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 집회에 커지는 시민 피해…집시법은 ‘유명무실’

■연속기획-집회공화국
전체 평균 기소율 40.2%…집시법 위반 기소율 25.6% 불과
집시법 위반 판결문 26건 모두 벌금형…징역형 등은 전무
“집회·표현의 자유 넓게 인정…타인 피해 과소하게 다뤄져”
  • 등록 2024-06-21 오전 5:55:00

    수정 2024-06-21 오전 5:55:0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집회·시위로 인한 소음 등 각종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처벌은 사실상 미약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이 ‘유명무실’한 것이다. 검찰이 이 법을 근거로 기소한 비율도 전체 평균 기소율에 크게 못 치는 데다 이렇게 넘어간 사건들도 법원 단계에서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20일 대검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집시법을 위반해 송치된 이들의 기소율은 25.6%로, 이는 전체 평균 기소율 40.2%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집시법 위반 기소율은 2018년 36.3%에서 2019년 46.1%, 2020년 53.8%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2021년 37.2%로 줄더니 2022년에는 25.6%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소된다고 해도 대부분 벌금형이 최고 수준의 처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시법 처벌규정에는 징역형까지도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지만 최근 2년간 집시법 위반 판례(폭행 등 복수 혐의 제외)를 모두 분석한 결과 사실상 징역형은 선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살펴본 판결문 26건 모두 벌금형이었다. 집회 미신고가 20건이었으며 소음 등 규제 위반이 4건, 집회 간 폭력 행위 1건, 집회 방해 1건 등을 기록했다. 그 수준은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으로 나타났다. 피고인 A씨의 경우 경찰관이 막고 있던 건물의 현관문을 열기 위해 유리를 깨뜨리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음에도 벌금형 100만원을 받는 데에 그쳤다. 피고인 B씨는 2㎞ 구간의 왕복 6차로 도로에서 차량 100여 대를 집결시켜 도심 통행을 방해하는 등 많은 시민들에게 피해를 줬는데도 고작 벌금형 50만원이 선고됐다.

물론 재판부는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를 해하는 방법으로 이뤄지는 집회 및 시위는 제한돼야 한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지만 집시법을 위반해 다수에게 피해를 준 것을 고려하면 처벌의 강도가 강하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법조계 등에선 이에 대해 표현의 자유 등 때문에 실질적인 처벌로 이어지게 하는 수사 결과를 내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경찰 출신 한 변호사는 “우리나라 헌법에서 집회와 표현의 자유 등이 넓은 범위로 보장되다 보니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 등이 상대적으로 과소하게 다뤄지는 측면이 있다”며 “결국 기소가 돼서 법원으로 가서 재판을 한다고 해도 벌금형에 그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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