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산 기술료 계산 정부 마음…업체 기여 반영 안돼"③

거세지는 방산수출 기술료 개선 요구
산정할 때 가중치 자의적으로 판단
업체의 개량기술에 대한 배분 없어
  • 등록 2022-11-23 오전 5:30:20

    수정 2022-11-23 오전 5:30:2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의 방산 수출 기술료 고시 개정과 관련, 방산업계는 제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기술료는 제도 시행 직후부터 논란이 됐다. 2007년 터키 전차기술 수출에서 기술료 산정을 둘러싸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수출업체인 현대로템 간 논쟁으로 본격화 됐다. 당시 터키 전차기술 수출은 터키가 새롭게 만드는 전차의 체계와 주포, 장갑 개발에 현대로템이 참여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현대로템은 총 계약금 약 3722억 원 중 ADD에 기술료 1250억원을 줘야 했다.

이 과정에서 ADD와 현대로템간 갈등이 빚어졌다. 이는 곧 국방기술료 제도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졌다. 국민세금으로 개발된 국방연구기술 결과물의 소유권에 대한 문제제기 뿐만 아니라 원천기술 외에도 운영 노하우와 개량 기술 등 업체의 기술적 기여 부분에 대한 기술료 배분 요구도 잇따랐다. 또 기술료 산정 방식과 기술료 감면 대상, 징수된 기술료의 사용 논란도 일었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술료 징수는 유지하되 다양한 감면 기준을 마련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기술료 산정 등에 대한 공정성 시비는 여전하다. 고시에서 정하고 있는 착수기본료 계산 방식이 자의적이고 업체의 기여도도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달 현대로템 경남 창원공장에서 개최된 ‘K2 전차 폴란드 갭필러 출고식’에서 수출되는 K2전차들이 도열해 있다. (사진=현대로템)
기술료 중 착수기본료는 기술보유기관(국방과학연구소 등)의 1인당 인건비에 다양한 가중치 항목을 곱해 산출한다. 그러나 자료가중치와 난이도 가중치 등은 최저 1에서 최대 5까지 범위로 제시돼 기술보유기관 담당자가 자의적으로 가중치를 판단해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볼륨가중치의 경우에는 자료의 양에 따라 최소 0.1에서 최대 10까지 매우 넓어서 타 가중치 항목과 비교된다.

특히 한 업계 관계자는 “2009년 이전에는 착수기본료를 착수금 및 선금이라고 칭했는데, 기술료 징수액의 1% 수준으로 실질적으로 선금이라는 개념으로 부과했다”면서 “당시의 착수기본료 수준 대비 지금은 기술 수출 초기에 수출 업체에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 기술료 제도는 업체 기여도가 반영될 수 없는 구조다. 일반적으로 무기체계는 우리 군 요구사항에 맞춰 개발됐기 때문에 실제 수출시에는 구매국의 요구사항에 맞도록 일부 개량된다. 또 추후 업체 주관 성능개량 사업을 통해 당초 ADD 기술로 개발한 초기 모델 대비 변경되는 경우도 있다. 업계가 기술료 산정 시 업체 기여도 반영을 주장하는 이유다.

하지만 방사청은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도 개선 노력을 하지 않았다. 방사청이 지난 2014년 진행한 ‘국방과학기술 이전 시 발생되는 기술료 산정 기준에 관한 연구’ 용역에서 해당 연구기관은 기술료 산정에 업체 기여도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또 해외 하청 생산을 위해 제공되는 기술자료에 대해 기술수출 기술료를 별도로 부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업계는 불만이다. 실제로 과거 KAI의 터키형 기본훈련기 KT-1T 수출 시 일부 해외하청생산의 형태로 현지 생산하는 물량에 대해 기술수출로 간주할 것인지, 물자수출로 간주할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현재 방산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수출대상국가에 제공하는 기술자료까지도 기술료를 징수해야 한다는 게 정부 측 입장이다. 현 규정은 “최소한의 기술교범은 물자수출로 간주한다”고만 돼 있어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모호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출성사를 위해서는 기술교범이나 제품성능자료 등을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수출계약이 실제 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물자수출로 간주해 기술료도 별도로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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