급식에 비해 제한된 식재료와 정해진 기준량에 따라 14개의 급양대 별로 표준식단을 편성해 3만여명 가량의 군단급 병력이 동일한 식사를 합니다. 식재료 품목 수의 경우 군은 420여개에 불과한 반면, 학교 급식은 9000여개에 달합니다. 장병 1인당 1일 기본급식비 역시 지난 2020년까지 물가 상승률 정도 밖에 인상되지 않았습니다. 2017년 7481원, 2018년 7855원, 2019년 8012원, 2020년 8493원 수준이었습니다. 2021년 역시 8790원으로 한 끼에 2930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생 3625원 대비 80% 수준입니다. 게다가 수산물이나 쌀 가공식품, 흰 우유 등 장병들의 비(非) 선호 품목을 의무 급식으로 지정하고, 중소기업자간 제한경쟁 조달과 보훈·복지단체 수의계약 등을 통한 품목 보급으로 장병들이 선호하는 식사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특히 낡은 조리 환경과 전문성이 떨어지는 조리병에 장병들 식사를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짬밥’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로나 격리 장병 부실 급식 논란그런데 우리 군 장병 급식 체계를 바꾸는 결정적 사건이 일어납니다. 코로나19 예방 격리 장병에 대한 부실 급식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입니다. 건더기 없는 ‘똥국’, 소고기 없이 당면만 있는 잡채, 계란찜 누락 등등 격리 장병 부실 급식 문제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렸습니다. 장병 기본권 차원에서 급식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확산됐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민·관·군 합동위원회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2021년 10월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내놓습니다. 맛과 질이 높아진 것을 실제 장병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수요자인 장병 중심의 조달체계로 급식 시스템을 바꾸겠다는게 핵심입니다. 모 부대의 식단 모습 (출처=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대신전해드립니다)세부 내용으로는 △선(先) 식단편성·후(後) 식재료 경쟁 조달 시스템 도입 △관행화된 공급방식 개선 △중소기업자간 경쟁품목지정 개선 △보훈·복지단체 수의계약 단계적 축소·폐지 △조리인력 확충 및 조리환경 개선 △기본급식비 지속 인상 추진 △민간위탁 시범사업 및 민간인력 활용 확대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같은 방안에 대해 당장 축산단체와 농·어업계, 농·어촌 지역에 지역구를 둔 정치인들까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경쟁입찰 전환으로 값싼 수입 농·축·수산물로 대체될게 뻔하기 때문에 국내 농·축·수산업인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국내산 원칙 △지역산 우선구매 △친환경 정책을 추진해 농가와 농·축·수협의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1인당 부식비도 300원→700원 증액국방부의 이같은 급식 개선 대책에 따라 올해 장병들의 급식비가 또 올랐습니다. 한 번의 소폭 인상도 어려웠는데, 1년에 두 차례나 큰 폭으로 증액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부실 급식 파동이 일어난 2021년의 당초 장병 1인당 1일 기본급식비는 8790원이었지만 그해 7월부터 연말까지 1만원으로 인상돼 집행됐습니다. 이어 올해는 1만1000원의 예산이 책정됐습니다. 2021년 예산 대비 25.1% 증가한 수치입니다. 몇 백원 인상폭에 그쳤던 과거와 비교하면 매우 큰 진전입니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18.2% 수준인 2000원을 더 올려 1인당 1일 기본급식비를 1만30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선(先) 식단편성·후(後) 식재료 경쟁 조달 등 ‘선택형 급식 체계’ 도입과 식재료 물가상승 등을 감안해 제2차 추경예산에 장병 급식비 예산 1125억원을 증액 편성한 것입니다. 한 육군부대의 급식 모습 (출처=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대신전해드립니다)국방부는 2023년까지 기본급식비 1만3000원을 유지하고 2024년에는 1만5000원, 2025년에는 1만5390원, 2026년에는 1만5790원으로 추가 인상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국방부가 기본급식비 증액에 따라 부식비를 늘린 부분도 눈에 띕니다. 상반기 1인당 300원 수준이었던 부식비가 하반기 700원까지 늘어난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부대별로 필요한 식재료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자율 운영 부식비’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장병들 식탁에 우삼겹이 추가된 된장찌개와 마늘빵이 함께 제공되는 스파게티 식단 등이 추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 [김관용의 軍界一學]또 늦어진 지휘관 인사…흔들리는 '軍心'
    또 늦어진 지휘관 인사…흔들리는 '軍心'
    김관용 기자 2021.05.02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 군은 보통 4월과 9~10월 경 정기인사를 통해 장군 인사를 단행합니다. 하반기 인사에선 대령들의 준장 진급과 대장 인사가, 상반기 인사에선 주요 야전 지휘관 인사가 이뤄집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상반기 군 인사도 예정 시기를 넘겼습니다. 이달 중순께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돕니다. 군 장성 인사는 각 군의 추천과 국방부의 제청, 청와대의 승인 절차에 따라 이뤄집니다. 현재 각 군 추천과 국방부 제청 과정은 끝난 상태지만, 청와대 일정상 지연되는 모양새입니다. 이에 따라 일선 부대의 지휘 공백과 군 기강 해이 우려가 제기됩니다. 물론 군 당국은 지휘관 교체 시기 엄정한 지휘체계 확립과 정신적 대비태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달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해병대사령관 진급 및 보직신고식에서 김태성 신임 해병대사령관의 삼정검에 수치를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하지만 교체 예정인 지휘관 입장에선 책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늦어지는 인사탓에 임기를 넘긴 일선 지휘관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 다음 어디 자리로 갈지, 언제쯤 인사 발표가 있을지 노심초사입니다. 안보상황이 엄중하다고는 하나 자신의 처지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전역 예정인 장군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지휘 지침이 있을리 만무합니다. 부하들에게 ‘영’(令)이 서지 않는 건 당연합니다. 군심(軍心)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휘관 교체 시기가 되면 제 때 바꿔줘야 제대로 된 부대 운영이 가능합니다. 인사의 향방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현 정권에선 매번 인사가 ‘파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작년 상반기 인사에서도 사단장을 거치지 않은 특정 인사를 군단장에 발탁하면서, 3명의 보병병과 작전 특기 인사들의 군단장 진출이 무산됐습니다. 이번 인사는 해군과 공군의 경우 인사 소요가 없어 육군 중심의 인사가 될 예정입니다. 3성 장군 인사에 따른 4~5명의 군단장 보직과 2성 장군 인사에 따른 6~7명의 사단장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함께 신임 김태성 해병대사령관 취임에 따라 공석이 된 해병대 1·2사단장과 해병대 부사령관 등 소장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김관용의 軍界一學]'출신 타파' 외쳤지만…육사·비육사 꼬리표 여전
    '출신 타파' 외쳤지만…육사·비육사 꼬리표 여전
    김관용 기자 2021.04.1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창군 이래 최초로 학군장교 출신인 남영신 대장을 육군참모총장으로 발탁했습니다.”국방부는 지난 해 9월 하반기 장군 인사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서열과 기수, 출신 등에서 탈피해 오로지 능력과 인품을 갖춘 우수 인재 등용에 중점을 뒀다”는 설명입니다. 남영신 제49대 육군참모총장은 1948년 육군 창설 이후 72년 만의 최초 학군(ROTC) 출신 총장으로 기록됐습니다. 특히 1969년 첫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 출신 총장 이후 51년 만에 나온 비(非) 육사 출신 총장입니다. 남 총장의 취임 일성은 ‘출신 타파’였습니다. 그는 취임사에서 “일부 언론은 비육사 출신의 최초 참모총장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본질은 출신, 지역, 학교 등이 중요하지 않은 육군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그러면서 “어떻게 육군의 일원이 되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지금 육군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며, 우리는 모두 다 육군 출신”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해 9월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의 보직신고를 받은 후 삼정검에 수치(綬幟)를 달아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하지만 최근 나도는 올해 상반기 군 인사 하마평에선 여전히 ‘출신’이 중심인 모양새입니다. 당초 육군은 육군참모차장으로 있던 박주경 중장이 올해 1월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산하 백신수송지원본부장에 발탁되면서 새로운 참모차장을 물색했습니다. 이에 따라 모 장군을 1순위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인물에 대해 청와대와 국방부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휘관 재임 시절 경계작전 실패의 책임을 지고 보직 해임된 인사라는 이유였습니다. 이에 더해 그의 출신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가 나돌았습니다. 육사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비육사 총장에 비육사 차장을 앉히는건 부적절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육사 출신인 박주경 중장이 백신수송지원본부장과 육군참모차장을 겸직하다 현재는 육군본부 동원참모부장인 이대웅 소장(육사45기)이 직무대리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육군 인사는 3성 장군 인사에 따른 4~5명의 군단장 보직과 2성 장군 인사에 따른 6~7명의 사단장 보직 중심이 될 전망입니다. 3성 장군 자리인 육군참모차장에 누가 갈지 관심인데, 역시 출신을 따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인사에서 참모차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는 3성 장군은 5·6·7·8군단장과 수도방위사령관 등입니다. 이들 중 누구는 비육사 출신이어서 안되고, 그래서 육사 출신 중 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들이 들립니다. 논리는 마찬가지로 비육사 총장과 비육사 차장은 어색하다는 겁니다. 육군참모차장은 총장 부재시 직무를 대리하고 내부 살림을 도맡아 합니다. 그간 비육사 출신 차장은 손에 꼽을 정도였습니다. 이 때문에 역대 대다수가 육사 출신 총장과 차장 조합이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능력에 따른 ‘적재적소’ 인사 원칙은 또 배제되는 모양새입니다. 출신 구분에 따른 정무적 판단이 이번 인사에서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육군본부와 국방부, 청와대 간 이같은 논란 때문에 올해 상반기 인사는 예정 시기를 넘겨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김관용의 軍界一學]해군 수병의 상징, 남색 나팔바지 사라진다
    해군 수병의 상징, 남색 나팔바지 사라진다
    김관용 기자 2021.02.2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해군 수병의 함정 근무복은 ‘샘브레이-당가리’로 불립니다. 샘브레이는 하늘색 셔츠를, 당가리는 짙은 남색 바지입니다. 샘브레이는 프랑스 외르강 연안의 샹브레(Chambray) 지역에서 생산된 천으로 만든 옷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당가리 역시 인도 뭄바이 인근 마을인 당기디(dangidi)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배의 돛을 만드는 인도의 거친 무명천을 이용해 선원들이 튼튼하고 질긴 바지를 만들어 입던 것이 해군 복식으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특히 이 당가리는 이른바 ‘나팔바지’ 형태입니다. 물에 들어갈 때 바지를 쉽게 걷어 올릴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고안된 것입니다. 옛날 목선시대 부터 갑판 위에서 청소를 하거나 작업을 할 때, 또는 단정을 육지로 끌어올리는 작업 때 바지를 쉽게 걷어 물이 젖지 않도록 밑부분을 넓게 만든 것입니다. 수병들이 착용하고 있는 기존 ‘샘브레이-당가리’ 복제 (사진=해군)◇2013년 시작된 신형 함상복·함상화 사업하지만 이같은 해군 수병 복장은 2023년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새로운 함상복이 보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샘브레이-당가리’ 복제가 채택된게 1952년이니 70년 만에 함상복이 바뀌게 되는 셈입니다. 기존의 해군 함상복은 화염이나 파편에 취약하고 활동하기에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초기 모델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현대적인 의복 소재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던게 사실입니다. 함정 내부는 입구와 통로가 비좁고 계단이 많습니다. 또 기기 장비와 볼트·너트 등으로 인한 돌출부도 상당합니다. 특히 육군과 동일한 해군 전투복의 경우 육상 전투환경에 적합하게 개발됨에 따라 기관실이나 보일러실 등의 내부 열기와 화재·폭발의 위험이 있는 함정에서는 적절치 않은 복장입니다. 기능성·내구성이 보장되는 재질을 적용하고 전투배치와 위급 상황 발생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토록 하는 새로운 함상복을 개발하기 시작한 배경입니다. 이에 해군은 2013년 7월 신형 전투복·전투화 연구개발 소요를 제기해 정부투자 연구개발로 사업을 추진했습니다.해군 장병들이 함정 화재 대응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신형 함상복, 연소시간 2초·탄화거리 10㎝신형 전투복·전투화 소재와 시제품 개발 사업은 2014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21개월 동안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하계운용시험평가가 이뤄져야 할 2016년 6월까지 시제품 제작은 커녕 소재 개발마저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해군은 전투복·전투화 소재 및 시제품 개발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그러나 신형 함상복·함상화 개발 사업은 2018년 민·군 기술협력사업으로 재개됐습니다. 2020년 10월까지 국내 업체에서 수행한 신형 함상복과 함상화 개발 사업은 시제품 개발과 난연성 등 20개 항목에 대한 군사요구도 평가를 충족한 이후 시제품 운용시험평가도 통과해 국방규격화에도 성공했습니다. 신형 함상복은 동계용과 하계용으로 제작됐습니다. 네이비·블루·카키·블랙·그레이 등 5도색으로 구성된 디지털 무늬로 해양색이 표현될 수 있도록 했고, 해군의 고유 심볼 마크를 추가한 디자인입니다. 이번 신형 함상복의 가장 큰 특징은 화재로부터 승조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아라미드’ 소재를 추가해 난연 기능을 강화했다는 것입니다. 아라미드 섬유는 열에 강하고 튼튼해 항공우주 및 군사분야에 많이 사용되는 섬유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형 함상복 소재의 난연성 시험결과 연소시간은 2초 이하, 타서 검게 그을린 폭(탄화거리)은 10㎝ 이하였다고 합니다. 또 기존 디지털 전투복과 비교해 향균기능도 강화됐습니다. 동계용과 하계용 함상복 간 올의 밀도, 공기 투과도 기능에도 차이를 둬 계절에 맞는 쾌적한 복장 착용이 가능하게 했다는게 해군 설명입니다. 신형 함상복 원단에 대한 난연시험. 불에도 검게 그을리기만하고 완전 연소되지 않음이 확인됐다. [출처=국방기술품질원]◇2023년 ‘샘브레이-당가리’ 복제 역사 속으로이와 함께 함상화도 교체합니다. 이번에 개발된 신형 함상화는 미끄럼 방지 기능이 강화된 재질로 제작됐습니다. 함상화 재질로 사용된 천연가죽과 난연소재 원단, 고어텍스 원단 등은 미끄럼방지, 난연성, 방수기능, 내유성(기름에 잘 견디는 성질), 충격흡수 기능을 고루 갖췄습니다. 특히 이번 함상화는 기존 전투화에 비해 건식·습식 환경에서의 미끄럼 저항 기능을 추가하고 쿠션을 보강해 충격을 흡수하는 등 함상 위에서의 작업과 이동시 안전성을 제고했다는 설명입니다. 지퍼도 있어서 신발을 신고 벗기가 쉬워졌습니다. 해군은 올해부터 신형 함상복과 함상화를 함정 근무자들에게 순차적으로 보급하고 있습니다. 먼저 1월 중 고속정 이상 전투함 승조원들에게 함상복과 함상화를 지급했습니다.6월부터는 잠수함과 전투근무지원정 승조원 대상 보급이 진행됩니다. 1년간 시범 착용 후 개선사항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보완한다는 계획입니다.해군은 조달 물량과 기존 품목의 재고 소진 시점 등을 고려해 2023년까지 현재의 ‘샘브레이-당가리’ 복제와 신형 함상복을 혼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새로운 복제가 해군 장병들의 안전과 편의성을 높여 함정 전투력을 유지하는데 역할을 하길 기대합니다.
  • [김관용의 軍界一學]대규모 야외 기동 사라진 한미연합훈련
    대규모 야외 기동 사라진 한미연합훈련
    김관용 기자 2021.01.3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전반기 시행하는 한미 연합 지휘소 훈련은 실병 기동훈련이 아니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방어적이고 연례적인 연습이다.”서욱 국방부 장관이 최근 신년 국방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한 말입니다. 이와 관련,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은 정부 전직 고위 인사와의 회동에서 “야외 기동훈련 없는 컴퓨터 훈련으로는 연합 방위 능력에 차질이 생긴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보통 훈련이라고 하면, 실제 장비가 동원되고 병력이 이동하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간 한미연합훈련은 ‘워게임’(War Game) 모델을 통해 각급 제대의 지휘관 및 참모를 훈련하는 지휘소연습(CPX)과 실제 장비와 병력을 동원하는 야외기동훈련(FTX)을 병행해 왔습니다. 상반기에 진행됐던 ‘키리졸브’와 하반기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은 지휘소연습(CPX) 형태로, 독수리훈련(Foal Eagle)은 실기동훈련(FTX)이었습니다. 독수리훈련 때 미 항모전투단과 B-52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이 동원된 이유입니다. 한미 연합 상륙훈련인 ‘쌍룡훈련’도 대표적인 실기동 훈련이었습니다. 지난 2016년 3월 경북 포항 인근 해상에서 열린 한미 연합 상륙훈련 ‘쌍룡훈련’에서 미 해군 강습상륙함 ‘본험 리차드함’에서 수직이착륙기인 ‘오스프리’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같은 훈련은 2019년에 모두 폐지됐습니다. 대신 상·하반기에 한 번씩 지휘소연습(CPX)으로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이 있던 2018년 이후 실제 병력과 장비가 대규모로 이동하는 연합 기동훈련(FTX)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연대급 이상 실기동 훈련은 한미가 각각 단독으로 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입니다. 대신 대대급의 소규모 부대 위주로 연합 실기동 훈련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워게임 모델 연동, 연합 지휘소 연습연합 지휘소 연습은 한국과 미군의 지상·해상·공중 워게임 모델을 연동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집니다. 사전에 합의한 훈련 시나리오에 따라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입력해 각종 작전을 컴퓨터 상에서 진행합니다. 우리 군의 경우 지상군 기본 모델을 ‘창조21’이라고 부릅니다. 육군 군단 및 사단 지휘관과 참모를 위한 전투 지휘 훈련에 활용됩니다. 중·소대급 등 5만개 단위 부대까지 묘사하면서 군단과 사단 전투를 구현합니다. 이는 연합 훈련시 연·대대급 워게임 모델인 ‘전투21’과 향토사단을 위한 ‘화랑21’, 전투지원모델 등과 함께 지상작전을 묘사합니다. 해군의 경우 ‘청해’, 공군은 ‘창공’, 해병대는 ‘천자봉’이라는 전투 지휘 훈련 모델을 통해 훈련합니다. 해상작전 모델과 상륙작전 모델 역시 각 전투근무지원 모델과 연동되며, 공중작전 모델의 경우 이에 더해 비행기지전투 모델과도 연동됩니다. 워게임 훈련을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 만든 합동전쟁수행모의본부(JWSC) (사진=이데일리DB)한미 연합 지휘소 연습에선 이들 모델과 미측의 지상작전모델(CBS), 해상작전모델(RESA), 공중작전모델(AWSIM), 상륙작전모델(MTWS)과 우리 군 연동체계인 JWIS-K를 통해 함께 운용됩니다. 이외에도 대화력전과 합동정보, 전투근무지원, 안정화작전 등의 기능 모델도 더해져 실제 전장에 가까운 연습·훈련 환경을 제공합니다. ◇코로나19로 또 연합연습 조정 불가피한미 연합 연습이 아무리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훈련이라고 해도 병력의 이동은 있습니다. 한미 군 지휘부가 경기 성남에 있는 벙커‘ CP탱고’에 집결하고 해외 미군들도 국내로 들어와야 합니다. 우리 군 각 부대에서도 서울 합참과 대전 자운대 등에 파견돼 워게임을 진행합니다. 여러 각지에서 온 많은 인원들이 실내에 모여 연습을 진행하는 만큼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이 있습니다. 현재 한미 군 당국이 연합연습 시행 방안에 대해 고심하는 이유입니다.실제로 지난 해 하반기 연합연습의 경우 미국 본토나 일본에서 오는 미군 병력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게다가 훈련 참가 인원 중 대전 자운대로 파견을 나간 전방부대 장병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틀 훈련이 연기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훈련 인원을 분산하고 야간 훈련을 생략하다 보니 제대로 된 훈련이 될 수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 주도 미래 연합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9년 10월 로버트 에이브럼스(가운데)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우리 군 지휘부와 함께 강원도 철원 문해리 사격장에서 한국군 제5포병여단의 실사격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출처=주한미군페이스북])◇美 “전작권 전환, 조건 충족시 가능”오는 3월 실시 예정인 한미 연합 연습도 코로나19 여파로 정상적으로 시행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절차도 지연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미 행정부의 국방부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 조건을 충족했을 때 반환할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이 최근 국내 언론의 관련 서면 질의에 대해 “전작권은 상호 합의한 조건이 완전히 충족될 때 전환될 것”이라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미국과 한국이 상호 동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병력과 인력, 그리고 그 지역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밝힌 것입니다. 특히 전작권 전환 시점을 못박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특정한 기간에 대한 약속은 우리의 병력과 인력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병력과 인력, 지역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단순히 한미연합사령부의 지휘부를 바꾸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에서 전작권 전환은 어렵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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