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월 무역적자 폭증...한국 경제,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 등록 2023-02-02 오전 5:00:00

    수정 2023-02-02 오전 5:00:00

새해 첫 달부터 수출이 격감하며 무역적자가 폭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어제 발표한 ‘1월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가 126억 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 달 적자폭이 1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한국무역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월 한 달의 적자폭이 지난해 연간 적자액(472억달러)의 4분의 1을 넘은 것도 심상찮다.

무역적자 폭증의 주범은 수출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16.6%나 격감하며 맥을 못추고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반토막(-44.5%)이 나다시피 한 것이 치명타가 됐다. 올해 수출은 당초부터 순탄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그 정도가 예상을 뛰어 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4%)와 산업연구원(-3.1%) 등 국내 수출 전망기관들은 대체로 3~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지난달 감소폭은 전망치의 4~5배에 이르고 있다. 이는 무역수지가 1년 가까이 적자를 내고 있음에도 수출 부진의 근본 원인을 경쟁력 위기에서 찾지 않고 외부 탓으로 돌린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수출만이 아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의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성장률은 잠재성장률(2%)에 미달하는 1%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그제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1.7%)이 ‘잃어버린 20년’의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1.8%)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IMF 전망이 현실화하면 한국과 일본의 성장률이 25년 만에 처음으로 역전된다. IMF는 한국경제 성장률 저하의 원인으로 고금리와 무역적자를 꼽았다.

한국경제는 올들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저성장·고물가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무역수지가 적자를 내기 시작한 지난해 상반기부터 이미 위기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집권 10개월째를 맞았음에도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위기의 실상을 파악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무능과 안이한 자세로 적기 대응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정부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종합 처방을 서둘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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