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자원 무기화` 시대, 더 뼈아픈 文집권 5년

文정부 5년, 해외광산 헐값 매각에 `적폐` 낙인까지
붕괴돼 버린 해외자원 개발 생태계 복구 시급한 때
정부 지원과 민간 주도 결부된 해외자원 개발 시급
  • 등록 2022-04-26 오전 6:13:00

    수정 2022-04-26 오후 9:32:04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아시아의 대표적인 자원 부국(富國)인 인도네시아가 라면이나 과자, 빵 등 가공식품을 튀기는데 주로 쓰이는 팜유 수출을 중단했다. 올 1월에 석탄 수출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면서 혼란을 야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번 전 세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장기간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도 천연가스를 이용해 유럽을 협박하고 주요 농산물의 수출 거점인 우크라이나 항구들을 파괴해 서방국가들에 피해를 안기고 있다. 중남미의 멕시코는 올 2월 전기차용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재료 중 하나인 리튬 개발을 국유화한다고 선언했고,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 국면마다 `첨단산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 수출통제를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들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바야흐로 자원이 무기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나마 자유무역이 활발할 땐 큰 걱정이 없었지만, 보호무역주의가 횡행한 지금 자원을 사와야 하는 나라들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자원이 많은 나라가 이를 무기로 삼아 상대국을 위협하는 게 지극히 당연한 시대이기도 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광물자원 수입국으로, 우라늄과 철, 동, 아연, 니켈, 유연탄 등 이른바 전략광물의 자주 개발률은 28%에 불과하다. 60~70%는 너끈히 되는 일본이나 중국 등 주변 경쟁국에 비해 자주 개발률이 낮다 보니, 이처럼 자원을 무기로 악용하는 나라들의 조치에 더 취약한 상황이다.

물론 우리 정부도 손 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과거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된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노무현 정부 때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냈고, 이명박 정부는 해외자원 개발을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공기업 투자를 적극 독려했다. 이에 실적은 늘었지만, 무리한 투자가 막대한 손실과 공기업 부실로 이어져 박근혜 정부 들어 신규 투자가 멈췄다.

급기야 문재인 정부는 이미 확보된 해외 광산까지 헐값에 내다 팔았고, `적폐`로 낙인 찍힐까 두려운 관료들은 해외자원 개발을 입밖에 꺼내지도 못했다. 특히 문 정부의 문제는, 해외자원 투자규모를 줄이는데 그치지 않고 해외자원 개발 생태계 자체가 송두리째 고사시켰다는 점이다. 공기업 투자는 물론이고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투융자나 세제 지원, 전문인력 양성까지 모두 막아 버린 것이다.

그나마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민간이 주도하는 해외자원 개발을 주요 정책과제로 삼은 건 다행이지만, 작년 초부터 공급망 재구축에 열을 올린 미국과 일본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만시지탄(晩時之歎·때 늦은 한탄)`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 해도 더이상 해외자원 개발에 손 놓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다.

이제 윤석열 정부에서라도 정치가 개입되지 않는, 그래서 정권이 바뀌어도 일관되게 지속 가능한 해외자원 개발 생태계를 다시 구축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초기 해외자원 개발에 제한적으로 공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정부가 자원 외교로 지원하고 다양한 세제와 융자 지원으로 민간 기업들이 해외자원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일 말이다. 정치와 이념이 개입된 자원 정책이 가져온 문 정부 `잃어 버린 5년`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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