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황교익 '치킨 계급론'이 불편한 이유

  • 등록 2021-11-28 오후 6:17:33

    수정 2021-11-28 오후 10:37:24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자 외국인 선호 한식 1위 ‘프라이드 치킨’이 졸지에 돈 없는 서민들이 먹는 ‘싸구려’ 음식이라는 오명을 입었다. 맛 칼럼니스트로 불리는 황교익씨가 ‘국민 간식’ 치킨을 폄하하는 듯한 ‘문제의 발언’이 이어지면서다.

“부자는 치킨 안 먹는다. 먹는 것에 계급이 있냐고? 있다. 돈이 있고 없고에 따라 먹는 게 다르다. 치킨은 대한민국 서민 음식이다. 노동자 음식이다.(후략)” 황씨가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내뱉은 발언이다.

치킨.(사진=이미지투데이)
해당 글은 SNS를 중심으로 삽시간에 퍼져 나가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황씨가 해명이라고 현재까지 연이어 올리고 있는 게시글은 ‘불난 데 부채질’하는 격이 됐다. 그의 의도가 어떻든 충분히 논란거리가 될 만한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 탓이다.

황씨는 앞서 음식 비평 방송 등에 출연해 “떡볶이는 맛없는 음식이다” “불고기라는 말은 야끼니꾸의 번역어”라는 발언으로 수많은 시청자와 누리꾼들로부터 지탄받았다. ‘친일’ 논란이 따르며 ‘교이쿠상’(‘교익 씨’의 일본어 표기)으로 불리기도 했다. 수차례 문제의 발언으로 홍역을 치른 황씨가 이번에는 치킨에 ‘딴지’를 걸고 나선 것이다. ‘뿔난’ 누리꾼들은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도 출소하자마자 치킨 배달을 시켰다”고 반박하며 과거 이 부회장이 치킨을 먹는 영상과 사진 등을 제시했다.

대한양계협회 역시 즉각 반발했다.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 치킨에 대한 온갖 비방으로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가슴에 대못을 박음과 동시에 치킨 소비 감소를 유도한 오만방자함”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럼에도 황씨는 되레 ‘그게 아니다’며 자신의 견해가 ‘틀리지 않았다’를 입증하기 위한 발언을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불편해 하는 이유는 일반적 공감대 없는 아전인수격 혹은 자기방어적 ‘궤변’에 불과하기 때문일 것이다.

민주 사회에서 인간 사이 계급은 없고 직업 역시 귀천은 없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대중 음식 치킨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오히려 한국식 치킨이 전 세계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에 꼽히며 ‘K-푸드’의 선봉에 선 것에 박수쳐주면 된다. ‘잘 된 밥’에 굳이 재 뿌려 가며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끌어갈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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