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학 문턱 못넘는 ‘현실 우영우’

  • 등록 2022-08-22 오전 6:00:00

    수정 2022-08-22 오전 6:00:0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우영우’는 낭만이 있지만 현실은 전쟁이에요.”

최근 취재 차 만난 자폐장애인을 아들로 둔 부모는 화제 속 방영을 마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와 관련해 이같은 말을 했다.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주인공 우영우가 탁월한 암기력과 집중력으로 바탕으로 서울대 법대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한 뒤 로펌(법무법인)에서 적응하는 모습에 모두가 열광했지만, 현실은 이와는 다르다는 의미에서다.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등 숱한 화제를 이끌어 낸 드라마 ‘우영우’가 지난 18일 17.5%라는 시청률로 대단원의 막을 장식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명석한 두뇌로 어려운 사건을 척척 해결해 나가는 데서 사람들은 감동했다.

하지만 대중들의 이 같은 감동과는 달리 현실은 초라하다. 자폐장애를 지닌 고등학교 졸업자 중에서 대학교에 진학하는 비율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장애유형별 고등학교 졸업자 진학 및 취업률’ 자료에 따르면, 자폐성 장애가 있는 고교 졸업생 중 대학교 진학률은 10.4%에 그쳤다. 장애가 있는 고교 졸업자 전체 진학률 20.0%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취업률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장애를 지닌 고교 졸업생들의 취업률(취업자 수/졸업자 수 백분율)은 청각장애인 8.5%, 지적장애인 13%, 자폐성 장애인 5.5%, 시각장애인 2.6%, 지체장애인 1.8%에 그쳤다.

그렇다고 이 모든 책임을 해당 가정에게 돌리기도 어렵다. 장애인은 지속적인 능력 개발이 어려운 데다, 고교 졸업 이후에는 가정의 돌봄 부담이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어서다.

결국 정부가 자폐성 장애인을 비롯한 전체 장애인들의 평생교육 기회 확대와 지원 강화에 나서야 한다. 올해 연말 교육 당국이 제6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할 예정인 만큼, 진학 및 취업 지원시스템 강화, 교육자 및 예산의 확충 등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국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자폐성 장애인을 포함한 발달장애인 권익 보장을 위한 의원 모임 ‘다함께’를 조직한 만큼, 관련 법제도 정비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그래야 대중들이 열광했던 드라마 속 우영우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뒤에라도 현실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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