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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알록달록한 불안을 제치고…김채린 '계속 놀자!'

2022년 작
불안한 현대인이 놓인 장소에 집중
어디에 있는지 헷갈리는 인생 묘사
희망을 모은 듯한 알록달록한 색감
찰나에 살아있는 듯 희망으로 작용
  • 등록 2022-05-07 오전 3:20:00

    수정 2022-05-07 오전 3:20:00

김채린 ‘계속 놀자!’(사진=갤러리도스)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아래만 보면 울긋불긋한 색잔치다. 분홍색 바닥 위에 흰선을 그은, 테니스코트처럼 보이는 공간에 빨갛고 파랗고 노란 공들이 흩어져 즐거운 놀이가 진행 중인 듯하다.

하지만 ‘핑크빛’은 여기까지다. 시선을 위로 옮겨갈수록 우중충하게 뻗쳐내리는 기운이 감지되는 거다. 공사장 칸막이로 쓰일 법한 불투명한 천이 애써 바람을 막고 있고, 바람을 일으킨 주범인 회색하늘은 잔뜩 내려앉았다. 결정적으론 코트를 가르는 네트가 말이다. 공평한 게임이 도저히 불가능한 자리에 떡하니 놓인 거다.

이 모든 장치는 ‘현대인’이 최대 관심사란 작가 김채린이 만들었다. 들여다볼수록 서서히 간파할 수 있듯 작가는 ‘불안한 현대인이 놓인 장소’에 집중한다. 사람이라곤 그림자도 없는 장면들을 통해서 말이다. 놀아도 노는 게 아니고, 머물러도 머무는 게 아니고, 달리고 있어도 더 달려야 하는 상황을 한눈에 요약·정리하듯 펼쳐놓는 거다.

한마디로 내가 어디에 떨어져 있는지 헷갈리는 인생, 그거다. 그렇다고 좌절뿐인 건 아니다. 공으로 나무로, 희망을 모은 듯한 알록달록한 색감은 여전히 그곳의 찰나에 살아있는 듯하니. ‘계속 놀자!’(Keep Playing!·2022)고 말이다.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갤러리도스서 여는 개인전 ‘찾을 수 없는 섬’(An Island That Can’t Be Found)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오일. 80.3×80.3㎝. 갤러리도스 제공.

김채린 ‘휴식 스톱’(Rest Stop·2021), 캔버스에 아크릴, 73× 92㎝(사진=갤러리도스)
김채린 ‘도로 옆’(Next to the Road·2022), 혼합재료, 40.9×53.0㎝(사진=갤러리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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