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주워 피는 오랑우탄…"방문객 행동 보고 학습"

베트남 동물원서 촬영…학대 논란 일어
사람처럼 연기 내뿜고 비벼 불 끄기까지
동물원 원장 "방문객 쓰레기 관리 어려워"
  • 등록 2022-06-23 오후 5:28:49

    수정 2022-06-23 오후 5:28:49

[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베트남의 한 동물원에서 방문객들이 던진 담배를 주워 흡연하는 오랑우탄의 모습이 포착됐다.

베트남 사이공 동물원에서 오랑우탄이 방문객들이 던진 담배를 주워 흡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vietnamenglish 트위터)
22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동물원 우리 안에 있는 오랑우탄 한 마리가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동영상은 베트남 호찌민에 있는 사이공 동물원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상 속 오랑우탄은 사람처럼 담배를 흡입하고 연기를 내뿜었으며 돌에 비벼 불을 끄기도 했다. 이처럼 자연스러운 행동에 사육사들이 오랑우탄에게 흡연을 가르쳤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동물원에 대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팜 반 탄 사이공 동물원 원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방문객이 직원들이 없을 때 담배에 불을 붙여 우리에 던진 것 같다”며 “지능이 높은 오랑우탄은 방문객의 행동을 모방하며 물건의 사용법을 익힌다”고 해명했다.

탄 원장은 동물원이 방문객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고문을 붙여놔도 이를 무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우리 안이 쓰레기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물과 유리 등을 설치해 동물들을 보호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감시를 위한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물원에 갇힌 영장류의 흡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에는 중국 톈산 야생동물원의 침팬지가 방문객들이 던진 담배를 피웠으나, 함께 있던 사육사가 이를 제지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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