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국내 증시 등장하는 스틱…‘고난의 길 vs 새 지평열 것’

디피씨, PEF 운용사 스틱 흡수합병 결정
자산 5조원 육박 PEF 상장사 탄생 임박
자본시장 활동에 제약 생길 것 전망에도
성장형 투자 섹터 새 지평 열것 반론도
  • 등록 2021-10-20 오전 12:20:00

    수정 2021-10-20 오전 12:2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의 코스피 입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적은 물론 주가까지 신경 써야 하는 PEF가 되는 흔치 않은 사례기 때문이다.

스틱의 증시 입성에 업계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비밀 유지가 생명인 인수합병(M&A) 시장 특성상 스틱의 행보가 주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글로벌 PEF 운용사들의 상장이 일반화한 상황에서 국내에 새 지평을 열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피씨는 자회사인 스틱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합병회사는 전업 투자사로 변신하고 기존의 디피씨 사업부문은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오늘 12월 열리는 주주 총회에서 회사 이름도 스틱인베스트먼트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디씨피는 “장기적인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주주 및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스틱은 전자레인지나 에어컨 등에 들어가는 고압 변성기 등의 부품을 생산하는 디피씨의 자회사로 지난 1999년 ‘스틱IT투자’라는 이름으로 첫발을 뗐다. 이후 벤처뿐 아니라 대기업 경영권 인수까지 주무르는 대형 PEF로 발돋움하며 자산운용규모(AUM)만 5조원에 육박한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액 1741억원에 영업이익 307억원, 시가총액 6335억원(19일 종가 기준) 수준인 모회사 규모를 일찌감치 넘어선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디피씨가 본업을 내려놓으면서까지 PEF에 올인하기로 한 이유는 어쩌면 당연하다는 평가다. 자산 5조원을 넘기면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다는 점도 합병 결정 기저에 깔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우선 스틱이 상장사가 되면 자본시장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매각 도마 위에 오른 회사의 주가도 출렁이는 상황에서 인수에 나선 회사 주가도 자유롭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투자로 큰 수익을 낼 때 주가도 따라오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반대로 꾸준한 실적을 유지해야 하는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 있어서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증시에 새 지평을 열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실제로 블랙스톤과 블랙록, 칼라일, KKR(콜버스크래비스로버츠) 등 글로벌 PEF 운용사들은 모두 상장사다. 분기별 어닝콜(상장사가 분기별 실적을 발표하는 행사)을 열고 투자자들에게 현황을 알리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국내외 대형 기관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 주주도 투자자로 흡수할 수 있는 구조이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키워드에 부합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상장 이후 스틱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리스크가 수반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대신 그로스캐피탈(성장형 투자) 중심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스틱은 내년 초 크레딧펀드(사모로 자금을 모아 대출, 회사채, 구조화 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 시장 참여를 준비 중이다. 바이아웃이 경영권을 인수하고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면 크레딧펀드는 경영 참여 없이 소수 지분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아웃 자체는 시장 상황이 많이 작용할 수 있지만 그로스캐피탈 영역은 회사가 얼마나 발굴하고 선점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스틱 입장에서는) 상장 이후 아마 그로스캐피탈 부문에 무게를 두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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