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View]'영끌'의 결말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 등록 2022-06-08 오전 6:15:00

    수정 2022-06-08 오전 6:15:00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코로나 발생 이후 미국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부담이 크게 줄었다. 연준이 금리인하를 강하게 추진한 덕분이었다. 그 영향으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었다. 집값도 작년 3분기 21% 오른 데 이어, 1분기에도 1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활기를 띠던 미국 주택 시장이 최근 주춤해졌다. 거래와 심리지표가 둔화해 조만간 가격 조정이 본격화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긴축이 주택시장의 위축을 가져온 원인이다. 연준이 연속 3번 0.5%포인트 금리를 올리고, 채권 보유 규모를 줄이는 양적 긴축에 나서겠다고 발표해 주택시장이 타격을 줬다. 긴축에는 6월부터 주택담보부채권(MBS) 보유 규모를 줄이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 영향으로 수개월 전만 해도 3%대 아래에 있었던 미국의 모기지 금리가 5.5%로 상승했다. 모기지 원리금 부담이 작년보다 30% 늘어난 건데, 가계소득 증가율 3.6%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주택가격이 20% 가까이 급등해 주택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점도 미국의 부동산시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 은행은 집값의 80%를 대출해주고, 나머지 20%는 각자가 해결하도록 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최근 미국 10대 도시의 평균 집값이 50만 달러를 넘었다. 집을 사려면 10만 달러를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젊은 세대 매수자에게는 쉽지 않은 돈이다.

집값 상승으로 주택 매입 의지가 크게 꺾인 것도 미국 주택시장에 부담이 된다. 최근 뉴욕 연은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세입자의 43%가 앞으로 집을 살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2014년 이후 최고치다. 3년내 이사할 경우 새로 집을 사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작년보다 7.8%포인트 줄었다. 가격이 너무 올라 주택 매입을 포기한 것이다.

부정적 요인이 늘어나면서 최근 미국 주택시장이 활기를 잃고 있다. 지난 3월 주택매매건수가 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577만 건에 그쳤다. 지난 1월 649만 건보다 11%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의 부동산 시장 전망도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 2023년까지 집값이 급등을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에서 올해나 내년 초에 정점을 기록할 거라 보는 사람들이 늘었다.

미국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우리 부동산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미국 주가가 우리 시장에 영향을 주듯 미국 부동산도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 부동산 투자의 대부분 자국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용상으로는 같을 수 없지만, 등락이 비슷한 형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부동산이 하락하면 우리 부동산도 하락하게 되는데, 부동산 가격 결정에서 금리가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면서 그 정도가 심해졌다. 지금 우리 주택가격이 사상 최고치 부근에 머물고 있다.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약해지기 시작하면 가격이 큰 폭으로 빠르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작년에 전국에서 거래된 주택의 30%를 20~30대가 사들였다. 서울은 그 비율이 40%가 넘는다. 그 영향으로 20~30대 주택구입자의 평균 부채액이 1년 전에 비해 42% 늘었다. 그 사이 가계대출금리 평균이 2.83%에서 3.93%가 됐다. 빚의 규모가 늘고 이자율이 높아졌기 때문에 부담이 배가 된 것이다. 집값이 하락하면 이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을 것이다. 부동산 가격 하락이 소비 둔화를 통해 국내 경제를 압박할 수도 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공짜에 가까운 금리로 돈을 빌려 부동산을 사들였다. 앞으로 그 영향이 나타날 것이다. 부채 증가로 인한 이자부담 확대와 집값 하락, 이는 돈을 빌린 사람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다. 정부가 하지 말라고 뜯어 말렸지만 이를 무시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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