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 식품업계는 1985년 이후 약 40년 만에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모든 식품(우유 제외)에는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시토록 해서다. 다만 제도 시행 전부터 정부, 업계, 소비자 등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어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규제 정책에 따른 현장 혼란과 비슷한 모습을 나타낼까 우려가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두부의 섭취 가능기간은 현재 17일에서 23일로 늘어난다. 가공식품인 소시지의 경우 39일에서 56일로 열흘 이상 길어진다. 과자는 45일에서 거의 2배 수준인 81일까지 늘어난다. 이처럼 소비 기한이 늘어나면 음식물 폐기량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보관 및 유통상태에 따라 변질 가능성도 커진다.
시행 전부터 이처럼 나오는 이견에 나오는 것을 두고 최근 환경부가 시행 중인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나 일회용품 사용규제 확대와 같은 모습의 데자뷔와 같다는 평가도 한다.
지난달 24일부터 시행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와 관련해 현장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한다. 종이봉투나 친환경봉투의 내구성이 기존 비닐봉투보다 약해서다. 심지어 일회용품 사용감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소비자들은 이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일회용품 사용금지 시행을 2주 앞두고 정부가 부랴부랴 계도기간을 도입한 점도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킨 요소로 꼽힌다.
지난 2일부터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도에서 시범 시행을 시작한 일회용컵 보증금제도도 아직은 갈 길이 멀기만 하다.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같은 브랜드의 매장을 이용해야만 한다. 또 컵에 붙은 스티커의 바코드가 훼손되기라도 하면 보증금을 받지 못한다. 이미 일회용컵의 가격은 제품 구매시 포함되기 때문에 실제로 물가만 오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결국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을 하기 위해 제도 도입에만 그치지 말고 정부는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고 애로사항 해결에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