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위한 공연장 준비…" 최측근이 전한 故 송해 뒷이야기[인터뷰]①

㈜추억을파는극장 김은주 대표 인터뷰
사망 전날까지 함께 식사한 송해 최측근
송해길서 추모 행사 '송해…그리다' 진행
"송해, '노래자랑' 이후 삶 준비 도중 하늘로"
  • 등록 2022-06-29 오전 5:30:00

    수정 2022-06-29 오전 5:30:00

서울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 일대에서 진행 중인 ‘송해…그리다’ 추모 행사.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더 많은 박수를 받으며 떠나실 수 있었는데….”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서 실버영화관(옛 허리우드극장)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추억을파는극장 김은주 대표는 고(故) 송해를 떠올리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송해의 최측근이었던 김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송해가 ‘전국노래자랑’ 하차와 그 이후의 삶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며 지난달 열린 ‘최고령 TV 음악 탤런트 쇼 진행자’ 기네스북 등재 기념식 때 ‘전국노래자랑’ 하차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려 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 대표는 “선생님은 예전처럼 땡볕에서 3~4시간 녹화하는 게 어렵다고 느끼셨고, 이쯤에서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겨줄 때가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며 “그날 하차 얘기를 꺼내고 MC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오려고 하셨는데 예전처럼 하고 싶은 말이 정확히 정리가 안 돼 못했다며 속상해 하셨다”고 털어놨다.

송해는 지난 8일 95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34년간 KBS1 장수 음악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MC로 전국을 누비며 사랑받은 송해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

김 대표는 그런 송해와 끈끈한 인연을 맺어왔다. 김 대표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6년부터 ‘효자손 어르신 축제’,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 축제’ 등 다수의 행사와 공연을 함께 기획하고 준비했다. 김 대표에게 송해는 공연 기획 노하우를 전수해준 멘토 같은 존재였다. 송해는 55세 이상 어르신들이 2000원에 영화 한 편을 볼 수 있는 문화 공간인 실버영화관 홍보대사를 맡는 등 김 대표에게 꾸준히 힘을 실어줬다.

김 대표는 송해의 몸이 부쩍 쇠약해지기 시작한 2년여 전부터 매일 같이 식사를 함께하고 필요할 때마다 병원에 동행하며 그를 살뜰히 챙겼다. 김 대표는 “저를 성장시켜준 분이기에 보답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무대 위에선 강한 분이셨지만 알고 보면 외로운 일상을 보내셨던 분이라 도와드려야겠단 생각이 절로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망 하루 전에도 여느 때처럼 송해와 마주 앉아 식사했고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와 전화 통화를 했다. 그만큼 각별한 사이였기에 예상치 못한 비보로 인한 충격이 컸다.

故 송해(왼쪽)와 김은주 대표.
김 대표는 송해가 ‘전국노래자랑’ 하차와 그 이후의 삶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선생님께서 병원 진료가 잦았던 2년여 전부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셨다”며 “‘왜 이렇게 아무런 준비를 안 해뒀을까’ 하며 답답해 하셨고 ‘생각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눈물도 자주 흘리셨다. 선생님께서는 ‘전국노래자랑’을 그만둔 뒤 종로 일대에서 소소하면서도 따듯한 의미 있는 행사를 계속 해나가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에서 마지막 인사를 할 때 입기 위해 새 정장도 맞췄다. 그 순간에도 함께 한 사람은 김 대표였다. 김 대표는 “의상실에서 새 정장의 색상을 제가 추천해 드렸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옷을 입고 시청자들에게 고별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하셨다. 돌아가신 날이 새 정장이 나오는 날이었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송해는 후배 희극인들과 가수들을 위한 공연장도 마련하려 했다. 김 대표에게 도움을 청해 세무사를 만나고 같이 공연장을 꾸릴 만한 건물에 방문하기도 했다. 그게 불과 한두 달밖에 안 된 이야기다. 꿈이 실현됐다면 후배들을 위한 자리이기도 했고 송해 자신도 그 후배들과 함께 마음껏 쇼를 펼칠 수 있었을 터였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 일대에서 진행 중인 ‘송해…그리다’ 추모 행사.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 일대에선 송해 추모 노제가 계속되고 있다. 이곳에서 김 대표는 고인의 생전 모습을 그린 캔버스 등을 전시하는 ‘송해…그리다’ 추모 행사를 전개 중이다. 이와 더불어 송해의 49재에 맞춰 다음 달 중 실버영화관에서 선보일 추모 공연 준비도 병행하고 있다.

“선생님은 국민의 영웅이셨잖아요. 분명 문턱이 낮은 장례식을 원하셨을 거예요. 선생님께 배운 대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의미 있는 추모 행사를 준비하고 싶었고, 선생님이 웃고 있는 모습을 캔버스에 남겨 많은 분이 위로받을 수 있게끔 하고 싶었어요. 아마 하늘에서 ‘나 때문에 슬퍼하지마!’라고 말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요. 선생님이 그곳에서 고마움을 느끼실 수 있도록 추모 행사와 공연을 잘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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