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디자이너 A씨와 B씨는 2018년 7월 카카오톡에 움직이는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두 손을 얼굴 가운데 방향으로 모은 상태에서 골반을 흔드는 춤을 추거나 양손 손가락을 위로 향한 채로 한쪽 팔과 반대쪽 발을 번갈아 들어 올리면서 춤을 추는 동작 등이다.
이후 이들은 이듬해 3월 카카오톡에서 자신들이 출시한 이모티콘의 움직임이 유사한 이모티콘을 확인했다. 반복적인 특정 동작 등이 유사했다. 이는 캐릭터 디자이너 C씨가 출시한 이모티콘이었다. C씨가 해당 이모티콘이 포함된 24개 이모티콘 묶음을 판매해 얻은 수익은 3년간 4500만원이었다.
A씨 등은 “저희가 출시한 이모티콘은 미술저작물과 영상저작물의 결합저작물”이라며 “C씨가 이모티콘의 반복적 특정 동작과 패턴, 프레임 등을 복제했다”며 5500만원의 손해배상과 함께 판매금지 및 폐기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재판장 권오석)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취하지 않는 동작들에 한해 움직이는 이모티콘의 저작권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움직이는 이모티콘은 대략 1~2초 정도의 짧은 시간 내에 작성자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동작이 단순하고 반복적일 수밖에 없다”며 “동작 표현에 있어서 창조적 개성이 부여된 경우엔 창작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저작권 침해 이모티콘 1종에 대한 판매금지와 폐기 청구를 받아들이면서도 배상액은 388만원으로 한정했다. C씨가 24개 묶음 이모티콘을 판매해 얻은 수익의 2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에 더해 정신적 손해액 100만원을 더한 금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