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4조 500억원, 수출입은행 3조 500억원 등 총 7조 1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점에서 볼 때 이번 매각은 헐값 논란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국민 혈세로 연명해 온 대우조선의 경영 상태와 자생력 및 덤핑 영업으로 동종업계에 끼친 유·무형의 손실을 감안하면 산은의 결정을 비판하기 어렵다. 지난해 4조 4865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의 영업손실은 1조 7546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지난 6월 기준, 무려 676.5%다. 업황 변화에 따라 혈세 추가투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고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새 주인을 빨리 찾아주려는 산은의 입장에 틀린 구석이 없다.
한화의 인수로 국내 조선시장은 현대중공업 그룹, 삼성중공업과 함께 빅3체제가 당분간 이어지고 대우조선은 전반적인 경쟁력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수년 단위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조선업 특성상 저가 출혈 경쟁은 언제든 다시 도질 수 있다. 대우조선의 정상화는 업계 전체의 먹거리를 키우고 세계 1위 K조선의 위상을 더 공고히 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대우조선이 악재와 고비를 딛고 넘어 조속히 부실 공룡의 불명예를 벗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