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우조선에 베팅한 한화의 빅픽처

  • 등록 2022-09-27 오후 4:47:47

    수정 2022-09-27 오후 10:02:52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지난해 영업손실 1조7362억원,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5770억원. 부채비율 676%.

26일 한화그룹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현재 상황이다. 숫자만 보면 인수합병(M&A) 대상자로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그뿐인가. 대우조선해양 노조와 관계도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얼마 전에는 하청지회가 도크를 점령하고 파업을 벌였고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인수 소식이 알려지자 곧장 매각 과정에 참여시켜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 대우조선해양은 워크아웃 졸업 이후 21년간 주인 없는 회사로 분식 회계 적발로 인한 부실 경영, 10년이나 지속한 업황 불황 등 여러 사건을 겪기도 했다. 이런 대우조선해양을 품는 한화의 앞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한화는 13년 만에 다시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에 나섰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는 목적은 종합방산기업으로 도약이 가장 큰 이유로 손꼽히지만 인수 추진 의사를 밝힌 후 내놓은 자료를 보면 그뿐만은 아닌 듯하다. 방산 이외에도 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액화천연가스(LNG) 분야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어떻게 협업할지, 대우조선해양에 연구개발(R&D)은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지 등 꽤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놓았다.

한편에서는 조선업에 경험이 없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잘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오히려 더 빠르게 정상화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동종업계였던 현대중공업과 달리 한화그룹으로 인수에서는 인력 구조조정 등을 우려하지 않아도 돼 노조의 반발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표적이다.

이미 한화그룹은 그룹의 방산 수출 확대와 해상풍력과 같은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한 대우조선해양의 조기 흑자전환 계획을 세워놓았다. 또 여러 번의 M&A에서 쌓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노조와 대화에도 나설 적극적인 의지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계획이 의도한 대로 성공하기를 바란다. 단지 한화와 대우조선해양, 두 기업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21년간 공적자금이 투입되며 ‘시장 경제’가 흔들려온 조선산업도 이제는 정상화해 경쟁력이 높아지기를 기대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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