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04년만에 외채 디폴트…“글로벌 왕따의 표식”(상보)

러 채권, 이미 상각 가능성 내포 수준 거래
러시아, ‘계약상 불허’ 루블화로 지급 주장
투자자들은 관망, 3년후 청구권 사라져
  • 등록 2022-06-27 오전 9:49:40

    수정 2022-06-27 오후 9:29:17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러시아가 191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화표시 국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맞았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진=AFP)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일까지 외화표시 국채의 이자 1억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자에게 지급했어야 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못했다. 당초 해당 이자의 지급일은 지난달 27일로, 주어졌던 유예 기간 30일이 전일 만료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는 경제적, 재정적, 정치적으로 외면받은 국가의 암울한 표식”이라면서 “러시아의 유료표시 채권은 3월 초부터 상각 가능성을 내포한 수준으로 거래됐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동결됐으며, 러시아의 대형은행들은 세계 금융 시스템과 단절돼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디폴트 지정에 반대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재무부는 400억달러(약 51조원)에 달하는 외화부채를 루블화로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제는 일부 채권의 경우 계약상 루블화 상환이 허용되지 않는다. 러시아는 “서방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불가항력인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투자자문사 루미스세일즈앤컴퍼니의 하산 말리크 선임 연구원은 “여타 지불 수단을 가진 정부가 외국 정부에 의해 디폴트를 강요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면서 “채권 역사상 분수령이 되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의 디폴트 지정이 국제 금융 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가 가해지면서 러시아는 이미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고립돼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두 자릿수 역성장 전망 등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통상 신용평가사가 디폴트 여부를 판단하지만, 서방의 제재로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에 대한 신용 등급 평가를 철회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사에 의한 ‘공식’ 디폴트 선언은 이뤄지지 않았다.

돈을 받지 못한 투자자들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완화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타카히데 키우치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채권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문서에 따르면 지불일로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권은 무효가 된다.

러시아가 외화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볼셰비키혁명 이후 최초의 외화 디폴트가 됐다. 당시 블라디미르 레닌이 이끈 볼셰비키 정부는 혁명으로 차르(황제)를 몰아낸 뒤 제정 러시아의 채무 변제를 거부해 1918년 디폴트를 선언했다. 1998년에는 루블화 채권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고 외화 표시 채권에 대해서는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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