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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26%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43% 올랐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74% 뛰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18.52까지 떨어졌다. 이번 위기 국면에서 한때 30 이상 치솟기도 했지만, 다시 그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강세 압력을 받았다. 무엇보다 개장 전 나온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밑돌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2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했다. 직전월인 1월 당시 상승률(5.3%)보다 낮았다. 한 달 전과 비교한 PCE 지수는 0.3% 올랐다. 이 역시 전월 수준(0.6%)을 한참 밑돌았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4%)를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6% 상승했다. 이 역시 전월 4.7%보다 더 낮았다. 전월과 비교하면 0.3% 올랐다.
PCE 물가가 주목 받는 것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할 때 주로 참고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경제 전망을 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아닌 PCE 전망치를 내놓는다. 특히 지난달 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PCE처럼 다소 완화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다소 낮아졌다.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번달 추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6%로 전월(4.1%) 대비 하락했다. 2021년 4월 이후 최저다.
유로존 물가까지 둔화했다. 유로스타트의 집계를 보면, 이번달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과 비교해 6.9% 올랐다. 전월 8.5% 폭등했다가, 6%대로 급격히 낮아진 거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7.1%) 역시 하회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5.7%로 전월 5.6%보다 약간 올랐지만, 시장은 고물가가 조금씩 완화하는 신호로 보는 기류다.
이에 뉴욕채권시장은 소폭 강세를 보였다(채권금리 하락).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044%까지 내렸다. 전거래일과 비교해 5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3.475%까지 떨어졌다. 최근 며칠간 3대 지수가 강세에 기운 것은 채권시장의 안정이 가장 큰 바탕이다.
은행권 불안이 잦아들고 있는 것도 강세장을 이끄는 재료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이후 흔들릴 수 있다는 은행들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실제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까지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연준에 따르면 23∼29일 일주일간 미국 은행들이 연준에서 받은 대출 규모는 1526억달러로 이전 일주일(1639억달러)보다 6.9% 감소했다. 재할인창구를 통한 대출은 882억달러로 전주 대비 20.0% 급감했다. 다만 연준이 이번 위기 이후 급히 마련한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통한 대출은 644억달러로 19.9% 늘었다. CNBC는 “은행 위기가 안정되고 있다는 추가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는 “적어도 상황이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이하는 안도감을 줬다”고 했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주와 기술주 모두 반등했다.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4대 은행 주가는 모두 뛰었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테슬라,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 빅테크 주가도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코네티컷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은행권 불안에 대해 “소비 지출을 감소 시킬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 영향의 규모의 기간은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신용 환경의 변화가 성장, 고용,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