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취학연령 만 5세 하향, 우려스럽다

  • 등록 2022-08-01 오전 6:00:00

    수정 2022-08-01 오전 6:00:00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둘째 아들이 만 5살인데 혼자 화장실 가서 대변 처리도 못한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면 이런 탁상행정은 내놓지 않았을 것이다.”

교육부가 29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초등 입학연령을 만 6에서 만 5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한 학부모가 보인 반응이다. 만 5세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면 이런 정책을 내놓지 못했을 것이란 비판이다.

유치원 교사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유치원 수업을 해보면 15~20분도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만 5세인데 어떻게 40분이나 되는 초등학교 수업을 받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오히려 유치원 교사들 사이에선 초등 입학을 1년 늦춰야 한다는 정반대의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조기에 국가가 개입해 학생 각 학력 격차를 줄여보겠다는 교육부 취지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면서 유아교육전문가나 시도교육청, 교원단체와 협의하지 않고 정책을 꺼내들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교육청과 공식 논의는 아직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초등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기는 문제는 대통령 업무보고로 끝날 일이 아니다. 정책이 결정되면 이를 시행할 곳은 전국 시도교육청과 학교 현장이다. 특히 정책 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입시·취업경쟁까지 영향을 받게 될 정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초등 취학연령을 1년 앞당길 경우 해당 학생들의 동급생은 약 5만명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도 대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취학연령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학부모·교사 등 정책 수요자들의 여론을 경청해야 한다. 박 부총리는 해당 정책에 대해 “2023년 시안을 만들고 2024년 확정되면 2025년 전면 시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아직 여론조사도 시작하기 전에 시행 시점을 2025년으로 못 박는 듯한 발언은 일방적이면서도 경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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