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생존' 이재명…원내 입성에도 갈 길은 '첩첩산중'

이재명, 16년 만에 원내 입성 성공
민주당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론' 제기 가능성↑
친문 견제에…‘당권→대권’ 계획도 안갯속
  • 등록 2022-06-02 오전 6:30:00

    수정 2022-06-02 오전 8:07:48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이번 선대위의 지휘봉을 잡았던 이 위원장에겐 ‘상처뿐인 영광’만 남게 됐다.

특히 지방선거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수도권에서의 성적표가 낙제점인 만큼 그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내심 당권과 차기 대선 도전까지 내다보고 있던 이 위원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국회를 떠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계양을 승리에도 이재명은 웃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인천 계양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55.24%의 득표율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44.75%)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06년 정치권에 처음 발을 들인 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원내에 입성하게 된다.

반면 민주당은 당초 우세지역으로 점쳐졌던 호남과 제주 등 4곳에서만 승기를 잡았고, 경기에서 김동연 후보가 막판 극적 역전을 했을 뿐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는 패배했다.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이 위원장은 자신이 ‘계양을’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에도 웃지 못하고 ‘참패’ 결과에 되려 한숨을 쉬었다. 그는 출구조사가 끝난 후 바로 자리를 떴고,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차량에 몸을 실었다.

이 위원장은 대선 패배 후 2달 만에 민주당 선대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통상 대선에 패배했던 후보들이 오랜 기간 잠행했던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행보였다.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민주당이 가진 최고의 카드’라는 평가를 하며 이 위원장을 추대했고, 그 역시 수도권을 포함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겠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이재명 효과’는 없었다.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과 인천에선 오차범위를 벗어나 국민의힘 후보가 앞섰고, 경기도에서도 오차범위 내였지만 국민의힘 후보가 우위인 결과가 나왔다. 낙승을 예상한 본인의 선거도 10%포인트 차이의 ‘진땀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을 방문해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참패 책임론…‘당권→대권’ 계획도 안갯속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의 향후 행보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한 이 위원장의 행보는 지방선거에서 예상 밖 좋은 성적을 낸 후 오는 8월로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는 것이었다.

다만 기대와 다른 성적표를 든 만큼 그의 행보가 꼬이게 됐다. 정성호·김남국 의원 등 7인회로 불리는 기존 자신의 측근 외엔 확실한 편이라고 할 만한 세력이 없는 상황인데다 친문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 위원장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 발표 당시 당 내부와의 불협화음이 감지되기도 했고, 앞서 대선 과정에서 발생한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한 친문 세력과의 갈등은 분명하게 해소되지 않은 모양새다. 이 위원장 역시 책임론을 타개할 만한 명분이 없기 때문에 다음 행보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결국 이 위원장의 차기 대선 가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당권을 잡을 경우 오는 2024년 총선의 ‘공천권’을 쥐고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었지만, 친문 세력이 당권을 잡게 되면 이 위원장의 당내 존재감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성남FC 의혹 등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구체화될 경우 그의 입지는 더 흔들리게 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위원장에 대한 책임론이 분명히 제기될 것이고, 이 책임론에서 자유롭기는 힘들 것”이라며 “수도권 세 군데(서울·경기·인천)를 다 잃는 형국이라 ‘단독 생환’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휘자로서 책임과 관련해 (민주당이) 시끄러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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