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뒤집히면 동성결혼 권리도 상실"…美정치권 논쟁 가열

민주당 "낙태권 사라지면, 다른 권리들도 사라질 것"
공화당 "확대해석 말야야…낙태권 위법, 동성혼과 무관"
  • 등록 2022-06-14 오후 6:02:24

    수정 2022-06-14 오후 6:02:24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낙태권에 대한 법적 권리가 사라지면 동성 간 결혼 역시 보장받을 수 없다는 주장과 관련, 미국 정치권에서 찬반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동성 간 결혼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2015년 6월 26일, 백악관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건물 벽면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빛을 쏘고 있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 소속의 데릭 키친 상원의원은 이날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모든 주에서 동성결혼을 법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하나의 기본권이 공격을 받으면 모든 기본권이 공격을 받게 된다. 낙태권이 사라진다면 지난 10여년 간 법원을 통해 쟁취했던 다른 기본 권리들까지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5월 여성 낙태권을 심리 중인 미 대법원이 낙태권 보장 근거인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는 내용이 유출되며 미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1973년 내려진 이 판결은 임신 약 24주 뒤에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 이전에 대해서는 낙태권을 허용하고 있다. 그동안 낙태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이정표 역할을 해 왔다.

키친 의원은 대법원이 낙태권을 위법으로 최종 판단한다면 동성결혼에 대한 법적 보장 역시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2015년 미국 대법원은 ‘오버거펠 대 호지스’ 판결을 통해 동성결혼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 사건의 주인공인 제임스 오버거펠은 민주당원 소속으로 이번 중간선거에서 오하이오 주의회 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오버거펠도 이날 솔트레이크시티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방법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주 차원에서 동성결혼 권리를 보호해 놔야 한다”며 키친 의원을 거들었다.

반면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낙태권 위법 판결을 확대 해석해선 안 된다며 동성결혼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법원이 낙태권을 위법으로 판단해도 동성결혼 등의 권리를 뒤집기 위한 압력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매코넬 대표는 미 라디오 NPR에서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면, 이것이 다른 이슈로 번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대법원에 드릴 조언이 없다. 그들 역시 내 조언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며 “대법원의 임무는 최선을 다해 법을 해석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낙태권과 동성결혼에 관한 권리는 연방법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생활 보호 권리’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제14조에 두 권리가 포함돼 있다고 연방 대법원은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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