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상 최악 무역적자, 악순환 고리 끊을 대책 시급하다

  • 등록 2022-07-04 오전 5:00:00

    수정 2022-07-04 오전 5:00:00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56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외환위기 때인 1997년 상반기 무역적자 91억 6000만 달러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상반기 무역적자 64억 달러를 크게 앞질렀다. 경제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무역수지 악화는 전반적 경제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우려스럽다.

상반기 무역적자가 이렇게 커진 것은 주로 석유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입 금액 급증 탓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수출이 15% 늘어나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수입이 26%나 늘어나 수지가 악화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무역적자 구조가 단기간에 해소될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국제 공급망 교란과 인플레이션 가속화 등에 비추어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수출마저 심상찮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수출업계 조사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대기업 수출 증가율이 0.5%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에 무역수지 방어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무역수지에 서비스수지와 이전수지 등을 더한 경상수지도 위태롭다. 지난 4월 24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5월에는 흑자로 다시 돌아섰을 가능성이 높다지만 기조적인 흑자 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경상수지 적자는 대외거래에서 돈이 나라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경제 전체의 대외신인도를 깎아내리게 된다. 무역수지 악화가 경상수지 악화, 대외신인도 하락, 환율 상승, 외국자본 유출, 자본시장 위축,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어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수출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것만으로 위기가 수습될 리는 없다. 무역수지 적자가 만성화할 가능성에 대응해야 하고 그러려면 수입 쪽 대책도 세워야 한다. 특히 무역수지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석유 등 에너지류 수입을 구조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에너지 다소비형 경제·산업구조를 에너지 효율형으로 속히 바꿔나가야 한다. 이를 포함한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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