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만원짜리를 35만원에”…구찌·버버리도 중고시장 진출

코로나 계기 중고 명품 시장 호황…일부 업체 새 기회 모색
작년 매출 2017년 대비 65% 급증…신제품 12% 크게 웃돌아
"향후 5년간 年 15% 성장 전망…신제품 매출 성장세 2배"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은 부정적…"신제품 시장에 타격"
  • 등록 2022-09-25 오후 5:11:32

    수정 2022-09-25 오후 5:11:3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구찌와 버버리 등 일부 명품 브랜드가 중고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반면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은 정식 매장에서 신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한남 구찌 가옥. (사진=백주아 기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 자료를 인용, 지난해 중고 명품 매출이 2017년과 비교해 65%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신제품 명품 매출이 1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한참 웃도는 성장세로, 그만큼 중고 시장을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베인앤컴퍼니는 앞으로 5년 동안에도 중고 명품 매출 성장률이 연간 15%에 달해 신제품 매출 증가율의 두 배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은 “중고 시장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쉬운 환경”이라며 “샤넬 등 일부 명품 브랜드가 제품 가격을 급격하게 올린 탓에 저렴한 명품을 찾는 구매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 명품 시장이 급성장하자 구찌의 모기업인 케어링, 영국 버버리 그룹, 영국 스텔라 매카트니 등은 새로운 기회라고 판단하고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이들 기업은 고객들로부터 자사 제품을 사들인 뒤 직접 또는 온라인 중고 패션 사이트 등을 통해 재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케어링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판로가 막히면서 2020년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리얼리얼에 구찌 중고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케어링은 지난해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 베스티어의 지분을 약 5% 확보하기도 했다. 또 케어링, 버버리, 스텔라 매카트니는 리얼리얼에서 판매되는 자사 제품들에 대해선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판정해주고 있다.

중고 업계 경영진에 따르면 비교적 새 제품이고 상태가 양호한 경우 매장 가격의 약 75% 수준에서 재판매 가격이 책정된다. 판매 고객은 제품을 사용할 만큼 쓰고 나서도 지출의 70~80%를 되돌려 받을 수 있고, 구매 고객은 신상품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품목이나 희소성 등에 따라 판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심지어 절반 이하에 구매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WSJ는 한 고객이 매장에서 2000달러(약 285만원)에 판매하는 신상 핸드백을 최근 베스티어를 통해 250달러(약 35만원)에 구매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같은 명품 업체라도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은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들 업체는 회사가 직접 중고 명품 시장에 개입할 경우 신제품 판매는 물론 판매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악셀 뒤마 에르메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실적발표 당시 중고 명품 시장 성장세에 대한 질문에 “에르메스는 장려하지 않는다. 중고 시장이 커지면 주 수입원인 신제품 시장이 위축된다”고 일축했다.

샤넬은 올해 초 개인 고객들의 구매 수량을 제한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대량으로 제품을 사들인 뒤 이를 되파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샤넬이나 에르메스의 핸드백 중 일부 인기 품목들은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기 때문에 중고 가격이 신제품 가격보다 더 높은 경우가 있다고 WSJ은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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