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적·신분 위장 북한 IT인력 고용 주의…신원 확인 강화해달라"

정부 합동 '북한 IT인력 고용 주의보' 발령
미국 이어 전세계서 2번째
"北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하는 데 IT인력 비중 갈수록 커져"
"국내 기업 대상 일감 수주 시도 사례 이미 나와"
  • 등록 2022-12-08 오후 12:33:28

    수정 2022-12-08 오후 7:47:5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에 참여했던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그들의 노력을 평가했다. / 연합뉴스·평양 조선중앙통신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국내 기업들에 북한 IT 인력 고용 주의보가 내려졌다.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을 위해 국적과 신분을 위조해가며 외화벌이하는 북한 IT 인력을 고용하지 않도록 하는 차원이다.

8일 외교부·국가정보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은 국내 기업들이 국적과 신분을 위장한 북한 IT 인력을 고용하지 않도록 주의와 신원 확인을 강화하는 것을 요청하는 ‘정부 합동주의보’를 발령했다.

실제로 북한 IT인력들은 해외 각지에 체류하면서 국적, 신분을 위장해 전 세계 기업들로부터 일감을 수주하고 있다. 이들의 상당수가 군수공업부, 국방성 등에 소속돼 수익의 상당 부분을 상납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활용된다.

외교부는 “북한은 2016년 이후 대북 제재가 강화돼 대외 수출이 급감했다”며 “북한 정권의 외화벌이와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북한 IT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이들은 해외 현지에서 여러 명씩 단체로 생활하며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에서 IT 관련 일감을 수주한다. 취업 비자가 아닌 다른 비자로 입국하고 난 뒤 IT인력으로 일하는 등 불법적인 방식으로 당국의 감시를 회피한다. 각종 모바일 앱부터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디앱’,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까지 활동 분야도 넓다.

신분을 위장하는 주된 수법은 외국인들의 운전면허증이나 ID카드를 불법 수집한 후 포토샵을 활용해 신분증 사진을 바꾸는 것이다. 아예 외국인 프리랜서 프로그래머에게 접근해 협력 관계를 맺어 일을 함께 수행하며 보수를 나눠갖는 경우도 있다. 통상 일감 수주를 위해서는 발주 기업이 제시한 과제를 해결하는 식의 면접을 진행하는데, 북한 IT 인력이 계정 대리인 컴퓨터에 원격으로 접속해 대신 프로그래밍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이런 피해를 막으려면 구인·구직 플랫폼 기업은 ‘단시간 내 다양한 IP 주소에서 수차례 로그인이 이뤄진 계정’ ‘하루 종일 실시간 접속 중인 계정’ ‘누적 작업시간이 수천 시간 이상인 계정’ 등은 북한 IT인력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의해야 한다. 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하는 기업도 화상면접 시 면접 도중 실물 신분증을 요구하는 등 엄격한 신분 인증 절차를 밟는 게 좋다.

정부 측은 “북한 IT인력을 대상으로 일감을 발주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행위는 기업 평판을 해칠 뿐 아니라 남북교류 협력법 등 관련 국내법에 따라 처벌되거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할 소지도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북한 IT 인력과 관련한 주의보를 발령한 건 지난 5월 미국에 이어 우리 정부가 세계적으로 두 번째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달 북한의 암호화폐 탈취 대응을 위한 심포지움을 열기도 했다.

이미 북한 IT 인력이 국내 기업을 상대로 일감 수주를 시도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 관계자는 “시점 등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어렵지만, 시도한 사례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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