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무역적자가 이렇게 커진 것은 주로 석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입 금액 급증 탓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수출이 15% 늘어나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수입이 26%나 늘어나 수지가 악화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무역적자 구조가 단기간에 해소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국제 공급망 교란과 인플레이션 가속화 등에 비추어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수출마저 심상찮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수출업계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대기업 수출 증가율이 0.5%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에 무역수지 방어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어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수출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것만으로 위기가 수습될 리는 없다. 무역수지 적자가 만성화할 가능성에 대응해야 하고 그러려면 수입 쪽 대책도 세워야 한다. 특히 무역수지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석유 등 에너지류 수입을 구조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에너지 다소비형 경제·산업구조를 에너지 효율형으로 속히 바꿔나가야 한다. 이를 포함한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