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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경찰국 신설' 논란에 관하여

  • 등록 2022-06-29 오전 6:15:00

    수정 2022-06-29 오전 6:15:00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요즘 경찰서에 방문하는 민원인들은 상당히 낯선 문구가 걸린 플래카드를 볼 수 있다. 경찰청 직장협의회 명의로 걸린“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합니다.”라는 플래카드다.

‘경찰국’이 대체 뭐길래 새 정부 임기 초부터 경찰이 반발하고 나선 것일까. 더구나 경찰 수장인 김창룡 경찰청장은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담 차 해외로 출국 중인 상황에서 사의를 표했다. 굉장히 심각한 일이 정부와 경찰 간에 벌어진 것만은 분명하다.

논란은 행정안전부가 비대해진 경찰 권력 통제를 위해 경찰 인사·예산·정책 업무를 담당할 조직(경찰국)을 행정안전부 내에 설치하려는 계획에서 시작되었다. 이에 대해 경찰 내부와 야권은 대대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의 중립성·독립성 확보와 민주적 통제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직장협의회 측은 “경찰국을 부활한다면 정치적 중립성 훼손은 물론 외압의 도구로 사용될 것“이라며 ”행정안전부와 정부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반발했다. 경찰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1991년 경찰법 제정 당시 행안부장관 사무에 치안 사무를 왜 삭제했는지 입법 취지를 확실히 고지해야 한다”며 “입법 취지에 전면으로 위배한 행동을 하고 있는 행안부 장관을 전격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은 헌법에서 선언하고 있는 기본원리다. 독재 시절을 겪은 불행했던 우리 현대사를 되돌아보면 군인이나 검찰, 경찰과 같은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의 가치는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따라서 경찰을 장악하려거나 수사를 좌우하려는 권력의 움직임에는 국민 누구나가 결사코 반대한다.

그런데 정부안에 반발하는 경찰 수뇌부에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그동안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은 헌법 정신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지켜져 왔는지. 예컨대 지난 정권 초기에 터진 ‘드루킹 사건’당시 경찰 수뇌부는 김경수 전 의원이 드루킹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거의 읽지 않았다며 감싸기에 급급했다. 애당초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도 정권이 교체된 직후에야 성남시 등 관련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 수뇌부는 먼저 국민에게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 아닌가 싶다.

경찰국 반대의 핵심은 결국 ‘인사’문제다. 총경급 이상 경찰 고위직은 경찰청장의 추천과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에 이어 대통령이 임용하고, 경정 이하는 경찰청장이 임용한다. 그렇지만 사실상 행안부는 패싱되고 경찰 수뇌부와 청와대 간 직거래를 통해 경찰 고위직 인사가 결정되고, 간부급은 경찰대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이 거듭될수록 권력과 경찰은 가까워지게 되고, 90%가 넘는 순경 출신들은 홀대받게 되었다. 이 점에서 경찰국이든 어떤 조직이든 법에서 규정한 행안부 장관의 권한을 실질화하여 검찰과 마찬가지로 장관의 인사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는 것이 어떻게 장관의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리고 심사제도를 개선해서 현장에서 숙련된 순경 출신들이 경찰서장의 절반 정도는 차지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권력기관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정부의 통제를 받는 것이 대의제 민주주의 기본원리다. 정치권에서 밀어붙인 ‘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으로 인해 과거와 달리 검찰 지휘도 받지 않고 경찰이 거의 모든 수사를 종결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생긴 현실에서 그 통제가 강화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정부의 통제가 경찰 수사에 관여하거나 외압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 ‘통제’와 ‘외압’은 경계선에 있다. 앞으로 그 한계를 제대로 설정하고 운영하는 것이야말로 행안부와 경찰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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