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김도현 "뚜렷한 존재감?…답 찾아가는 과정이죠" [인터뷰]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제 얼굴이 특별하거나 강렬한 인상이 없는 얼굴이라고 생각을 해요. 어떻게 뇌리에 남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은데, 아직도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에요.”

배우 김도현이 본인의 매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김도현은 “공연할 때 분장선생님이 그리기 좋은 얼굴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는 대로 나온다고”라며 “어떤 것도 할 수 있지만, 기회가 주어지기 전에 어떻게 인상에 남을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김도현은 KBS1 ‘장영실’, tvN ‘아스달 연대기’, SBS ‘스토브리그’, MBC ‘검은태양’, JTBC ‘재벌집 막내아들’까지.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작품 안에 자연스레 녹아들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이 ‘스토브리그’. 김도현은 “‘스토브리그’의 유경택은 대사가 거의 없었지만, 지문이 없진 않았다”며 “그때 말이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을 했다. 말을 안 하는데 어떻게 감정을 표현해야 할까 접근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도현은 “‘재벌집 막내아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매체 드라마의 시작이었던 ‘장영실’도 또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했다”며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분석을 하기 보다는, 필모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제 존재감이 뚜렷해질 거라고 생각을 한다. 또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잘 새기면서 필모를 쌓아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도현은 최근 출연한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화영(김신록 분)의 남편이자 진씨가문의 데릴사위 최창제 역으로 출연했다. 최창제는 검사에서 서울시장, 법무부 장관까지 올라가는 인물이다. 진씨가문의 데릴사위에서 법무부 장관이 되는 최창제를 김도현이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도.

그는 “캐릭터에 의도적으로 입힌 것들을 봐주셨을 때 행복하다”며 “진양철 회장이 최창제에 사과를 한 뒤로 태도의 변화를 줬다. 또 진양철 회장의 장례식 직후부터 행동이 달라진다. 무릎을 피지 않았고 턱 높이에도 변화를 줬다. 거만해졌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도현은 아내로 호흡한 김신록(진화영 역)과의 호흡으로도 화제가 된 바. 두 사람의 코믹한 호흡이 드라마에 웃음을 안겼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최창제, 진화영 부부는 김도현, 김신록의 연기가 더해져 매력이 배가됐다. 특히 두 사람의 신은 애드리브로 완성된 신이 많다고.

그는 “계획하고 나온 신은 썰렁하다. 미리 준비하면 티가 나기도 하고”라며 “김신록 씨가 포인트를 잘 가져와서 그걸 잘 받으려고 했다. 저도 최창제에 따라 대본에 따라가니까 최창제 흐름으로 애드리브가 나왔다. 김신록 씨가 잘 받아치고 하는 배우이니까 티키타카가 더 재미있었다”고 털어놨다.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김도현은 “우리 작품이 큰 소재를 다루고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중간에 숨 쉴 구멍이 필요하다. 감독님도 시청자들이 숨을 쉴 수 있는 걸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릴렉스 타임이 될 수도있고 웃음 타임이 될 수도 있다. 긴장하면서 보는 사람들이 화영 창제가 나오면 ‘아이고 쟤네 나왔다. 한숨 돌릴 수 있다’ 싶은”이라며 “그런데 화장실 가는 포인트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김도현 뿐만 아니라 이성민, 송중기, 조한철, 빅지현 등 배우들의 열연이 주목 받은 드라마다. 특히 진양철 회장 역을 맡은 이성민의 연기가 매회 화제가 됐다.

후배 배우인 김도현도 선배 이성민의 연기에 감동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성민 선배님과 함께 호흡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존경스러웠다”며 “평소엔 화통하고 농담도 하시는데, 연기만 들어가면 무서운 느낌이 난다. 진양철만 되면 그렇게 된다. 연기를 하면 진양철 회장님께 진짜 혼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럴 정도로 찐 에너지가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이성민의 신을 꼽았다. 그는 “진양철 회장이 진도준(송중기 분)에게 편지를 남기며 ‘도준이, 내 손주다’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대본에 ‘대소한다’고 나와 있는데 그런 느낌일 거라고 상상을 못했다”며 “의자에 앉는 순간 섬망 증세가 오는데, 그런 것도 정확히 전달이 왔다. 지금도 그 장면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너무 무서웠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하지”라고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였다.

배우들의 연기, 휘몰아치는 전개 등으로 2022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재벌집 막내아들’. 김도현은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대본이 재미있었다. 극중 도준과 동갑의 나이로 향수도 떠올라서 잘 될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이 정도로 잘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2022년도 바쁘게 달려온 김도현은 2023년도 늘 그랬듯 바쁘게, 또 열심히 달릴 예정이다. ‘재벌집’으로 큰 사랑을 받은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 작품이 대박나게 하는 것은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그 인물에 충실하고 예민하게 시청자분들이랑 소통할 수 있는, 생명력을 고민하고 거짓말하지 않고 몸으로 연기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