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판치는 정치권, 민심은 떠난다[기자수첩]

  • 등록 2022-08-29 오후 5:34:54

    수정 2022-08-29 오후 9:38:29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헌정 사상 새 정부 초기에 내부 문제로 이렇게 시끄러웠던 집권여당은 없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중진 의원은 최근 점심 자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탄식했다. 여당이 새 정부가 들어선지 100여일 만에 사상 최대 위기에 처했다. 당의 중징계에 따른 당대표 공석 사태, 최악 수준의 대통령 및 정당 지지율,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법원의 비대위원장 직무집행 정지, 새 비대위 출범 추진 등 일련의 사건이 최근 두 달이 채 지나기 전에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현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에도 없는 당대표 관련 규정을 준용,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여기에 또다시 당헌·당규를 개정,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근거를 마련할 참이다.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거대 야당도 8·28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가 꾸려졌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 당내 이재명 사당화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이 많던 ‘당헌 80조 개정안’(부정부패로 기소돼 당직이 정지돼도 정치보복성 기소일 경우 당무위원회 이를 취소할 수 있다)을 결국 통과시킨 것이다. 이를 두고 ‘이재명 방탄용’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역시 꼼수다.

여야가 꼼수 개정을 지속하는 사이 정치에 등 돌린 국민은 늘어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OSI)에 따르면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 응답자는 8월 초 23.7%로, 지난 5월 대통령 취임 당시 12.6%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9월 1일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민생 법안은 산적한 상황이다. 주거 안정을 위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청년주거안정특별법안을 비롯해 납품단가 연동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서로 헐뜯으며 싸우는 동안 민심은 떠나고 경제는 갈피를 못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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