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앞둔 ‘연봉1억’ 금융노조…명분있나 [기자수첩]

  • 등록 2022-08-22 오후 4:53:18

    수정 2022-08-22 오후 7:40:23

지난 2018년 8월 7일 서울 중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에 금융노조 조합원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 투표를 독려하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시중은행·산업은행 등의 노조가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근무시간은 줄이고, 임금은 올려주지 않으면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하면서 논란이 거세다.

금융노조 소속 노조원들은 최근 93.4%의 압도적 찬성률로 내달 16일 총파업을 결의했다. 앞서 이들은 임금 6.1% 인상안과 주 36시간(4.5일제) 근무, 영업점 폐쇄 금지 등을 요구했다. 사측은 임금 인상률 1.4%를 제시했으며, 근무시간 단축과 영업점 유지 등에도 난색을 보이면서 양측의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1인당 평균 임금이 1억원이 넘는 금융노조의 총파업 행보를 두고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각 시중은행에서 발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550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은행들의 살림은 어떤가.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을 받을 정도로 호황이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8조96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가 어렵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은행들의 장사는 잘 되는 상황에서 총파업 강행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란 쉽지 않다.

노조가 요구하는 근무시간 축소는 그들이 오랜 기간 요구해온 안건이며, 금융 공공성을 위한 선진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생각이 그렇지 않다.

현재 시중은행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됐음에도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기존보다 1시간 단축해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선 노조 측의 요구안대로 근무시간은 줄이고 6.1%의 인상안까지 확정하면 실질적인 인상률은 7~8%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노조는 이번에 총파업을 하는 건 단순히 자신들의 임금을 올리자고 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노조 한 관계자는 “금융의 공공성이 바로 서야 금융 산업이 바로 잡히고, 금융 인프라가 잡혀야 우리 국민들이 잘 살고 선진국으로 간다”며 총파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에서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서민들은 금융노조의 총파업 행보에 또 한번 상처를 입을 것이 분명하다. 한 자영업자는 “귀족노조의 이기주의를 지켜보며 괘씸한 심보가 드는 자신의 처지가 마냥 서글프다”고 했다. 금융노조는 금융공공성을 외치기 이전에 국민적 지지가 상실됐다는 점부터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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