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갈지자’ 금투협 금투세 대응…새 협회장은 달라야

  • 등록 2022-12-23 오전 5:20:00

    수정 2022-12-23 오전 5:20:00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6번째 금융투자협회장 선거가 시작된다. 이번 금투협회장 선거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협회장은 선출되자마자 금투세 도입을 둘러싸고 벌어진 사회적 혼란을 매듭짓는 중책을 맡게 됐기 때문이다.

금투세는 주식, 펀드 등 금융투자로 5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거둘 경우 20~25%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금투세 도입 2년 유예와 내년 시행을 놓고 입장이 첨예하게 갈렸지만 22일 극적으로 합의했다. 다만 그 과정은 지난했다. 여당 국민의힘은 시행 시점을 2년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야당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반대했다. 이후 민주당은 금투세 2년 유예를 받아들이되, 양도세 대주주 요건을 현행 10억원으로 유지하는 등의 조건부 유예안을 꺼냈다. 여당은 대주주 요건 100억원 상향을 주장하며 논의가 공회전하다가, 끝내 민주당의 조건부 유예안을 받아들기로 했다.

다행히도 금투세 도입 유예로 논의가 일단락됐지만, 그 과정에서 금융투자협회의 존재감은 부재했다. 정쟁을 사전에 완화하도록 업계 목소리를 전달해야 하는 협회가 오히려 혼란을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나재철 금투협회장은 올해 7월만 하더라도 금투세 유예에 반대했다. 금투세는 선진화 시장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역설하며, 도입이 유예될 경우 투자 비용이 매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입장은 연말에 이르러 갑자기 2년 유예를 찬성하는 방향으로 뒤집혔다.

금투협회의 변덕에 업계에선 불만이 솟구쳤다. 애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선 금투세 도입 시 투자 심리가 크게 꺾일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유예를 요청하는 의견이 대다수였는데, 이를 정치권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더군다나 연말에 이르러서야 입장을 바꾸면서 혼란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개인투자자와 상장사들도 반발했다. 국내 증시가 위축되면 주식을 통한 자산 형성이 어려울 뿐더러, 기업들도 투자 유치로 성장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확산했다. 이에 일각에선 나 회장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회원사의 목소리보다 정치적인 논리와 이익에 움직인다는 시선도 있다.

새 협회장은 달라야 한다. 금융투자협회는 자본시장법에 의해 운용되는 법정 민간단체로, 금융정책 당국에 업계 입장을 전달하는 게 주요한 책무다. 더욱이 협회장은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이끌어야 하는 무거운 자리로, 업계의 목소리를 기울이고 공통된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 협회장 후보자 지원 자격에도 조직과 금융투자업의 발전 및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소통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명백히 명시돼 있다. 새롭게 선출되는 협회장은 협회 본 설립 목적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응태 이데일리 기자. (사진=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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