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상화 가닥 잡은 대우조선, K조선 도약의 발판 돼야

  • 등록 2022-09-28 오전 5:00:00

    수정 2022-09-28 오전 5:00:00

산업은행 등의 공적자금이 7조원 넘게 투입된 ‘부실 공룡’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한화그룹이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9.3%와 경영권을 갖는 방식이다. 산은은 그제 한화와 대우조선의 조건부 투자합의서 체결에 이어 어제 경쟁입찰 공고를 내고 매각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입찰은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한화가 예정대로 인수를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이뤄진다.

산은 4조 500억원, 수출입은행 3조 500억원 등 총 7조 1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점에서 볼 때 이번 매각은 헐값 논란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국민 혈세로 연명해 온 대우조선의 경영 상태와 자생력 및 덤핑 영업으로 동종업계에 끼친 유·무형의 손실을 감안하면 산은의 결정을 비판하기 어렵다. 지난해 4조 4865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의 영업손실은 1조 7546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지난 6월 기준, 무려 676.5%다. 업황 변화에 따라 혈세 추가투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고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새 주인을 빨리 찾아주려는 산은의 입장에 틀린 구석이 없다.

노조가 반대할 명분도 없다. 노조는 2008년 6조 3000억원에 대우조선을 인수하려 했던 한화를 현장 실사도 못하게 막았다. 그러나 주인 찾기가 늦춰진 동안 회사 가치는 4조 3000억원이나 낮아졌다. 조선 시장 불황의 탓도 있지만 방만 경영, 분식회계 등 주인 없는 회사의 고질병이 맞물린 결과였음을 노조도 부인할 수 없다. 회사를 걱정한다면 새 주인 찾기에 노조도 일찍 앞장섰어야 했을 일이다.

한화의 인수로 국내 조선시장은 현대중공업 그룹, 삼성중공업과 함께 빅3체제가 당분간 이어지고 대우조선은 전반적인 경쟁력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수년 단위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조선업 특성상 저가 출혈 경쟁은 언제든 다시 도질 수 있다. 대우조선의 정상화는 업계 전체의 먹거리를 키우고 세계 1위 K조선의 위상을 더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대우조선이 악재와 고비를 딛고 넘어 조속히 부실 공룡의 불명예를 벗길 기대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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