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고환율에 직격탄 맞은 한국경제, 정부 대응 안이하다

  • 등록 2022-09-30 오전 5:01:00

    수정 2022-09-30 오전 5:01:00

금융시장이 고환율의 직격탄을 맞았다. 원·달러 환율은 어제 오후 1430원대로 내려 앉으며 오름세가 잠시 주춤해졌지만 28일엔 하루 20원 가까이 치솟으며 장중 1440원을 넘었다. 코스피는 그제 지수 2200선이 무너졌고 3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4.5% 턱밑까지 갔다. 원화 뿐만 아니라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도 동반 폭락해 아시아에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커졌다는 외신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월 28일 미국 연준(Fed)이 두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이 현실화 했을 때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은 튼튼하다”며 위기 대응을 자제했다. 그러나 당시 1300원 수준에 머물던 환율은 이후 폭등하기 시작했다. 환율이 1200원에서 1300원 가는 데는 6개월 보름이 걸렸지만 1300원에서 1400원 가는 데는 두달 밖에 걸리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그제 긴급 대응에 나서 채권시장에 5조원을 투입하고 증시안정펀드도 재가동하기로 했지만 뒷북 대응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외환·주식·채권 3대 시장이 모두 불안하지만 그 중에서도 불안의 진원지를 꼽는다면 외환시장이다. 최근의 환율 폭등은 미국 연준의 긴축 강화에서 비롯됐으며 여기에 통화 스와프 부재와 무역수지 적자가 가세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면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맺어 환율 폭등을 극복한 전례가 있다. 또 위기 때마다 환율이 오르면 무역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실현해 효과적인 환율방어 기능을 수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환율에도 수출이 부진해 올들어 지난 2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이 292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긴축은 우리 손이 닿지 않는 영역이지만 통화 스와프와 무역수지 문제는 우리 노력 여하에 따라 개선이 가능하다.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IRA)도 문제지만 금융시장이 연일 요동치고 있는데 통화 스와프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력이 실망스럽다. 수출산업의 전면적 재정비를 통해 무역수지를 다시 흑자 구조로 되돌리는 작업도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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